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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진 칼럼] 공정사회를 위한 마지막 기회

경제 규모 커졌지만 삶의 질, 의식수준 퇴보 중인 대한민국

패거리 정치가 망국병 키워…이젠 동료 버리고 국민 택하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11-24 19:34:11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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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질이 세계 47위로 평가되었다. 지난해보다 7단계 하락했고 심지어 45위인 중국보다 낮은 수치다. 1인당 국내총생산은 2만7195달러로 세계 32위, 그런데 전체 교역 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47-32-10'의 의미 속에 불공평과 편중의 키워드들이 고스란히 스며 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여성 1인당 출산율은 1.26명으로 세계 166위다. 왜 출산하지 않으려 할까. 당연히 출산의 전제가 되는 결혼과 육아가 힘들기 때문이다. 연간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세계 3위이고 실업률은 3.6%로 14위다. 이리도 우리 삶이 비효율적이니 성장률은 100위권 밖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국가 이미지 선호도는 비교적 높은 16위인데도 국가경쟁력은 29위이고 투명성지수는 43위에 불과하다. '16-29-43'이란 숫자들은 또 무엇을 말하는가. 한국을 좋아하고 관심은 있지만 신뢰하기에는 모호한 나라라는 뜻이다. 수치만으로는 우리나라가 중진국 수준에서 퇴보 중인 그저 그런 나라로 느껴진다. 전반의 수치들이 전해주는 우리나라의 현 상태는 가히 충격적이다.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지난 4년간 무엇을 하셨습니까?' 물론 전 대통령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항변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4년간 우리에게 발생한 발전적인 변화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퇴보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도 중요하게 앞세웠던 '문화융성'과 '창조경제'가 입에 담기도 창피할 정도의 부패한 정책들이었으니 지금 결과들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국민의 마음을 읽으려 노력하고, 한 치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평과 중용의 정신을 좌우명으로 삼는, 또 국민 곁에 다가오려 정성을 다하는 그런 대통령을 왜 만날 수 없는가. 국민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그런 신뢰와 혜안을 가진 대통령은 진정 만날 수 없는 것인가.

이제 이런 불행한 기억들을 마감해야 하는 극한점에 다다랐다. 왜 대통령이 그리도 불통이었고 자기 고집에 빠져 있었는지, 왜 국민 가까이에 다가오지 못했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던 그 이유의 퍼즐이 거의 맞춰져 간다. 자신의 자존심과 정신 잃은 친위대의 안위를 국민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을 둔 우리는 기댈 곳을 찾지 못해 방황 중이다. 국민의 마음은 하나다(95%). 온전한 진실 규명 속에서 빨리 혼란이 정리되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대통령 주변을 맴돌며 왜곡된 의리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조차도 보이지 않는 국회의원들과 관료들을 보며 국민의 가슴은 무너진다. 국민과 국가의 자존감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기중심의 계산만 하는 대통령과 당신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대통령은 언젠가 물러날 것이다. 그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의 정치인들과 고위직 행정 관료들은 그때도 우리 국민의 지도자 역할을 하려 할 것이다. 그것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 국민은 고통스럽더라도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당신들에게 몇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왜 정치를 하며 지도자가 되려 하는가?' '자신은 깨끗하다 외치면서도 더 심하고 고질화된 연줄과 인맥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가?' '계파와 정당을 앞세우는 당신들의 동료들이 진짜 동료인가, 왜 뭉쳐 다니며 왔다 갔다 하는가, 나라를 위해 그러는가 아니면 거대한 힘에 묻어가려 하는 것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진중히 생각해 주길 부탁한다.

대다수의 국민은 여러 부족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먹고 살며 아이들 키워내기가 무척 힘이 들고, 여기에 집중할 시간마저도 부족하다. 그래서 국민은 세금을 내서 그 돈으로 평범한 우리보다 훨씬 더 정치와 행정에 능한 당신들을 대통령과 국회의원, 그리고 행정가로 선택한 것이다. 공무원이란 직함을 가진 당신들에게 우리를 잘 이끌어 달라고 의뢰한 것이다. 당신들은 국민에게 고용된 정치와 행정의 최고경영자들이자 전문가들이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국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해야 한다. 고용주인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그런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왜 그리도 심하게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국민에게 묻지도 않고 자기 생각에 빠져 모든 국민이 아닌 연줄 닿는 주변 특권계층들만 챙기려 하는가. 묵묵히 가정과 직장을 지키며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민초들에게는 왜 따뜻한 시선과 마음을 보여주지 않는가. 정치와 행정은 공의(公義)에서 시작하고 공의로 끝나야 한다는 간단한 원리와 원칙을 왜 그리 잊고 사는가.

이제 대한민국은 모든 것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낭떠러지 끝점에 서 있다. 지난 수십 년간의 방식과 자세, 원칙 등 모든 것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후손들과 다음 세대는 더더욱 불행해질 것만 같다. 보수 진보, 좌파 우파, 호남 영남 충청 이게 다 무엇인가. 이번 국정 농단의 과정을 보면서 많은 국민은 정치인들이 속한 정당과 계파에 대해 심한 회의를 가지기 시작했다. 계파 선택은 분명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그것이 국가와 국민에 악영향과 혼란을 준다면 그 계파는 사라지는 것이 옳다. 지금 국민이 겪고 있는 고통의 시간이 지난 후 새로운 지도자가 될 이름 모를 당신들은 과감히 구태를 벗어야 한다. 돈 없이 하는 혁신적인 정치 방식을 찾아주길 바란다. 당신들의 힘은 권위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책임임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독단에 빠지지 말고 국민의 소리에 경청해 주길 바란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DNA를 부정적으로 얘기하며 비하하곤 한다. 아니다. 그건 남을 인정치 않으며 권력 잡기와 돈에 매달리는 지도자층들과 가진 사람들의 DNA이지 국민의 것이 아니다. 우리 국민은 성실하고 정이 넘치며, 나눔과 공의에 마음 합치기를 즐기는 그런 사람들이다. 새 정치를 해야 할 당신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진짜 DNA를 찾아 그 DNA로 무장하길 바란다. 5000만 국민의 마음을 더는 조각나게 하거나 찢어지지 않도록 공평, 소통, 청렴결백을 최우선으로 하는 그런 혁신의 정치와 행정을 해주길 간절히 부탁한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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