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16년 4월 27일

◇참석위원(가나다 순)

▶권구철(변호사)

▶김문홍(연극평론가·소설가)

▶김윤경(부산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

▶박민성(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

▶양혜승(경성대 커뮤니케이션학부(신문방송학 전공) 교수)

▶이미욱 (소설가)

▶전중근(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정책위원)

▶최치국(위원장·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본지 참석자

▶박무성(편집국장)

▶구시영(편집국 부국장)

지난달 27일 국제신문 5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국제신문 독자위원회 4월 회의에서 독자위원들이 총선과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상업개발 관련 보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올해 첫 국제신문 독자위원회 회의가 지난달 27일 오후 5시30분 본사 5층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독자위원들은 굵직한 현안부터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 기사까지 두루 다루었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공원화 연속보도, '도서관을 지식놀이터로' 기획시리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반면 지역 이슈 전면배치, 총선 여론조사 보도,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치국(위원장)=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을 새로 맡게 돼 책임감이 무겁다. 지금부터 4월 위원회 회의를 시작하겠다. 위원님들의 의견을 기탄없이 얘기해 달라.

▶권구철=변호사이다 보니 법원 관련 기사를 먼저 보게 된다. 내용을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지, 용어 설명이 필요한지 등을 보는데 국제신문 법원 관련 기사는 이런 면에서 잘 작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정선학원 관련 판결이 있었는데, 판결 내용이나 판결 후 정리가 잘 된 것 같다. 아쉬운 것은 기사 속에 심리불속행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독자에게 낯설게 느껴질 용어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다. 4월 20일 자 공기업 특집은 지역 공기업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해운·조선업계 기사가 계속 보도되는데 부산에 관련 업체가 많다 보니 지역경제에 미칠 파문도 클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신문이 관심을 두고 지속해서 보도하고는 있으나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발전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또 하나 최근 이슈가 되는 것이 가습기 살균제 문제인데 기사를 보기 어렵다. 온라인에는 기사가 있는데 지면엔 없다. 독자로서 궁금한 것이 많은데 아쉬웠다.

▶김문홍=신문은 사회 구조가 안고 있는 양면적 현상을 거울처럼 비춰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 사회시스템과 인간 생활의 미추, 선악, 명암을 통해서 모순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더 나은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문학과 예술에서 리얼리즘의 역할과 같은 것이다. 언론에서 부정적인 것을 자주 봐서인지 평소 긍정적인 기사는 없는지 많이 찾아본다. '국까지 주는 1000원 아침밥' 기사를 보고 어려운 학생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긍정적인 기사라고 생각했다. 또 '색깔있는 인터뷰'에서 4월 18일 자에 이해인 수녀, 25일 자에 가수 최백호를 다루었다. 또 '반짝반짝 문화현장'에서 부산지역 인물과 문화현장을 집중해 보도했는데 부산지역 예술인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언론의 순기능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현장에 애정을 가지고 보도해 문화의 마중물이 되어주길 바란다. 특히 폐선부지 상업개발 저지에 대해서는 종래의 입장을 그대로 밀고 나가 시민에게 천혜의 자연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감시 기능을 놓치지 말아 달라. 부산국제영화제 보도에서 국제신문은 부산시 입장에 비중을 두는 듯한 인상이 든다. 실상을 정확하게 보도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것이 좋겠다.

▶김윤경=동해남부선 폐선부지 공원화 기사는 긍정적이다. 국제신문이 지속해서 감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특정 시민단체의 의견이 너무 중심이 되는 것은 아쉽다. 인근 주민 등 현장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들어봤으면 한다. 기획시리즈는 하나의 기획의도를 가지고 연재되는 기사인데, 가끔 기획 의도에 어긋날 때가 있다. '농업정책… 패러다임 바뀌어야 산다' 기획 시리즈 중 4월 25일 자에서는 식물을 통해서 회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내용이 주였다. 소제목에선 사무실에서 식물을 기르는 사례가 많아지면 농민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있긴 했으나 식물의 정화 효과 등에 집중한 것 같아 아쉬웠다. 반면 '도서관을 지식놀이터로' 기사는 좋았다. 단순히 도서관 숫자만 늘리자는 것이 아니라 접근성과 장소의 질을 높이고, 사서도 늘려야 한다는 등 도서관 정책의 문제점을 잘 지적했다. 공들여 취재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교육 면에 연재되는 '내가 본 우리 학과'는 기획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 실제 해당 학과에 다니는 학생이 과를 소개한다는 취지인 듯한데, 대학마다 학과와 학부가 다르고 학풍도 다르다. 그러므로 고등학생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국제신문이 유튜브에도 계정이 있다는 것은 최근에 알았다. 재치있는 말로 친근하게 다가가려다가 말실수를 해서 논란이 되기도 하는데, 국제신문은 지금까지 무탈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 잘 활용해서 젊은 층에도 잘 다가갔으면 한다.

▶박민성=최근 부산국제영화제 기사를 보면 올해 영화제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도할 때 시민이 영화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떻게 했으면 하는 지 이들의 의견을 담아주었으면 좋겠다. 현재 국제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헬조선에서 엄마로 살아가기'는 매회 엄마 이야기에서 나아가 세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밤새 줄을 선다든지 실제 사례가 조목조목 날 것처럼 실려 있어서 읽기도 쉬웠다. 최근 기사 중 가장 재미있고 즐겁고 아프게 봤다. 하지만 지면에 나가지 못해서 아쉽다. 기사 내용이 아닌 지면 배치에 대해 언급하자면 최근 1면을 보면 국제신문이 부산지역 신문이 맞느냐는 생각이 들 때가 잦다. 부산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이 오히려 사회면 뒤쪽으로 밀려 나간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면을 개편한다면 부산 이슈와 전국 이슈를 나누어 게재하는 방법도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만평이 없는 점도 아쉽다.

▶양혜승=20대 총선을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 보도에서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여론 동향이나 지지도 분석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선거 국면에서 언론은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자세하게 소개해 주어야 하고 효과와 실현 가능성을 분석하고 검증해야 한다. 국제신문은 이번 총선에서 열심히 노력한 모습이 보였다. 선거 때마다 가동하는 매니페스토 교수 평가단은 바람직한 언론의 모습이다. 하지만 평가단의 검증 내용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사전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가 상당히 달랐다. 여론조사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고 있는지도 중요하게 짚어봐야 한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국제신문도 몇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여론조사 결과 해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집오차다. 국제신문은 유선전화를 통해 500명에게 조사를 시행했는데, 이 경우 표집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플러스마이너스 4.4%가 된다. 그렇다면 후보자 간에 8.8% 넘게 차이가 벌어지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사하갑은 계속해서 새누리당이 높다고 나왔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그런데 여론조사를 자세히 보면 모두 격차가 8.8% 이내였다. 결국, 이 지역은 계속 결과를 알 수 없는 지역이었던 것이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보도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미욱=신문의 경쟁력은 결국 차별화된 기획기사에서 나온다. 연초 '손에 손잡고'부터 '도서관을 지식 놀이터로' '헬조선에서 엄마로 살아가기' 등 재미있고 유익한 기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기획기사가 잘 기획되고 또 사회가 호응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다. 지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릴레이기고도 좋다.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고 하는데, 일반 시민의 목소리도 한 번 담아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최근 일본 지진 여파로 부산도 흔들렸지만 아무런 대처가 없었다. 안전한 국가는 아직 멀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언론 역시 지진에 무방비한 실태 점검, 지진 종합대책관련 기사를 잇달아 내놓았다. 하지만 지적된 부분에 대한 이행 과정을 다룬 후속기사는 아직 없어 아쉽다. 심층 취재하는 뉴스분석 기사도 관심 있게 보는데,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총선 경선 탈락과 아동 학대 기사는 후속 보도가 없었다. 지역민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가 적은 것 같다. 작지만 시민에게 긍정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기사, 세대를 아우르는 건강한 기사가 많이 나왔으면 한다.

▶최치국=올해 국제신문은 새해 첫 지면의 헤드라인을 '다시 뛰자, 사람이다'로 했다. 이러한 국제신문의 사람 중심 미래 프로젝트가 이번 4·13 총선에서 지역의 새로운 리더를 뽑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부산이 중심에 있는 동남해안 경제벨트의 조선·해운·해양플랜트 등 기간 산업군이 위기다. 최근 국제신문도 관련 산업의 구조조정 기사를 연일 보도해 동남해안 도시의 어려운 현실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라고 한다. 이제는 부산이 실질적인 동남해안권 중심 도시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그런 측면에서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통합적 클러스터 구축, 해양 관련 연구개발특구 조성 등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국제신문이 이번 기회에 두 번째 미래 프로젝트로 '동남해안 경제권의 산업구조 변경'을 다루었으면 한다. 국제신문은 총선 이후 지역의 최대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된 정치권의 입장을 꾸준히 보도했다. 앞으로는 정치권에서 정부가 객관적인 용역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하며, 약속대로 6월에 발표하도록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국제신문이 정치권의 역할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중근=지역사회의 이슈메이킹 방식을 좀 더 체계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의 상업개발을 저지하고자 지속해서 보도한 것은 돋보였다. 폐선부지 난개발을 부산시가 묵인했다는 지적 등 많은 기사를 통해서 사업자 동향과 이를 방조한 듯한 부산시 태도를 꼬집었다. 시민의 관점에서 상세하게 보도하고 시민공원 조성 아이디어와 국내외 사례, 시민사회 동향을 신속하게 알렸다. 특히 총선 공약화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으로서 바람직한 역할을 한 것 같다. 이 같은 이슈메이킹이 폐선부지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도시문제나 시민 생활 전반으로 확산했으면 한다. 부산은 많은 개발사업 탓에 도시가 훼손·변질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바다 강 땅이 상업적인 개발과 사익 추구에 파괴되지 않도록 지역언론으로서 주의 깊게 관심을 두고 보도를 해달라.

▶최치국=독자위원들이 언급한 기사 중 공통된 부분이 있었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에 대해 많은 분이 이야기했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었다. 굵직한 현안인 만큼 균형적인 보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더 언급해달라.

▶박민성=폐선부지를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관점으로 가는 것이 원칙적인 방향에서는 옳다고 생각한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갈등의 원인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화제가 이미 부산을 대표하는 행사인 만큼 잘잘못을 가리는 것보다 시민의 관점을 더 담아주었으면 한다. 부산시와 조직위도 시민 의견을 본다면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어갈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구시영=소중한 의견 감사하다.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일선 기자들과 데스크들이 이를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지면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리=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