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이 기장포구 100리 길에 브랜드를 입힌 '오감道'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장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과 아기자기한 길을 토대로 곳곳에 스민 이야기와 역사, 인물, 지역축제, 특산물 등을 아우르는 해안길 종합 스토리텔링 사업을 편다는 것이다. '오감道'는 시인 이상의 대표 시 '오감도(烏瞰圖)'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기장에서 오감을 맛보고 즐기게 한다는 개념이라고 한다. 내년에 실시설계를 하고 2019년까지 100억 원을 투입해 연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니 자못 기대가 크다.

부산에는 현재 갈맷길이란 브랜드로 9개 코스 20개 구간의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제주 올레길 못지않게 걷기에 좋아 연간 100만 명 이상이 갈맷길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컨벤션 행사 등을 위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도 갈맷길 걷기를 선호하고 있으며, 일부 여행사는 걷기테마 상품도 내놓고 있다. 부산지역 각 지자체들은 해운대 문탠로드, 서구 볼레길, 영도 절영해안산책로 식으로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지역 정체성을 살리면서 관광자원화를 도모하고 있다. 몇 년 사이 걷는 길이 도시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기장군이 추진하는 '걸으면 젊어지는 기장 오감道'는 여느 지자체와 달리 체계적인 용역을 통해 자원을 조사·발굴하고 스토리텔링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기장이 가진 장점과 특징을 지역별 구간별 세부 명칭에 반영했으며, 이용자 입장에서 걷고 보고 누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기장 해안 100리 길은 부산 갈맷길과 국가 탐방로인 해파랑길이 대부분 중첩돼 있다. 걷기 인프라는 어느 정도 깔려 있으나 찾는 이들에게 감동과 만족을 주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이 점에서 기장 오감道는 기장 걷기의 새로운 체험이 되도록 하면서 걷기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기장 해안이 가진 천혜의 자연조건과 먹을거리, 체험거리를 활용하고,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한다면 기장 오감道는 머잖아 전국적인, 아니 세계적인 명품 탐방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