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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동반성장으로 가는 길 /이장호

대기업-中企, 정부 대책 온도차…양보하는 지혜로 진정한 동반자돼야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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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1-05-17 20:41:19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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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하다. 흐드러지게 핀 꽃과 녹음이 짙어지는 산을 바라보니 어느덧 마음도 설렌다. 매년 5월이면 좋은 계절의 기운을 듬뿍 담은 사랑과 감동이 넘쳐난다. 무엇보다 소중한 가정의 행복을 되새기는 날들이 가득하고 스승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전하는 날이 있기 때문이다. 5월은 또한 한국 현대사의 아픈 상처도 품고 있는데 바로 오늘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다. 이제는 역사적 상흔이 온전히 치유되길 바라며 성숙한 민주주의가 실현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또 하나 5월의 특별한 날은 올해로 23회를 맞은 중소기업 주간이다. 중소기업 주간은 1989년부터 매년 5월 셋째 주를 지정해 중소기업의 위상을 제고하고 중소기업인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올해는 '함께 하는 중소기업,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에 중점을 둔 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현재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의 중심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있다. 위원회는 출범 이후 동반성장지수, 초과이익공유제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불만을 토로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제도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세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제도는 1979년 도입됐으나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로 2006년 폐지됐던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의 연장선에 있다. 이른바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방어막으로 대기업의 진입을 제한하는 업종을 지정하고 이미 진출한 대기업은 사업을 이양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제도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시대 역행적인 발상이며, 특정 업종에 대한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경제의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시장기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찬성하는 측에서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중소기업은 설 자리가 없다며 오히려 더욱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까치밥'도 남기지 않고 먹으려는 대기업의 윤리의식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다. 문득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떠오른다. 그는 "시장은 생산 활동을 조직하는 데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사회제도를 지배하는 규범을 시장이 고쳐 쓰기를 원치 않는다면,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공론에 부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말로 경제적 효율과 사회적 정의가 균형을 이루는 문제를 두고 우리 모두가 본격적인 토론을 벌여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동반성장의 핵심은 불완전한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고 공정한 거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경제성장의 결실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정당하게 공유해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자는 취지다. 물론 대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규제하고 특정업종에 대한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정부의 개입이 다소 불합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한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장치가 불가피함을 인정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적인 지원책도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 대기업들도 동반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협력사들과 동반성장을 선언하고 협력사들의 장기적인 자생력 확보와 경쟁력 강화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사회적으로 상생경영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자못 기대가 크다. 다만,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노력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부와 대기업을 상대로 마냥 어렵다는 볼멘소리만 낼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다.

동반자는 파트너다. 우리는 인생의 길을 함께 가는 부부나 깨달음을 위해 수행하는 도반(道伴)을 동반자라 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힘들 때 의지하고 서로 살게 할 때 비로소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비난하며 잘못을 들추고 발목을 잡는 것은 동반성장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한발 양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BS금융지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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