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의 강변여과수 수돗물은 낙동강에 최악의 녹조가 발생해 수돗물 안전에 비상이 걸린 부산 입장에서는 부러운 일이다. 낙동강은 4대강 사업으로 보가 대거 설치돼 유속이 느려진 데다, 지구온난화로 녹조 발생도 잦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해시는 현재 하루 수돗물 생산량 18만 t 가운데 60%가 넘는 12만 t을 생림면 마사리 딴섬 일원의 강변여과수 시설에서 생산하고 있다. 내년 9월 강변여과수 추가시설이 완공되면 모든 시민이 강변여과수를 마시게 된다. 10여 년 전부터 강변여과수 개발에 매달린 결과다.

강변여과수의 최대 강점은 역시 수질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김해시처럼 수돗물 생산량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강변여과수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물론 사업 시행 과정에서 계획했던 18만 t에 못 미치는 12만 t만 취수되면서 김해시와 강변여과수 시설 시공사가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하는 등 시행착오도 발생했다. 하지만 '녹조 라떼'라는 불명예까지 안은 낙동강 수질을 감안하면 김해시의 선택이 현명했다고 하겠다.

부산이 강변여과수 개발을 서둘러야 할 이유는 많다. 남강댐 물을 끌어오는 광역상수도 계획이 장기표류 상태인 데다, 남강댐의 진양호도 이달초에는 녹조로 인해 수질이 3급수까지 떨어지는 등 수질이 불안하다. 2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완공한 하루 4만5000t 생산량의 기장 해수담수화 시설은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해 1년이 넘도록 놀리고 있다. 여기에 낙동강 하굿둑 개방으로 서낙동강에 제2담수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취수량 등을 고려할 때 350만 부산시민의 주 식수원이 되기는 역부족이다.

2011년 정부가 마련한 '경남·부산권 광역상수도 사업계획'은 하루 65만 t의 남강댐 물을 취수해 부산에 33만 t, 동부 경남에 32만 t을 공급하는 한편 하루 68만 t의 창녕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부산에 62만 t, 양산에 6만 t을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이 차질을 빚자 강변여과수 사업마저 소식이 없다. 남강댐 물을 부산으로 끌어오기 위해 강변여과수를 끼워넣기했다는 인상을 준다. 정부와 부산시는 지금이라도 강변여과수 사업을 서둘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