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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범어사 화재와 문화유산 관리 /류경희

부산 전역 산재한 고귀한 문화재 탐사보도 필요

굿극 '씻금' 리뷰, 관객소감 있었으면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2-28 20:48:21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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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4대 강, 연평도 피격, 구제역 등 우리 국민이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한 한해를 보내는 가운데 부산시민으로선 소중한 문화유산인 범어사의 천왕문을 화재로 잃게 돼 이래저래 울적한 기분이 더하다. 며칠 전 화재현장에 가보니 잔해가 다 치워져 참혹한 형상은 덜했지만 불에 타 검게 그슬린 나무들도 베이고 나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 범어사 들머리 구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게 된다는 생각에 많이 허탈했다.

국제신문은 천왕문 화재와 관련해 사설과 여러 건의 기사로 조명을 잘 해주었다. 다만 17일자 기사(사회불만? 원한 의한 방화?…불교계 예의주시)에서 경찰이 추정하는 방화 용의자를 소개하며 사회불만자, 원한을 품은 자, 정신질환자 그리고 타종교인을 들었다. 이런 것은 굳이 밝히지 않아도 다 아는 얘기이고 오히려 은연중에 모방범죄를 부추길 뿐만 아니라 지금은 더욱이 나라가 종교적인 이슈로 예민한 시점이므로 사회통합 차원에서 자제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국제신문에 우리 문화재의 전반적인 관리체계에 대한 탐사보도를 당부하고 싶다. 최근 범어사 법고가 칼질로 훼손된 경우도 그렇고 화재뿐만이 아니라 관리부실과 방치로 얼마나 많은 문화재가 수난을 당하고 멸실되고 있는지 모른다. 일본과 유럽의 치밀한 문화재관리에 대해 많은 걸 배울 필요가 있겠다. 부산은 워낙 오래된 문화유산이 적기도 하거니와 그동안 인식부재로 그나마 가진 근·현대유산을 많이 잃었고 지금도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시민공원에 조성될 하야리아 터에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재가 묻혀있는 사실이 시굴조사에서 밝혀졌다. 부산지역 고대사를 밝혀줄 중요한 유적이 될 것이라고 하니 고대유물이 빈약한 부산으로선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러한 소식을 국제신문은 2일 큰 지면을 할애해 그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사설을 통해 완공이 늦어지더라도 숲, 공연장, 유적지가 어울리는 문화역사공원을 만들도록 하자며 조급증을 버리지 못하는 우리 행정문화를 경계하는 바른 문화의식과 철학을 보여주었다.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부산 오륙도에 이르는 650㎞ 해안길인 해파랑길을 13차에 걸쳐 답파하고 (동해 대트레일을 연다) 다시 갈맷길. 국제신문의 걷기문화에 대한 신념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인문학적인 깊이가 더해진 구수한 얘기 속에 걷는 길들 (갈맷길, 얘기꽃 피다)은 읽는 재미가 참으로 쏠쏠해 3회 기획이 아쉬웠다.
감동적인 공연 한 편이 그리운 계절에 모처럼의 리뷰기사(9일자, 굿극 씻금)가 있었다. 지난 7, 8일 이틀간 국립부산국악원 대극장에 올려진 굿극 '씻금' 이다. '씻금'은 진도씻김굿을 극형식으로 만든 작업인데 굿극은 이윤택 씨가 오랫동안 탐색해 온 터라 자못 출중한 무대였다. 기사는 무대와 관객 간에 하나가 된 신명나는 굿판을 차분하게 잘 소개했다. 다만 관객들의 소감을 실었더라면 훨씬 현장감이 전달되고 연극계의 다음 작품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필자의 경우 절정부분인 씻김과정이 조금 미진한 느낌이었고 진도씻김굿 단골인 채정례 씨가 잠깐이라도 무대에 서든지 아니면 막을 내릴 때 소개가 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13일자 '거가대교의 모든 것' 은 지면을 한 면 할애해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교각의 구조공학적 부분을 그래픽과 도표로 단순명료하게 처리해 재미있게 읽으면서 교량건설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훌륭한 신문은 똑똑한 독자를 만든다는 걸 새삼 느낀다. 부산시 문화예술과가 송년회 대신 정책수립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문화도시 창조도시 관련 특강을 들었다는 기사(20일, 철학특강으로 마무리하는 한해), 국립해양박물관 건립사업이 예산 확보로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소식(18일), 방치되었던 동래부 동헌이 복원된다는 소식(25일) 등은 범어사 화재로 낙심한 부산시민에게 위안이 되고 희망을 주는 좋은 기사였다. 내년에도 국제신문에서 따뜻하고 희망적인 기사들, 시정을 이끌 수 있는 기사들을 많이 접하기를 기대해본다. 문화유산해설사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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