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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과학기술계, 이제는 윤리다 ! /강현무

원전 비리사건 대형재난 부를 수도…소위 전문가집단, 높은 윤리의식 필요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7-22 20:29:4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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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투명성기구 조사결과에 의하면 국가 청렴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선진국들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 이상이라고 한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청렴도, 도덕성 등을 의미하는 윤리 덕목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마치 양파껍질 벗기듯 계속 드러나는 원전 관련 각종 비리들을 볼 때 과연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민주화와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 등을 거치면서 지난 30년 동안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룬 동시에 윤리 의식도 상당히 성숙되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원전비리사고가 터지면서 상대적으로 청렴한 것으로 여겼던 과학기술계 역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아직 멀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특히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우리 지역 주민들은 이번 비리사건에 충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 불안해 하고 있다. 도대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때가 언제인데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에 치를 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원전사고에 의한 방사능 피해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집단이 자기 가족들이 사는 이 땅에서 그런 비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는지 참으로 기가 막힐 따름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사고의 폭발성 때문에 조선, 해양플랜트, 항공기와 같이 각종 인증 절차가 엄격해 납품하기가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리 사실이 보도된 이후 그동안 힘들게 기술 개발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원자력발전소에 납품하지 못했던 기업들은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그리고 국가 전력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원자력발전소가 아주 중요한 에너지원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다는 게 말이나 될 법한가 ? 그나마 원전과 관련된 말 없는 다수 덕분에 이런 난맥상에서도 원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이번 원전 비리에서 우리 과학기술계에 전문가 지상주의가 얼마나 팽배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즉, 과학기술은 무척 복잡하고 난해해서 장시간 전문적인 훈련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힘들어 과학기술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폐쇄적 우월주의이다. 바로 원자력과 관련된 부품 제작사, 시험 기관, 발주처 사이의 폐쇄적 구조로 사슬처럼 얽혀 있는 원전 마피아가 뼛속까지 전문가 지상주의를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과학기술계 전문가에게 우리 사회는 전문성을 인정하고 대우를 하는 만큼 높은 윤리의식을 요구하고, 오히려 전문가 스스로가 높은 기준을 가져야 한다. 과학기술에서 비윤리적 행위가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그것이 원인이 되어 중간 과정을 거쳐 결국은 설계의 실패, 또는 설계 적용의 실패로 나타나 가공할 만한 규모의 재난을 일으키거나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사례가 얼마나 많이 있는가? 황우석 줄기세포 조작 사건, 대구 지하철 참사, 챌린저호 참사 등 모든 사건이 담당자나 경영진의 양심 부재와 안전 불감증 등 윤리의식의 부재 때문인 것은 기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과학기술계에서 윤리의식이란 각종 비리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최선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원전비리사건을 계기로 과학기술계가 전문성과 함께 윤리지능을 제고시킬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자구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먼저 이제까지 그들만의 잔치로 그쳤던 원전 안전 감시체계를 좀 더 객관화시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원전과 같이 사회적으로 논쟁이 될 수 있는 과학기술 쟁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문가 집단과 일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합의를 도출하는 민간 협의기구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의사결정기구의 운영이 우리 사회에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과학기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원전비리사건이 정직한 과학기술을 실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고 과학기술계의 발전적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부울경지원장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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