고용 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실업자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었다. 실업률은 3.7%로 2010년 이후 가장 높다. 특히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30만 명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나빠졌다. 고용률은 60.4%에 머물렀다. 박근혜 정부가 공언한 고용률 70% 달성은 요원하다. 입만 열면 일자리 창출을 외쳐온 정부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고용 빙하기에 다름 아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62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9만9000명 늘었다. 하지만 이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고용의 버팀목인 제조업 취업자 수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 여파로 2009년 이후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실업자는 101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6000명 늘었다. 실업자 통계가 바뀐 2000년 이래 실업자가 1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치솟는 청년 실업률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악이라던 2015년 9.2%보다 오히려 0.6%포인트나 오른 9.8%다.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체감 청년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심각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난해 4월 청년 직접고용지원금 확대와 육아휴직제도 활성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청년 고용 대책을 포함해 이 정부가 청년 실업난을 해결하겠다며 내놓은 여섯 차례의 대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문제는 청년 실업 등 고용 악화가 올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이미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실업률이 4%대를 기록하는 등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대 저성장의 고착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 전선이 위태롭고, 내수 경기는 악화일로이니 고용 전망이 잿빛일 수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은 결국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야 가능한 일이다. 정부와 기업의 분발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