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아래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봤을 때의 뉴턴은 하늘에는 떠 있는 달도 함께 보았다고 전해온다. 뉴턴은 과일 등 모든 물체는 공중에서 땅으로 떨어지는데 달은 어떻게 창공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되었고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만유인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인간은 끊임없는 질문들로부터 자연의 법칙을 발견하게 되고 또한 문명기술을 발전시키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항공도 마찬가지이다. 계절에 따라 긴 비행의 여정을 떠나는 철새들이 왜 V자 형태로 비행할까 하는 고민으로부터 날개 끝 와류의 생성을 알게 되었다.
양력은 LA 갈비뼈 모양의 날개 단면을 상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날개 앞전에서 공기입자들은 아랫면과 윗면으로 분리되어 날개 뒷전에서 헤어진 공기입자들이 만나게 된다. 날개의 아랫면은 길이가 짧고 상대적으로 윗면은 길이가 길다. 앞전에서 분리된 같은 공기입자들이 뒷전에서 만나려면 윗면의 공기속도가 아랫면보다 더 빨라야 한다. 그러므로 윗면이 아랫면보다 압력이 낮아지게 되고 아랫면의 높은 압력이 위로 향하려는 힘이 생기는데 이것이 양력이다. 이렇게 날개를 위로 떠받히는 공기 흐름이 날개 끝에 와서 와류의 형태로 날개를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것이 날개 끝 와류이다. 어떤 새가 선두 새의 바로 뒤에 위치하여 비행하면 날개 끝 와류의 하강기류에 휘말리는 데 반해, 선두 새의 양쪽 날개 끝 뒤편에 위치하여 비행하면 와류의 상승기류에 휘말리어 적은 횟수의 날갯짓으로 선두 새와 같은 양력을 생성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V 대열의 뒤로 위치할수록 더욱 적은 횟수의 날갯짓만으로 선두를 따라갈 수 있게 된다.
선두 위치에 1, 2, 3등의 우두머리 그룹 새들이 번갈아 가며 위치 교환을 하여 서로에게 휴식하게 하는 흥미로운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항공의 기본원리로부터 항공기는 발전되었는데 그 기술들의 일반생활로 전파 역시 재미있는 것이 많다.
첫째로 골프공 표면에 있는 수백 개의 오목한 홈인 딤플이다. 표면이 매끈했던 골프공의 경우, 비행 중 공기의 흐름은 공의 중간 위치부터 공 표면으로부터 멀어져서 와류가 발생하여 중간 위치 이후의 압력이 떨어진다. 그러면 공의 앞쪽에는 높은 압력이기 때문에 뒤쪽의 낮은 압력 방향으로 공기가 흐르려는 힘인 저항이 형성되므로 공은 멀리 날아갈 수가 없다. 반면에 딤플이 있는 공의 경우, 딤플로 인해 앞 표면에서 난류가 발생하여 공기의 섞임이 활발하여 공의 뒤쪽에서만 작은 와류가 발생하므로 낮은 압력이 나타나는 표면이 줄어들게 되어 저항이 감소하여 멀리 날아갈 수 있다.
둘째, 제트엔진의 역추력 원리를 이용한 제품이다. 역추력이란 비행기가 착륙 후 속도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프로펠러기의 경우는 프로펠러의 각도를 반대로 하여 전진방향과 반대로 추력을 발생하도록 한다. 제트엔진의 경우는 엔진 상부 측면의 일부가 열려 뒤로 배출되던 추력이 이 부분을 통해 엔진 축과 직각이 되는 방향으로 배출되게 함으로써 공기 벽을 만들어 높은 효율의 에어브레이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원리를 그대로 적용한 제품이 무더운 날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어 놓고 영업하는 가게 입구 위에 설치된 에어커튼이다. 가게 안의 찬 공기와 밖의 더운 공기로 바람벽을 만들어 이동하게 하지 못하는 원리이다.
그 외에도 자동차에 응용되고 있는 기술 또한 많다. 먼저 트렁크 위에 장착하는 스포일러로 항공기 날개와 같은 단면을 가지지만 아래위가 반대인 모습이다. 스포일러 윗면의 압력이 높아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힘이 생겨 자동차를 지면에 붙어 달릴 수 있게 해 준다. 즉, 고속주행에서 자체가 지면에서 뜨는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를 내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외형적인 모습만 추구하여 잘못 장착한다면 도리어 위험을 더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기에 조심이 요구된다.
1차 세계대전에서 조종사 덮개 대신 조종사의 추락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설치했던 안전띠, 항공기의 위성항법시스템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일상제품으로의 항공기술 접목은 그 종류가 무한하며 또한 창출할 부가가치는 엄청나다고 판단된다. 성공 관건은 아이디어며 제품으로의 적용속도가 아니겠는가.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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