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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北 조기붕괴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임을출

성급한 통일 논의보다 남북간 소통이 우선이다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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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0-03-28 21:14:49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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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함 '천안호'가 북한과의 해상 경계선 부근에서 침몰한 뒤 남북 간에 미묘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듯하다. 이런 가운데 향후 10년 내 북한이 파괴적 방식으로 붕괴의 길을 걷게 될 경우에 대비해 전 세계가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목숨이 3년도 채 남지 않았음을 내비치며 통일대비 전략을 시급히 짜야 한다는 계몽성 시론들도 넘쳐나고 있다.

이처럼 나라 안팎에서 북한 조기 붕괴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는 갈수록 팽배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지난해 11월 화폐개혁 이후 시장폐쇄 같은 '반시장적' 조치로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생필품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자 주민들의 불만이 위태로울 정도로 팽창됐다는 과장돼 보이는 분석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부 외신은 북한이 안고 있는 부패와 불평등 확대 및 만성적인 식량난이 미국이나 남한 또는 외부 세력 때문이 아니라 바로 북한 정권의 잘못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상적인 형태의 저항'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분석을 전하기도 한다.

모두들 한반도 미래전략을 준비하거나, 통일을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거대 담론들만 무성하고, 보다 객관적인 현실, 그리고 현장에 기초한 구체적인 실천 과제에 대한 논의는 드물다. 미래에 언제 닥칠지 모를 막연한 상황을 가정하면서 당장 현실적으로 북한 주민들을 껴안고, 함께 통일을 준비하는 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실종된 셈이다.

앞으로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남북경협이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같은 통일 과정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남북한 주민들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높아져야 하고, 이들의 역할에 대한 논의들이 다시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급변사태나 통일논의의 추상성 수준을 낮출 수가 있고, 일부 보수 논객 중심이 아닌 일반 대중들의 참여도 넓혀갈 수 있다. 많은 보수적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북한의 내부 불안정성에 대한 분석과 급변사태 논의에만 몰두하면서 정작 지금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대중과 함께 통일을 대비하고 실천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사라졌다.
지난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현재까지 민간인들 간의 신규 경협 사업 승인은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더구나 인도적 지원도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남북 주민 간의 접촉과 대화는 크게 줄어들었다. 문제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북한 측뿐 아니라 남북경협기업들이나 대북 인도적 지원 단체들로부터 적극적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56개 NGO 단체로 구성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정부가 북한에 대한 물자반출 제한을 풀지 않을 경우 남북협력기금 보조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도움 없이 사업을 스스로 꾸려나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보수와 진보 단체가 병존하고 있는 이 협의회에서 앞으로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을테니 간섭도 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북민협은 "통일부가 국민을 설득해 정책의 이해나 협조를 구하진 않고 국민 자율모금에 의한 지원사업마저 단절시키고 있다"면서 정부에 대해 반출 제한의 기준과 사유를 묻는 공개질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통일 대비는 정부 당국자나 일부 학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논의에 그쳐서는 안 된다. 또한 많은 기업과 민간 단체들이 관심을 갖고, 미리 경험을 쌓으면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최대한 많이 제공해야 한다. 북한이 식량난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것은 여러 요인 중에서도 특히 '새 둥지'처럼 상호 의존적이고 촘촘히 짜여 있는 사회·정치체제 때문이다. 이전과 다른 북한 내부의 불안정 요인들이 일부 포착되고 있기는 하지만, 접촉과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북한 정권의 조기 붕괴설만 확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러모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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