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린 시절 별을 보며 우주로의 여행을 한 번쯤 꿈꾸어본 기억이 있다. 필자의 경우 우주를 주제로 한 영화들을 통해 우주의 궁금증과 흥미가 유발되어 오늘날의 전공으로 이어져 오지 않았나 생각된다. 우주에서 푸른 지구의 모습을 보며 우주유영을 하는 꿈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우주여행의 꿈은 1950년대 이후 독일과 러시아의 로켓개발로부터 시작됐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가 발사체라고 말하는 긴 형태의 로켓은 목표 고도에 따라 1단에서 3단 정도의 단계별로 파트가 구성된다. 1단 로켓이 다 연소되면 분리하여 제거되고 2단, 3단 로켓도 차례로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므로 로켓의 맨 윗부분인 페어링에 탑재된 인공위성이나 우주탐사선 또는 재진입캡슐 등이 우주의 목표궤도에 진입되기까지 단계별 로켓들은 임무수행 후 우주의 쓰레기가 되고 만다.

이러한 기존형식의 발사체는 1회용으로 탑재체 무게에 따라 다르지만 그 비용이 수백억 원까지 달한다. 또 버려진 로켓의 크고 작은 부품들은 우주쓰레기가 돼 영화 그레비티에서 볼 수 있듯이 운용 중인 위성과 우주정거장 등에 큰 위협이 되므로 경제성과 안전성을 함께 보장할 수 있는 재사용형 우주비행체의 개발이 요구돼 왔다. 재사용형 우주비행체란 자동차가 소진한 연료를 재주입만 하면 엔진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우주왕복선 시리즈를 개발했다. 1986년 25번째 임무에 나서 이륙 73초 만에 폭발한 챌린저호와 2003년 대기권 재진입 중에 폭발한 컬럼비아호의 상처가 안타까운 슬픔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1981년 컬럼비아호의 첫 발사로부터 2011년 아틀란티스호의 마지막 우주비행까지 30년 동안 33번의 우주비행을 기록했다. NASA가 초기에 제안한 우주왕복선 설계안은 비행기 형태의 연료탱크와 궤도선으로 구성된 완전한 재사용 시스템으로 우주에서 분리된 후 연료탱크는 활공비행으로 지상에 착륙시키고 궤도선은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위한 장비무게의 증가는 고추력 로켓엔진의 요구로 이어져 결국 제작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재사용 가능한 삼각형태의 날개의 궤도선, 주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1회용 연료탱크 1개, 재사용 가능한 고체연료 부스터 2개로 구성된 부분적 재사용 우주선이 됐다. 일본도 우주왕복선과 비슷한 형태의 무인우주선 Hope-X를 1980년 초부터 20여 년에 걸쳐 개발했었다. 결국 완성기는 만들지 못했지만 재진입 실험기인 OREX, 극초음속 실험기인 HYFLEX, 자동착륙 실험기인 ALFLEX 등 주요기술 분야의 큰 발전을 이뤘던 것이 사실이다. 근래에는 우주여행을 최종목표로 한 민간업체들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 스페이스X사는 발사한 팰컨9의 1단 로켓을 바다나 지상에서 회수하는 기술로 재사용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며칠 전 국제우주정거장에 배달할 보급품 3.1t을 실은 화물선 드래곤을 탑재한 팰컨9은 플로리다의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 기지에서 발사돼 드래곤을 안전하게 궤도에 진입시켰다. 1단계 추진로켓은 다시 엔진을 점화해 발사 8분 후 발사지점에 무사히 수직착륙했다. 스페이스X사가 개발하고 있는 추진로켓의 수직착륙 회수와 재사용 방법은 우수한 경제성으로 우주여행시대의 서막을 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페이스X사 CEO 일론 머스크는 팰컨9의 추진로켓을 1000회 재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회수 및 재정비에 따른 비용이 포함하더라도 발사 비용을 100분의 1로 낮출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의 목표는 10분의 1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미국회사인 보잉과 록히드 마틴의 합작사 ULA는 1단계 추진로켓 전체가 아닌 엔진만 분리해 낙하산으로 낙하하는 중 헬리콥터로 가로채는 회수방식의 신형 추진로켓 불칸을 개발 중이다. 유럽우주국 ESA도 개발 중인 아리안6 로켓엔진에 날개와 프로펠러를 부착해 비행기 형태로 만들어 단 분리 후 지상으로 활공착륙해 재사용하는 안을 구상하고 하고 있다. 이렇듯 우주발사체의 선두그룹들이 앞 다투어 개발 중인 로켓의 재사용 기술이 안정화된다면 10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도 우주여행이 가능한 날이 머지않아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상상해본다. 그 머지않은 미래가 어쩌면 수년 내일지도 모른다.

부산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