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교육지원청이 지난 10일 '2017학년도 공립초등학교 통학구역안'을 행정예고했다. 이 안의 주요 내용은 양산의 신도시 중 하나인 석산지구 내 석산초등학교와 2~3㎞ 떨어진 양주동 양산신도시 1단계 내 신양초등학교와 삽량초등학교를 묶여 공동학구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인구가 늘어나면 학교 신설이 당연한데도 교육 당국이 공동학구란 쉬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석산지구는 현재 2500세대 규모가 거주하고 있지만 매년 입주가 크게 늘어 오는 2018년에는 현재의 3배 규모인 7000여 세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말이 2~3㎞이지, 초등학생에게는 1㎞도 먼 거리라는 것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더군다나 통학로를 살펴보면 더욱 걱정이 앞선다. 석산지구에서 양주동 두 초등학교까지 가려면 크게 두 가지 길이 있다. 한 가지가 35번 국도를 따라 걸어가는 것인데, 4차로 이상의 대로로 차량의 과속이 잦은 데다 여러 곳의 교차로를 지나가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이 석산지구 뒤쪽으로 돌아 양산타워 쪽 사잇길을 이용하는 것인데 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간중간에 인도가 끊기거나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곳이 많다. 특히 이 두 길 모두 성인조차 잘 걸어다니지 않는다. '탁상행정', '현실을 모르는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양산교육지원청은 볼멘소리만 하고 있다. 석산지구 내 초등학교 신설을 교육부에 두 차례 건의했으나 모두 반려됐고 기존 석산초등학교를 증축해 학생을 최대한 받아보고 그래도 불가능할 때를 대비한 방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차선책이라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교육청 담당자가 한 번이라고 이 길을 걸어봤다면 한 학구로 지정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최근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내 아파트단지 앞에서 7살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 같은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2013년 427건 ▷2014년 523건 ▷2015년 541건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기존 학교 증축안도 마찬가지다. 현재 35학급을 53학급으로 늘리면 특별교실 등 각종 시설물의 수용량 초과, 급식실 이용 3교대로 오후 1시나 돼야 점심을 먹을 수 있게 되는 등 심각한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해결책은 하나다. 인구 증가에 맞춰 석산지구 내 초등학교 신설을 이뤄내는 것이다. 교육청을 비롯한 교육 당국의 면밀한 재검토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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