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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세종시의 성공이 지방분권의 미래다 /장재건

중앙행정기관 이전 국가균형발전 과정…서울 중심주의 탈피, 지방민 입장 배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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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3-01-30 19:50:40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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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직장인들이 지방에 발령받는 것을 유배라고 여긴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실제 순환근무 형태든 '좌천'이든 지방으로 내려온 중앙 공무원 등을 보면 대놓고 표현은 않아도 알게 모르게 이런 분위기가 엿보인다. 그리고 권토중래, 중앙 복귀를 위해 위쪽에다 안테나를 꼽고 대충대충 유배생활을 흘려보내다 다시 올라가는 경우를 적지않게 봐 왔다. 아무리 교통이 편리해지고 첨단 IT세상이 도래해도 서울이 아닌 곳은 모두 '시골'로 치부되는 중앙집권의 뿌리는 여전히 깊다.

지난해 출범해 6개월여가 지난 '세종특별자치시'는 이런 중앙집권의 폐해를 없애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자는 오랜 숙제의 산물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불을 지핀 신행정수도는 위헌결정 등 우여곡절을 거쳤다. 이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쪼그라들었지만 어떻든 모양새를 갖추고 이전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실험이 진행 중이다.

세종시로 이전하는 중앙행정기관은 중앙부처 16개, 소속기관 20개 등 모두 36개다. 이전은 올해와 내년까지 모두 3단계로 진행된다. 세종시에는 지난해부터 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6개 부처가 입주를 마쳤다. 이곳으로 터전을 옮긴 중앙 공무원만 5500명이다. 첫발을 내디딘 세종시는 2030년까지 50만 인구를 목표로 한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이제 그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려있다.

이런 세종시를 두고 벌써부터 말들이 많다. 우선 서울에서 이전한 공무원들의 생활불편이다. 난데없이 생활 근거지를 '시골'로 옮겨야 하는 유배생활이 황당하리란 짐작은 간다. 가족이 함께 옮긴 사람도 있지만 교육문제 등을 감안한 나홀로 이전족들도 많다. 서울에서 셔틀버스 등을 타고 출퇴근에 4~5시간을 허비한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허허벌판에 청사만 덩그러니 있고 아직도 공사먼지가 풀풀 날리는 등 불편한 기반시설에 한숨소리도 그칠줄 모른다. 중앙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이들의 생활은 그야말로 눈물겨운 '세종살이'로 요약된다.

또 하나,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거론될 때부터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행정의 비효율성이 현실화됐다는 이전 공무원들의 목소리가 높다. 담당 공무원은 물론 장차관이 예산 협의 등을 위해 국회를 오가야 하고 업무 때문에 수시로 서울을 오르내려야 한다. 이러다 보니 몸은 몸대로, 업무는 업무대로 엉망진창이 된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대선공약으로 잘못 끼운 단추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성급한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지적에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허허벌판에 촉박하게 조성된 신도시에 편의시설이 갖춰지기에는 시일이 필요하다. 출퇴근하느라 길바닥에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찌보면 그들의 선택의 문제이다. '모든 것이 다 갖춰진' 서울의 안락함을 버리지 않기 위한 선택인 것이다. 갑작스럽게 가족 전체가 생소한 곳으로 이주하는 경우도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문제들은 30여년 전 정부부처의 과천 이전 때도 같았고 과천청사는 세월이 지나면서 안착했다.

'행정의 비효율성' 운운은 또 어떤가. 두 도시를 오가는 업무시간 낭비를 감안하면 이해는 되지만 이 역시 본질적인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서울과 세종시에 갖춰진 '화상회의시스템' 등으로는 부족하다는 불만도 운영하기 나름이다. 그간 몸에 밴 업무시스템을 벗어버리는 것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직접 그런 일을 당하지 않으니 속편한 소리라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랫동안 '서울공화국' 아래서 살아온 지방민의 입장을 생각하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취업을 위해, 진학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어쩔 수 없이 서울로 이주해야만 하고 출장을 위해 유관기관이 몰려 있는 서울을 수없이 들락거려야 하는 지방민의 입장에서 세종시 이전 공무원과 같은 생활은 이미 일상이다. 세종시에서 일어나는 일은 박근혜 새 정부의 과제이기도 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향해 가는 길에 거쳐야 하는 과정일 뿐이다.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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