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시론] K팝 아이돌 가수와 한류의 지속 /이솔림

글로벌 스타 위한 '아이돌 고시' 혹독, 인권보호·사회적응 규제·지원 마련해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2-05 19:38:36
  •  |  본지 30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연말이면 한 해 동안 대중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던 가수들을 선정하는 대중가요 시상식으로 방송가가 시끄럽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아이돌 가수들이 위주가 된 시상식은 즐거움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트로트와 아이돌 가수의 협업인 '비진아(비+태진아)'의 만남이나, 과거 인기곡을 리메이크하는 복고열풍 등 다양한 장르의 시도를 꾀해보지만 역시 아이돌 가수만의 잔치라는 시각이 많다. 한국 대중음악 공인 순위표인 2013년 가온 차트(주간 단위로 1위부터 100위까지 대중음악 순위를 집계 발표)에 올려진 곡의 82%가 아이돌 그룹의 음악이고, 록이나 힙합 음악은 고작 1% 정도다. 대중음악의 다양성이 심각하게 결여됐다는 이야기다.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탄생한 K팝 아이돌 그룹은 2000년 이후 붐을 이루면서 공식 집계된 데뷔 그룹만 2011년 30개, 2012년 36개에 이른다. 이는 위키백과(2013)의 자료를 근거로 필자가 솔로 가수를 제외한 그룹을 재구성한 것이다. 비공식적으로는 한 해 60개 팀 이상이 데뷔하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조용히 사라진다.

스타덤에 올릴 아이돌 그룹을 결성하려고 각 기획사의 캐스팅 매니저들은 '캐스팅 전쟁'을 치른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오디션이라는 명목 아래 아이돌 스타를 발굴하려고 세계 곳곳을 찾아 헤맨다. 이러한 현상들로 소위 '아이돌 고시'라는 신종어가 탄생하고, 짧게는 2~3년에서 길게는 7~10년의 혹독한 과정을 겪기도 한다. 어린 나이에 거쳐야 할 성장과정이 생략돼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 문제시되기도 한다.

필자는 몇 해 전 어릴 적부터 아이돌 가수가 목표인 18살 여학생을 소개 받은 적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여학생 어머니의 다급한 상담 요청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S기획사의 연습생이 되고 싶어 그 기획사에서 원하는 스타일로 성형을 하고, 학교도 가지 않고 연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매번 기획사 오디션에서 떨어지면서 밤마다 숨을 쉴 수 없다고 응급실로 실려간 적도 여러 번 있다고 한다. S기획사의 연습생이 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불사하겠다며 알려달라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방법은 없다. 다만 여학생이 고집하는 S기획사를 포기하고 다른 기획사의 연습생으로 들어가거나, 그 외에도 다양한 길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다행히 2년여를 함께 상담하고 연습하면서 모 대학의 방송연예과에 입학하게 되었고, 앞으로 자신과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을 이끌 수 있는 트레이너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즐겁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오로지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어 어릴 적부터 한길만 바라보는 학생들의 사연도 각양각색이지만,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이나 데뷔 가수들도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학업을 아예 포기하고 올인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일찍부터 데뷔해 활동하다 보니 사회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또 스타 만들기에 급급한 일부 기획사의 횡포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기획사 입장에서는 회사 사정과 아이돌 가수로 데뷔시키기까지 시간적인 제약이나 경제적 한계 때문에 '먼 장래'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반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중은 기존의 아이돌을 식상해 하고 새로운 또 다른 것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기획사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가수 활동을 그만둔 이후에 대한 준비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

1990년대 중반 드라마를 통해 한류가 시작되었지만, 한류의 세계화는 K팝 아이돌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류의 인기와 더불어 해외학생들의 K팝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의뢰가 많아지고 있다. 한글을 배우고 한식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의 한류는 이제 생소한 이름이 아니다. 한류를 연구하는 기관에서는 한류가 길어야 4~5년이라는 극단적인 견해까지 내놓고 있다. 미성년자 K팝 아이돌 가수의 인권보호와 사회적응을 위한 제도적인 규제가 시급하다. 국가적 지원이나 정책사업으로 신뢰할 수 있는 K팝 교육프로그램 기관을 설립해 추진해보는 것도 K팝의 다양성과 한류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전 SM아카데미 원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민홍철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이채익 행안위 한국당 간사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한반도 비핵화’ 탈출로 찾아내야 할 평양 정상회담
어른들은 모르는 방탄소년단의 ‘방탄’세상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활력이 넘치는 교토의 특별한 비밀
부산에 누워 있는 에펠탑이 있습니다
기고 [전체보기]
‘Going Together’ 캠페인으로 선진 정치문화를 /이대규
리차드 위트컴 장군과 세계시민정신 /강석환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지영 논란’ 유감 /이승륜
한국당 부산의원, 더 반성해야 /정옥재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생활 SOC: 천사도 디테일에 있다
한여름의 몽상: 부산의 다리들이 가리키는 ‘길’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미스터 션샤인’ 오해
통일 vs 평화공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김경수·오거돈 선거공약 1호 운명은? /김희국
시, 독립투사 발굴 앞장서야 /유정환
도청도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사인펜
폼페이오 추석 인사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고요한 물
폭서(暴暑)와 피서(避暑)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교육부가 만드는 ‘대학 살생부’
사설 [전체보기]
2차 북미 정상회담 가시화…종전선언 빅딜 이뤄내길
‘10월 16일’ 부마항쟁 국가기념일 지정만 남았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연금 개혁, 공론조사가 필요하다
지금 ‘복지국가 뉴딜’이 필요하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미친 집값과 서울 황폐화론
포스트 노회찬, 정의당만의 몫일까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