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돗토리 현에서 열린 제6회 월드 트레일즈 콘퍼런스(WTC)와 아시아 트레일즈 콘퍼런스(ATC)는 갈맷길이라는 소중한 자원을 가진 부산에 여러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19개국의 세계적인 걷기 관련 58개 단체가 참여한 이번 대회는 '작은 트레킹 올림픽'을 방불케 했다. 콘퍼런스와 연계해 열린 '월드 워크 페스타 인 돗토리' 걷기 행사는 국내외에서 4000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일본의 작은 지방자치단체인 일본 돗토리 현에서 개최한 이번 대회가 눈길을 끄는 것은 지역의 걷기 코스를 세계적으로 알리며 관광자원화했다는 점이다. 걷기 투어 코스에 지역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가해 전통이 가미된 거리축제를 열었고 대부분의 행사가 유료였지만 많은 인원이 행사를 즐겼다. 세계적인 걷기 열풍을 다양한 콘텐츠로 지역의 명소와 연계한 돗토리 현의 치밀한 전략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또 다른 성과를 덤으로 얻었음은 물론이다.

2018년이면 갈맷길 개설 10년을 맞는 부산은 어떠한가. 갈맷길이 그간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사람이 찾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적 명품길로 성장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과 같은 전담 운영단체가 없는 데다 코스 간 미연결, 연계 프로그램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관광자원화에 한계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번 일본 돗토리 현 행사에 부산시 관계자도 참석한 만큼 WTC나 ATC 부산 유치를 포함해 갈맷길을 부산의 명품 브랜드로 키울 방안에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