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부터 기존의 6자리이던 우편번호가 5자리로 바뀌게 된다. 우리나라의 우편번호는 1970년 7월 1일 5자리가 최초로 도입됐고, 1988년 2월 1일 행정구역별 우편번호 여섯 자리로 개정됐다. 그 이후 2000년 5월 1일 집배원 담당 구역과 지번 단위별로 2차 개정되었으며, 다음 달부터 '도로명 주소법'에 따라 국가기초구역번호 5자리를 새 우편번호로 사용하게 된다.

도로명주소 제도는 지난해부터 국가시책으로 전면 시행됐다. 이는 일본식 지번주소가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위치 찾기 기능을 거의 상실하는 등 현실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가기초구역번호는 이런 도로명주소를 기반으로 하천, 철도 등 잘 변하지 않는 지형지물을 기준해 국토를 일정한 단위로 나누어 5자리 번호를 부여한 것이다.

행정자치부에서는 2012년 12월 국가기초구역번호를 최종 확정·고시했고,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2015년 8월 1일부터 국가기초구역번호를 새 우편번호로 사용하게 된다. 새 우편번호인 국가기초구역번호는 국가기초구역마다 고유번호 5자리를 부여했다. 앞 3자리는 특별(광역)시·도, 시·군·자치구로 구별하고, 뒤 2자리는 일련번호로 구성되어 총 3만4000여 개를 설정했다.

시·도별 구역번호는 서울(01***)부터 제주(63***)까지 순차적으로 부여되었으며 울산시는 44·45번, 부산시는 46~49번, 경상남도는 50~53번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주소지가 부산 연제구 법원북로인 경우 새 우편번호는 475**가 된다 (부산(46~49) 연제구(5) 법원북로(**) : 475**). 새 우편번호 검색은 우정사업본부(www.koreapost.go.kr),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 및 전국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우편번호 검색'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서비스에서도 조회할 수 있다.

새 우편번호를 사용하면 좋아지는 게 많다. 첫째, 집배원의 배달구역을 종래 곡선형에서 사각 장방형으로 조정함에 따라 배달거리가 최적화돼 국민에게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우편물을 배달할 수 있다. 둘째, 경찰 소방 학교 등 다른 행정기관과 동일하게 국가기초구역번호를 사용함에 따라 우편번호로 쉽게 공간 위치를 인지할 수 있다. 범죄 현장에 빨리 출동함으로써 국민 편익이 증진될 것이다. 셋째, 인구와 기업체 등의 지역정보가 종래 읍·면·동 단위에서 향후 우편번호 단위로 빅데이터 축적 활용이 가능해진다. 또 지역정보가 더 체계화되고 세분화돼 우편번호를 기반으로 한 광고 시장조사 등 신규 비즈니스 분야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사용하는 6자리 우편번호는 법정동·행정동·다량배달처 등의 우편번호가 중복돼 있다. 또 행정구역이 변경되면서 우편번호와 집배구역이 일치하지 않는 곳이 많아 구분과 배달에 어려움이 있었다.

우정사업본부는 도로명주소가 완전하게 정착되지 않은 현 시점에 우편번호를 바꿈으로써 시행 초기 국민 혼란과 불편함을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사전에 불식하고자 우정사업본부는 5자리 새 우편번호를 판독할 수 있도록 기존 우편자동화 설비의 성능을 개선했고, 집배원 배달구역을 국가기초구역에 맞춰 조정하고 우편물 배달이 차질 없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벌이고 있다. 혼란을 막고자 적어도 1년 동안은 기존 6자리 우편번호를 사용해도 배달하도록 했다.

또한, 새 우편번호 안내장 배부, 가두 캠페인, 기업 설명회 등 홍보 활동도 전개한다. 시·도와 공조 체계를 이루어 새 우편번호 스티커 부착, 시·군·구 세금 고지서 새 우편번호 홍보 문구 삽입 등 새 우편번호 조기 정착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발전할 수가 없다. 당장은 새 우편번호가 낯설고 어색하고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새 우편번호가 정착되면 동일한 기초구역번호를 사용하는 타 행정기관의 빅데이터들과 서로 연계한 자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는 민간기업들의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활성화해 결국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혼란은 잠시이고, 새 제도가 정착되면 편리하고 각종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이러한 우편번호 개편 실시가 한국경제 성장에 조금이나마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국가기초구역번호인 5자리 새 우편번호가 국민의 많은 관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 수 있기를 바라며 부산시민에게도 적극적인 관심과 사용을 부탁한다.

부산 연제우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