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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중국의 부상과 우리의 대응 /한승주

中, 경제는 실용노선 외교는 냉전 방식

한·중, 한·중·일 FTA 동북아 해법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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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11-23 21:16:35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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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미·중파워와 관련해 양국의 국가 총생산(GDP) 추이를 봤더니 올해 미국은 15조 달러, 중국은 약 5조 달러였다. 일본은 5조 달러가 채 안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율이 연간 6% 차이라면 앞으로 20년 이내에, 그러니까 2030년에 중국이 미국을 GDP에서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중국이 반드시 미국보다 강한 국가가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은 그러한 경제력을 군사력이나 정치력에 활용할 것이다. 최근 센카쿠 열도 문제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중국의 행태는 미국에 도전이 되고 주변국에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사실이다.

또 중·일 관계를 보면 GDP총액 등 여러가지 면에서 이미 중국이 일본을 앞질렀고 앞으로 격차는 계속 커질 것이다. 중국은 또 경제력과 자본을 활용해 외교적으로 일본을 압박하는 움직임도 시작했다. 그렇다면 일본으로선 다시 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미국으로서는 경제 측면에서는 중국과 협력하고 안보 측면에서는 한국 일본과 협력하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경쟁과 협력 두가지 측면이 모두 있다고 하겠다.

한국의 경우 중국과 일본 사이의 경쟁이 심화되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우리는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 일본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는 외교적, 정치적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문제는 중국 지도층의 사고 방식이다. 중국은 경제면에선 실용적이면서도 외교나 정치면에선 냉전시대의 편 가르기 식 태도를 여전히 보이는 경향이 있다. 한·미동맹은 냉전의 유산이라는 중국외교부의 설명이나 6·25전쟁은 정의의 전쟁이라는 시진핑 부주석의 발언이 대표적인 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반도 통일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을 설득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우리로서는 인내심을 갖고 한반도 통일이 중국의 장기적 이익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한·중,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중국과 우리의 관계를 정치외교적으로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옹호하거나 최소한 북한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는 입장을 취했고, 김정은의 3대 세습도 받아들이고 있다. 안보면에서는 심지어 미·일, 한·미 동맹에 대항해 북한 러시아 등과 제휴하는 냉전적 동맹권 간 대결로까지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은 증강된 국력을 배경으로 동아시아와 인도양 지역으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이에 대해 미국은 일본, 한국, 호주 등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대처해 왔다. 특기할 만한 것은 최근 여기에 중국의 역사적 라이벌들인 서남아의 인도와 동남아의 베트남이 추가되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그동안 도광양회(韜光養晦) 정책을 통해 힘을 숨기고 경제적인 실력을 길러 왔지만 이제 돌돌핍인 (咄咄逼人)으로 전환해 힘을 과시하고 경제적 레버리지를 이용해 정치외교적 압력을 가하는 정책도 구사하고 있다. 최근 중국 선박이 센카쿠 열도 수역에서 일본 순시선을 들이받고 선장이 연금되었을 때 전방위적 압박으로 일본을 굴복 시켰던 것이 좋은 예다. 중국은 이제 경제력을 활용해 국민의 민족주의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정치외교적 목표를 달성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의 또다른 목표는 북한과 관련된 것이다. 중국은 북한이 천안함 사태를 일으키고, 핵실험 미사일 실험을 통해 동북아에 긴장을 조장함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두둔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할 망정 정권이 붕괴돼 불안정을 초래하는 것보다는 현상유지가 유리하다고 판단해 북한의 경제회복과 정권 승계 구도를 지원, 승인해 주므로써 북한 정권의 존속을 유지하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주변 4강과 긴밀한 대화와 협조를 통해, 또 북한에 대한 인내있는 실질적 대화 교류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고려대 명예교수·전 외무부 장관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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