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기상청 정책목표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상기후 빅데이터, 기상사업자와 함께하는 기상서비스'다. 빅데이터는 최근 관심이 높아진 데이터 경제의 대표적 사례로서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 경제는 기존의 경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데이터는 이를 복제하여 공유하고 하이퍼링크를 통해 손쉽게 습득할 수 있으며 무한하다. 이 때문에 사용자들은 전통적인 경제에서처럼 유한한 재화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기보다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한다. 필요에 의해 데이터 공유가 일어나고 창의적인 데이터 활용이 뒤따라야 내실 있는 데이터 경제가 구현될 수 있는 것이다. 기상청이 이 같은 특성을 지닌 기상기후 빅데이터 서비스를 활성화하여 정책목표를 이루는 데는 지방의 기여가 클 것이다.

기상산업이 향후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데이터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데이터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의적이고 지갑을 열 만한 특징적인 정보나 콘텐츠를 만들어야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데이터 활용이란 오픈 소스로 누구나에게 개방된 데이터에 문화적인 코드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감성을 불어넣는 것이다. 지방에서는 데이터에 담을 수 있는 코드나 감성 즉, 맥락이 풍부하다. 데이터 활용의 무대로 지방이 더할 나위 없다는 것이 기상기후 빅데이터 서비스를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의 시작점으로 지방이 유리한 이유다.

기상청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민간과 공유했을 때 지방에서는 지역맞춤형 특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 빅데이터 활용서비스의 대다수가 지방에서 실시했을 때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성공적인 빅데이터 서비스 사례인 미국의 메테오로직의 농업 관련 서비스도 지역 특화서비스다. 지역날씨를 1~2시간 간격으로 정확히 예측하여 정보를 제공한다. 지방에는 이 같은 수요들이 많다. 농·수·축산업 대부분이 지방에 소재하며 수많은 산업단지 역시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좋은 물건을 원하는 사람에게 팔아야 사업이 성공하는 이치는 데이터 경제에서도 동일하다. 따라서 데이터 경제의 입지는 수요자가 많은 지방이 최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기상기후 빅데이터 산업이 지방에서 시작되어야하는 두 번째 이유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관련이 크다. 일례로 부산에는 13개 공공기관이 이전한다. 이들 공공기관으로부터 생산되는 정보는 기상정보와 결합하여 기상시장 전체의 성장잠재력을 증대시켜줄 것이다. 부산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역맞춤형 서비스산업뿐만 아니라 해양에 특화된 전문적인 해양기상 서비스의 출현도 기대해봄 직하다. 데이터 경제의 두 가지 성공 요인, 활발한 공유와 창의적인 활용 이 모두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지방에 있는 것이다.

최근 지방에는 IT 클러스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는 콘텐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산업 등 여러 후방산업을 견인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방에 위치한 IT 클러스터에 소재할 경우 그 파급력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기후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할 경우 지방에 소재한 IT 클러스터들이 '기회의 땅'인 것이다. 전체 기상산업 매출의 8.4%에 불과한 기상서비스업의 '인큐베이터'로도 지방이 적합하다.

결국 기상청이 올해 목표로 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상기후 빅데이터, 기상사업자와 함께하는 기상서비스'를 이루려면 사용자들이 정보를 활발히 공유할 수 있고 데이터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을 가장 효과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곳이 지방이다. 지방에서 다양한 문화적인 코드나 감성이 빅데이터에 효율적으로 녹아들 때 빅데이터의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빅데이터 산업은 그 자체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방의 많은 후방산업을 견인한다. 그러므로 빅데이터 분야에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더 큰 시장을 염두에 두고 지방의 다양한 가치들을 결합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상장비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상산업은 한정된 기상장비 수요처를 두고 경쟁하는 '레드오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상산업계의 돌파구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여 기상산업의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촉발시킬 수 있는 데이터 경제, 빅데이터 산업의 도화선은 지방으로부터 이어져 있다. 기상산업의 미래, 그 출발은 지방에 있다.

부산지방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