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해와 달의 신비로운 어울림 /김영도

개기일식 대장관 관측 자체가 희귀

우리 천문학도 우주 향해 도전을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9-14 20:42:23
  •  |  본지 30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7월 22일 금세기 들어 지속시간이 가장 긴 개기일식이 있었다. 지구의 반을 가로지르는 이번 개기일식의 진행 경로는 인도에서 시작해 네팔, 방글라데시, 미얀마, 중국을 거쳐 아시아 대륙을 통과하여 일본의 류큐섬을 지난 후, 태평양 남동쪽에서 최정점에 이르렀다. 한반도 지역에서도 부분일식을 관측할 수 있었고, 서울지역은 태양이 78% 정도, 제주 지역은 90% 이상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나타났으므로 남쪽 바다로 갈수록 개기일식에 가까운 해와 달의 신비로운 어울림을 볼 수 있었다.

식(蝕·eclipse)이란 한 천체가 다른 천체를 가리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일식과 월식이다. 일식(日蝕)은 달이 해를 가리는 현상으로 달의 그림자가 지구에 드리워지는 현상이며, 월식(月蝕)은 지구가 해를 가리는 현상으로 지구의 그림자가 달에 드리워지는 현상이다. 태양을 모두 가리게 되면 개기일식, 일부만 가리게 되면 부분일식이라 한다. 일식이 발생하는 원인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고 달이 지구를 공전하기 때문이고, 지구-달-해가 일직선으로 놓일 때 발생한다. 일식은 전 지구적으로 1년에 2번에서 4번 정도 일어난다. 그러나 그것을 관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지구 표면에 나타나는 달그림자의 직경이 150km에 불과한데다 그 지속시간도 4분에서 최대 6분을 넘지 않을뿐더러 70%가 바다인 지구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하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전체 지구표면의 2% 정도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다.

그런데 태양에 비해 크기가 아주 작은 달이 어떻게 태양을 가릴 수 있을까? 크기가 작은 달이 그것도 정확히 같은 크기로 태양을 가릴 수 있는 데는 이 두 천체 사이에 존재하는 400분의 1이라는 황금비율이 있기 때문이다. 달은 태양의 지름에 비해 400분의 1크기다. 그런데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도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에 400분의 1이다. 그래서 정확하게 달이 태양을 가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일식은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우주에서는 지구에서 유일하게 관찰할 수 있다. 우연한 일치치고는 참으로 오묘한 우주의 질서이다. 일식을 두고 '우주쇼'라고 일컫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기일식은 그 자체가 환상적인 천문 현상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유발하지만, 특정지역에 한정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일생에 관측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다.

일식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은 이집트, 잉카 제국, 중국의 하왕조 같은 고대 국가의 기록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들이 천체의 움직임에 대하여 상당한 관심과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증거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대인들에게 있어서 개기일식은 신기한 천체 현상이기 이전에 신의 노여움이나 재앙을 예고하는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태양이 제왕을 상징한다고 믿었던 고대 한반도에서도 일식은 곧 제왕이 본래의 빛을 잃는 것으로 여겨져서 흉조라고 생각하였다. 그런 초자연현상이 지금은 세계적인 관광상품으로 변해 버렸으니 과학의 힘을 실감하게 한다. 인류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과거의 개기일식 기록을 찾고 연구한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지금보다 약간 빠르거나 느리면 일식이 발생하는 영역이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일식 기록을 거슬러 올라간다면 식이 발생한 위치와 현재 식 발생 지역을 고려하여 지구 자전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이것은 태양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변하는 것과 관계가 있으므로 궁극적으로는 지구 기후 변화의 원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아직까지 과거의 일식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고, 어렵게 찾아낸 기록들도 그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관련 연구가 크게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천문대에서는 이 현상을 관측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제천문연맹과 유네스코는 천체망원경 400주년을 기념해 2009년을 세계천문의 해로 지정했고 UN이 세계 천문의 해를 선포할 정도로 국제사회에서는 천문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요즘 인기 있는 역사드라마 '선덕여왕'에서도 알 수 있지만 우리 조상들의 천문학에 대한 관심과 그 관측능력은 결코 세계에 뒤지지 않는다. 비록 최근 우주를 향한 나로호의 도전이 실패했지만 이러한 실패가 대한민국이 우주산업 선진국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동의과학대 부총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북항은 진정한 부산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기고 [전체보기]
깨끗한 선거, 비전 있는 조합 /김주현
장거리 통학 /동길산
기자수첩 [전체보기]
혐오 키운 우리 안의 방관자 /김민주
윤창호 가해자를 향한 분노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스마트’하게 살지 않을 권리
명연설이 듣고 싶다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학생 학교 선생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제례악에 내포된 음양오행 사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지방자치 후퇴는 안 된다 /김태경
거장작품 살 돈 없는 미술관 /정홍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대통령의 전화
새 광화문광장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읽으며
허수경 시인을 떠나보내며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낙동강 재첩국’ 지켜온 40년
온천욕과 복국
사설 [전체보기]
대통령까지 나선 미세먼지, 총체적 대책 세워야
무용지물 된 소규모 기계식 주차장 이대로 둘 건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출산 절벽시대 ‘인구 장관’ 필요하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미술관을 지키는 강아지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길
‘집권 3년 차 증후군’ 되풀이 않으려면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발랄라이카와 닥터 지바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포도의 변신은 무죄
자연·인간의 합작품 아이스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