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준비를 하던 중 왼쪽 날개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 비행기에는 승객 302명, 승무원 17명 등 319명이 타고 있었으나 신속하게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기장이 재빨리 화재를 확인하고 승무원들이 침착하게 대처해 모두 안전하게 대피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러나 최근 국적 항공사들의 잦은 고장과 사고는 항공기 이용객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

사고 항공기 기장은 계기판에 화재 경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이륙 중단을 결정했다. 절차에 따라 엔진에 소화기를 분사했지만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아 승객들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항공기를 탈출했다. 기장이 계기판 화재경고를 확인하지 못했거나 이륙중단 결정이 신속하지 못했더라면 대형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1년6개월 전 장착한 엔진에 화재가 발생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이 느꼈을 공포는 엄청난 것이다.

문제는 최근 이런 항공기들의 고장과 사고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지난 1월에는 저가항공인 진에어 항공기가 출입문을 완전히 닫지 않고 필리핀 세부를 이륙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다 긴급 회항했다. 당시 승객들은 이륙 후 소음 등으로 엄청난 공포와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또 지난 5일에는 인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행 싱가포르 여객기가 이륙하려다 활주로에 무단 침범한 대한항공기와 충돌할 뻔한 사고도 있었다. 이는 모두 안전수칙을 소홀히 해서 일어난 사고들이다. 이래서야 항공기를 마음놓고 탈 수 없다.

대한항공은 일본 국토교통성 운수안전위원회와 함께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고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처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항공기 사고를 다시 점검해 안전수칙과 운항 규정들을 강화함으로써 항공사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잦은 안전사고들이 대형참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