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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소견과 소원 /김홍희

노소·좌우·빈부 따른 좁은 소견으로 인해 소원 잃은 것 아닌지 통찰 필요한 때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2-09 19:35:35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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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버지가 어린 아들에게 주문했다.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정원의 큰 돌을 옮겨보라고. 어린 아들은 돌을 손으로 밀어보기도 하고 등으로 밀어 굴려 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렛대를 만들어 다시 시도했다. 그러나 돌은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런저런 시도를 다 해본 아들은 무릎을 꿇고 신에게 기도했다. 그리고 다시 지렛대를 움직여 보았지만 신은 응답하지 않았다. 아이는 다시 무릎을 꿇고 신께 기도 드렸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탈무드의 신은 결국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다. 아이는 실망하고 아버지에게 말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 보았지만, 돌을 옮길 수 없노라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너는 가장 헌신적이며 절대적으로 너를 도와 줄 방법 하나를 놓치고 있다. 그것이 무엇이겠니." 아이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그것은 돌을 옮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수수께끼였다.

결국 아버지는 아들에게, "너는 왜 옆에서 처음부터 지켜보고 있는 아버지의 도움을 청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두말 할 것도 없이 아들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가볍게 돌을 옮길 수 있었다.

이것은 소견에 관한 이야기다. 소견은 어떤 일이나 사물을 살펴보고 갖게 되는 생각이나 의견을 말한다. 소견(所見)의 '所'는 지위나 자리, 위치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일의 방법이나 방도를 가리키기도 한다. 돌 하나를 옮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아버지의 위치에서 본 방법이나 방도는 아들의 소견과 이렇게 다르다.

병약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신에게 병약한 자신을 건강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자 신은 그에게 이렇게 주문하고 사라졌다. 너의 문 앞에 있는 큰 바위를 매일 밀어라. 청년은 신의 말씀대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큰 바위를 밀었다. 열흘을 밀고 한 달을 밀었다. 그러나 큰 바위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청년은 신의 말씀대로 계속 바위를 밀었다.

100일째 아침 청년은 바위의 위치를 살펴보았다. 바위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던 자리 그대로였다. 청년은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고 이전보다 더 열심히 바위를 밀었다. 또 100일이 지나 200일이 되던 날에도 하지만 바위는 여전히 한 치의 움직임도 없었다. 청년은 의심이 들기 시작했지만 믿음 부족으로 여기고 더 열심히 바위를 밀어 300일째가 되었다. 하느님 맙소사, 더없이 충실한 믿음으로 매일 아침 진땀을 흘리며 민 바위는 그 자리 그대로였던 것이다.

청년은 믿음 부족으로 바위를 옮길 수 없는 자신을 한탄하며 펑펑 울었다. 그때 신이 나타났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왜 우느냐?" 청년이 대답했다. "저는 신의 말씀대로 300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마다 이 바위를 밀었습니다. 그러나 한 치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신이 그를 보며 말했다. "너에게 바위를 옮기라고 말 한 적이 없다. 나는 그저 바위를 밀라고만 했다. 그리고 언제까지 밀라고도 말 한 적이 없다."

요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나오는 이야기를 약간 각색한 것이다. 신이 청년에게 바위를 밀라고만 했지, 옮기라고 하지 않았다는 대목에서 우리는 신의 소견과 우리의 소원을 혼돈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신은 우는 청년을 일으켜 세우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라고 권한다. 거울에 비친 젊은이는 병약한 이전의 자신이 아니라 근육질로 변한 청년이었다. 밤마다 기침에 시달리는 자신이 아니라 깊은 잠을 즐기며 상쾌한 아침을 맞는 건장하고 건강한 청년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청년은 신의 뜻을 깨닫게 된다. 신의 계획은 바위의 위치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청년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그의 변화는 바위를 옮겼기 때문이 아니라 바위를 밀었기 때문에 생겼다는 것을. 바위를 미는 표적을 소원하는 인간의 소견과 바위를 미는 족적을 중시하는 신의 소원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우리의 소견과 소원에 대한 통찰이 필요할 때다. 노소가 좌우에서 같은 바위를 밀고 있지 않은지. 좌우가 한 바위를 오른쪽과 왼쪽에서 서로 밀고 있지 않은지. 빈부가 서로 다른 마주보는 방향에서 바위를 죽어라 밀고 있지는 않은지. 소견 때문에 진정한 소원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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