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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칼럼] 21세기 문화 환경과 해양문화 유산 /신명호

문화역량 제고위해 해양 문화유산 필요, 연구·관심 절대 부족…제도·정책적 대응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12-12 19:35:02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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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국내외적 문화 환경은 격동기라 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문화 환경의 변화는 국내적으로 지식정보사회의 도래와 더불어 문화·관광, 문화·교육, 문화매체 상호 간의 융합을 촉진하고 있다. 한편 국제적인 측면에서 벌어지는 21세기 문화 환경의 변화는 유네스코(UNESCO)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197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이 채택된 이후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 등 세계적인 유형유산이 주기적으로 유네스코에 의해 등재되고 있다. 200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걸작'이 처음으로 선정된 후 세계적인 무형문화유산 역시 주기적으로 유네스코에 의해 등재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01년에는 '유네스코 수중문화유산 보호협약'이 채택되었고, 이어서 2003년에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이 채택되었다. 이 결과 세계적인 차원에서 유형문화유산, 무형문화유산, 수중문화유산의 보호에 관한 국제적 규범이 마련되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유형유산과 무형문화유산 등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하여 국가 간 또는 지역 간 경쟁이 격화되는 부정적 결과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적 문화 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나아가 이 같은 문화 환경의 변화를 문화 강국 건설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문화역량을 극대화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육지문화 유산뿐만 아니라 해양문화 유산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필요하고 아울러 제도적, 정책적 뒷받침 역시 절실하다. 왜냐하면 만주와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개된 한국의 유구한 역사에서 해양문화는 육지문화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요소였고 이는 미래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유형문화유산, 무형문화유산, 수중문화유산 같은 전통문화유산은 근본적으로 육지문화 유산과 해양문화 유산 두 가지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조선시대를 포함한 전통시대에 섬과 바다 그리고 그곳에 살던 주민들이 정부차원의 정책적 대상과 지식인들의 학문적 연구에서 심각하게 소외되었던 역사가 오늘날에도 반복, 재생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현재에도 해양수산을 전담하는 중앙정부의 부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역사학과 민속학, 국문학 같은 학문분야에서도 해양문화 유산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저조하다.

문화 환경 변화에 대한 대처는 우선 제도적 또는 정책적 측면에서 필요하다. 유네스코에 의해 주도되는 국제적 측면에서의 문화 환경 변화는 국제협약 같은 제도적 형태로 나타나므로 1차적 대응책 역시 제도적 대응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학문적 측면에서의 대응 역시 절실하다. 유형문화유산, 무형문화유산 또는 수중문화유산 같은 전통문화유산에 관련된 학문적 뒷받침 없는 제도적 측면만의  대응은 그 자체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유형문화유산, 무형문화유산 또는 수중문화유산 같은 전통문화유산에 관련된 학문적 뒷받침이란 측면에서 볼 때 가장 큰 문제점 내지 한계점은 이와 관련된 학문적 연구가 지나치게 육지문화 유산에 치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수중문화 유산에 관한 학문적 연구가 축적되려면 필연적으로 고고학 중에서도 수중고고학이 요청되는데 한국의 수중고고학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역사학, 인류학, 민속학, 국문학, 음악학 등 한국의 전통문화유산에 직간접으로 관련되는 학문적 연구에서도 육지문화 유산에 비해 해양문화 유산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12월 6일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로써 작년 5월 중국이 조선족의 아리랑을 '국가급비물질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촉발된 한중 간 아리랑 갈등이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아리랑 이외의 문화 분야에서 한·중·일 간의 갈등은 언제라도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한·중·일 삼국은 바다와 섬 그리고 대륙붕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같은 해양에서의 대립을 문화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도 해양문화 유산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과 학문적 대응이 요청된다.

부경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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