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열렸던 '부산 원아시아 페스티벌(BOF)'의 내년 개최가 확정됐다. 부산시의회는 지난 13일 열린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제2회 BOF 예산 30억 원을 승인했다. 여기에 국비 9억 원과 민간투자 10억 원이 더해지면 총사업비는 49억 원으로 늘어난다. 내실 있는 행사를 치르기에는 다소 부족한 액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외에 지역에서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굵직한 행사가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의회의 BOF 예산 승인은 아주 고무적인 소식이다.

부산을 '신(新)한류의 발원지'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제1회 BOF는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눈에 띌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열린 행사를 즐긴 관람객은 25만2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3만2000여 명은 외국인이었다. 또 BOF와 연계해 부산의 여러 명소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6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7%(7만1000여 명)가 늘어났다. 웹·소셜의 언급 횟수 역시 8만7300여 건을 기록하며 부산불꽃축제(1만여 건)보다 훨씬 앞섰다. 이는 BOF가 부산에 끼친 파급효과가 그만큼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내년에 열릴 BOF를 어떻게 더 탄탄하게 만드는가다. 사실 올해 BOF는 첫 행사였던 까닭에 허술한 점도 있었다. 한류 문화를 앞세우다 보니 중·장년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했다. 또 각종 부대행사의 수익이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이는 어느 행사이든 시작단계에서는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통과의례에 불과하다. 지금은 세계인의 축제가 된 부산국제영화제도 초창기에는 한동안 존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부산시와 조직위원회는 제1회 BOF의 성과를 심도 있게 분석한 뒤 내년에는 더 완성도 높은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 올해의 조그만한 성공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또 각계에서 제기된 지적도 겸허하게 받아들여 미진했던 부분은 과감하게 손질을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BOF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 한류 축제'로 뿌리내릴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