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에서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 게다가 단 한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느니,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고 하는 대목에 이르면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검찰은 미르·K스포츠 재단의 774억 원 강제모금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범죄를 직접 계획하고 실행을 지시했다고 분명히 못 박았다. 그리고 두 재단은 박 대통령이 주장하듯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보다는 최순실의 사리사욕 수단으로 악용됐다. 그런데도 자신은 아무 죄가 없다는 듯 뒤로 빠지는 건 후안무치한 궤변이다.

그렇게 자신 있다면 검찰의 수사를 받으면 될 일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거부한 건 또 무슨 경우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찬성으로 돌아선 배경, 그리고 롯데그룹 70억 원 재단 추가지원, 현대차 납품압력 등은 검찰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안들이었다.

박 대통령은 마치 자신의 호주머니에 한 푼의 돈도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강변하는 것 같다. 이런 얘기를 듣는 국민들로서는 억장이 무너질 변명이다. 그럼 도대체 최순실이 가만히 있는데 재벌들이 그 많은 돈을 그냥 갖다 바쳤다는 얘기인가. 금명간 임명될 특검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에 대한 혐의를 분명히 가려내야한다. 강제수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실을 밝혀내야 할 책무가 특검에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