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민달팽이들의 외침 /강동수

등록금보다 무서운 대학생 서울 주거비

고달픈 아이들을 정부와 부산시는 계속 외면만 할 건가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서울 소재 대학에 아이를 진학시킨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은 좀 현실적인 푸념을 늘어놓겠다. 아이들 주거 문제 말이다. 어쩌다 등록금 비싸기로 손 꼽히는 서울의 사립대에 아이를 보낸 후 연간 천만 원에 가까운 등록금 대기가 벅찼던 게 사실이다. 그나마 1학년 때는 기숙사에 있어 덜했지만 군 복무 중인 아들 놈이 내년에 복학하면 방이라도 한 칸 얻어줘야 할 텐데 하는 걱정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웬만한 원룸은 보증금 수천만 원에 월세만도 40만~50만 원이라지 않은가. 닭장 같은 고시원도 월 수십만 원은 줘야 한다. 거기에 책값, 생활비까지 더해 보라.

지방 사람이 서울 사람 부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원거리 외국여행을 가려면 KTX 차비 따로 들여 인천공항까지 가야 한다. 웬만한 행사나 회의는 서울에서 열린다. 문화행사는 또 어떤가. 요즘 기자에겐 서울의 대학에 아이를 보낸 서울 사람이 가장 부럽다. 서울 시내 4년제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고작 11.8%. 90%의 지방학생은 원룸, 고시원, 자취방 신세다. 서울 소재 대학생 47만 명 중 지방학생은 14만 명, 대다수가 주거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셈이다.

고시원은 고시생만 사는 곳이 아니다. 몸만 돌리면 떨어질 것 같은 좁은 침대와 창문조차 없는 1.5~2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사는 학생이 적지 않다. 돈을 아끼려고 그 좁은 방을 둘이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방세 대려고 아르바이트에 시달린다. "시험 보는 날도 알바를 가고, 알바 끝나서야 밤새도록 공부했어요. 그 때문에 학점이 떨어지면 장학금을 못 받죠. 그래서 학비 벌려고 또 휴학을 하고…." 얼마 전 TV에서 본 한 지방 학생의 하소연이다.

그렇다면 최선의 해결책은 무얼까. 기숙사를 크게 늘리는 것이다. 정부도 지난해 서울 홍제동에 연합기숙사를 착공하기는 했다. 일부 사립대학의 기숙사 건립을 지원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게 코끼리 비스킷이라는 데 있다. 요즘 대학들은 적립금은 수백억 원 쌓아놓고 민자 기숙사를 유치하지만 그 비용이 천정부지다. 지난해 통계로 보면 가장 싼 직영 기숙사는 월 17만7000원인데 민자기숙사는 월 39만5000원이었다. 원룸보다야 싸지만 학부모 허리 휘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 비싼 등록금이 사회적 화두가 된 건 오래 전이다. 하지만 대학생의 주거 문제는 아직 표면화되지 않았다. 학부모 호주머니에서 돈 나가고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건 똑같다. 지방에서 다른 지방으로 간 경우도 정도의 차는 있지만 괴롭기는 매한가지다.

복지정책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노인 연금, 의료비 보조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학생들의 주거 문제에도 관심을 좀 기울여 달라. 이 문제는 교육과 복지가 함께 걸린 문제가 아닌가. 미래세대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 싼값의 공공기숙사를 한 번 지어 놓으면 수십 년간 다수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걸 명심할 일이다.
부산시에도 한마디 하겠다. 지금 지자체가 잇따라 수도권에 '장학숙'을 건립하고 있다. 1974년 강원도가 처음 세운 이래 경기, 전남, 전북, 충북, 제주도 등이 자기 고장 출신 학생을 숙식시키고 있다. 전주, 정읍, 고창 등 기초단체도 학숙을 마련했다. 부산만 해도 서울에 유학 가는 학생이 매년 1만~2만 명은 될 게다. 부산시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가. "돈도 없는 주제에 서울로 왜 보내나"하고 혀만 차고 말 건가. 그 학생 중에 장차 부산에 돌아와 일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게다. 서울에 터를 잡더라도 고향을 위해 힘을 보태기도 할 거다. 이건 예산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안목과 성의 문제다. 고창군도 하는 장학숙을 왜 부산은 못 한단 말인가. 오페라하우스니 뭐니, 논란 많은 사업에만 돈을 쏟을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도 해 보라. 정 안 되면 국비와 시비를 매칭해 장학숙을 짓자고 정부에 요구해 보라.

서울의 지방 학생들은 자신을 집 없는 민달팽이에 비유한다. 몸뚱이 하나 보호할 껍데기도 없이 맨몸으로 객지에서 부대끼는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이렇게 무관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들에게 제 한몸 거둘 껍데기를 빌려주어야 한다. 밤낮 없이 아르바이트에 시달리면서 햇볕도 들지 않는 컴컴한 고시원에서 시드는 고달픈 청춘을, 앞으로 우리 세대를 부양할 우리 아이들을 내버려 둘 건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RSS

  1. 1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15> 부산의 섬, 우리나라 해역을 경계 짓다
  2. 2이강인 U-20 월드컵 출전 확정
  3. 33분 새 두 골…못 말리는 손흥민
  4. 4유족 “경찰이 수차례 피의자 난동 묵살해 터진 人災(인재)” 울분
  5. 5“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6. 6거인 선발 흔들리니, 불펜마저 휘청대네
  7. 7“아직도 등골이 서늘” 주민 트라우마 심각
  8. 8[동네책방 통신] 20일 시작되는 책방 스탬프투어…완주하고 럭키백 받자
  9. 9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10. 10도정 복귀 김경수, 진주 흉기난동사건 재발방지 대책 주문
  1. 1두 쪽 갈라진 바른미래 의총…'결별수순' 밟나
  2. 2이언주, 문전박대
  3. 3김학노 교수 차명진 의원에 일침 '온라인 초토화'
  4. 4한국당 "이미선 임명 강행 시 장외투쟁"…靑 겨냥 총공세
  5. 5文대통령, 내일 이미선 임명안 전자결재 할듯
  6. 6홍준표, 황교안 저격…“잘못된 시류에 영합”
  7. 7“박근혜 석방해야” vs “법적 요건 못갖춰”…정치권 설전
  8. 8한국당, 청와대에 최후통첩…“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강행 땐 장외투쟁”
  9. 9“전기료 누진제에 에어컨 사용량 포함해야”
  10. 10고성·몸싸움 ‘난장판’ 의총…결별 치닫는 바른미래
  1. 1방문객과 커팅…모델하우스 개관 이색 마케팅
  2. 2동남권 관문공항 추진 컨트롤타워 출범
  3. 3닭고깃값 30% 폭락했는데…2만 원대 치킨값은 ‘요지부동’
  4. 4국내 최대 중고차 박람회 ‘부카2019’ 19일 개막
  5. 5부산시 특례보증 확대, 수수료 0.4%로 낮춰
  6. 6“아라온호 연 300일 운항…제2 쇄빙선 건조 절실”
  7. 7미세먼지 저감투자 신항 집중…환경 열악한 북항노동자‘소외’
  8. 8금융·증시 동향
  9. 9한국은행 성장률 전망치 2.5%로 하향
  10. 10필립모리스, 담배 연기 없는 도시 프로젝트 부산·경남서 시동
  1. 1진주 살해범, 덩치 큰 남성은 안 건드려… 전문가 “심신미약 가능성 낮다”
  2. 2이회성, 이회창 친동생
  3. 3 진주아파트서 숨진 여고생, 피의자 피해 달아나기도
  4. 4조현병 뜻은?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증상 및 치료법은
  5. 5lg화학 미세먼지 배출조작에 사과문 “관련 생산 시설 폐쇄”
  6. 6오재원 승리 생일 파티 “직접 항공권 끊어 참석했다”
  7. 7“조현병-범죄 인과관계 없다”… 진주아파트 사건 피의자 조현병 병력 조명
  8. 8대만 지진 시내 도로가 갈라져… 대만 현지 반응 “저승가는 체험”
  9. 9'포항지진 지열발전이 촉발' 논문 쓴 교수들 "압력 많았다"
  10. 10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구속… 신상공개위도 18일 열려
  1. 1손흥민 골 영국 일본 중국 반응…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2. 2멀티 골 손흥민,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베스트 11’ 제외...토트넘 대신 맨시티 석권
  3. 3손흥민 골 넣었지만, 경고누적으로 챔스4강 1차전 출전 불가
  4. 4토트넘 손흥민 맨시티 꺾은 유니폼 누가 가져 갔을까…
  5. 5챔피언스리그 4강 일정은?
  6. 6챔스 4강 대진표 토트넘vs아약스… 리버풀·바르샤 피했지만 ‘손’ 출전 불가
  7. 7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혐한 네티즌도 손흥민에 반했다
  8. 8피파온라인4, 2주 만에 정기 점검...뭐가 바뀌나
  9. 9멀티골 손흥민, 평점 토트넘 1위 맨시티에 비수 꽂았다
  10. 10토트넘 챔스 4강… 가생이닷컴 日 네티즌 “넷우익은 그저 눈물만”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두 强기업의 즐거운 도시 실험
삼일정신을 다시 바라보다
기고 [전체보기]
21세기 과학기술과 부산의 미래 /박태주
한국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가계부채 /송정호
기자수첩 [전체보기]
역사 외면한 부산시의 무리수 /황윤정
동의 없는 수술은 폭력이다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구를 위하여 ‘경제의 종’은 울리나
정치의 봄은 언제 올 것인가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느린 호흡의 의미
말모이와 국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청와대는 ‘내로남불’ 민심 귀 기울여야 /김태경
부산 해법, 치열하게 논쟁해야 /박태우
도청도설 [전체보기]
성 ‘피트’ 뗀 졸리
참치 캔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며
자기 표현의 기술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전병과 갈레트
섬진강의 봄맛 다슬기
사설 [전체보기]
진주 참사 수차례 징후 경찰 대응 안이했던 것 아닌가
중입자치료센터 지역병원과 상생 바람직한 일이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행복, 복지국가, 그리고 비례대표제
노동자 건강과 생명보다 중한 건 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고난의 역사 견뎌낸 명화
황제의 이중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기업인이 알아야 할, 여성들의 정보탐색법
먹방,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과연 민심이 무섭긴 한 걸까
성급한 여당의 입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라일락의 계절 4월
연둣빛 봄날에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음식의 조화
봄에 마시는 와인, 로제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태극기 흔들며 기뻐 춤을 추다
아름다운 기증 ‘불이선란’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19부산하프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