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새로운 달탐사 시대를 맞으면서 /이명현

인류 달 착륙 40년, 일식겹쳐 관심 고조

한국도 프로젝트 속속…야심보단 성찰 먼저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7-27 21:06:38
  •  |  본지 26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주는 온통 달의 향연이었다. 지난 1969년 7월 20일 22시56분20초(미국 동부시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발을 디딘 순간이었다. 아마도 세상을 인지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인류의 조상들은 해와 별과 함께 달도 함께 올려다보기 시작했을 것이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가 달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는 가보고 싶은 동경의 대상으로 달을 마음속에 품어왔을 것이다. 지난 1969년 그해 여름, 마침내 인류의 오랜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달 착륙 40주년을 맞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 탐사에 나섰던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그리고 마이클 콜린스를 백악관으로 초대해서 공식 기념행사를 가졌다. 달착륙 4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하고 뜻 깊은 행사들도 많이 열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40개국의 천문학자와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구역을 나눠 찍은 달 사진의 콜라주를 만들어서 발표하기도 했다. '2009 세계 천문의 해' 국제 공동 행사의 하나로 이루어진 이번 이벤트의 제목은 '전 인류를 위한 달'로 붙여졌다. 400년 전 갈릴레이가 스케치한 달 표면 그림과 유럽유주국의 달 탐사선 스마트 1호가 찍은 달 사진도 포함되었다. 영국 런던의 과학박물관에서는 작곡가 브라이언 이노의 작품 '아폴로'를 한국인 작곡가 이우준이 편곡해서 달 착륙 40주년 기념 연주회를 가졌다. 달 탐사선 루나 르네상스 오비터는 달 표면에 그대로 놓여 있는 아폴로 11호의 착륙선 이글호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전송해 오기도 했다.

그런데 아폴로 계획이 지난 1972년에 막을 내렸고 달 표면을 밟았던 우주인이 고작 12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1972년 아폴로 17호 우주인 진 서넌과 잭 슈미트가 달 표면에 머물렀던 것이 마지막이었다. 12명의 우주인이 달 표면에 머물렀던 시간은 단지 300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 중 9명만이 생존해 있다.

달 착륙 40주년을 축하라도 하듯이 지난 22일에는 이번 세기 최고의 개기일식이 있었다. 인도 북부 지역에서 시작된 개기일식은 네팔, 부탄, 방글라데시, 중국, 일본 남부 섬 지역을 거쳐서 태평양으로 이어졌다. 일식은 태양, 달 그리고 지구가 일직선상에 나란히 놓일 때 일어나는 천문현상이다. 이때 지구표면에 생기는 달그림자 속에 들어가는 지역에서는 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일식도 달의 향연인 것이다.

나도 중국 가흥에서 개기일식 관측에 나섰는데 구름과 싸웠던 반쪽짜리 개기일식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구름 뒤로 숨은 개기일식의 순간에 갑자기 깜깜해지면서 밤이 되었다가 몇 분 후에 다시 세상이 환해지는 경험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이번 개기일식대가 공교롭게도 새롭게 달탐사를 시작하는 나라들에 걸쳐있다는 우스갯 소리도 나왔다. 실제 중국, 인도 그리고 일본은 최근 달 탐사선을 연달아 쏘아 올리면서 달 탐사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에 자극을 받은 미국과 유럽연합도 새로운 달 탐사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선도하는 새로운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류가 다시 달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십수년 내로 달에 사람을 보내는 유인 달 탐사 계획이 새로운 달 탐사 계획의 핵심이니, 이번 세기 초반기가 또 한번의 달탐사의 시대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달 탐사를 향한 작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조만간 고흥에서 우주발사체를 직접 쏘아 올릴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한 단계 높은 우주탐사에 참여한다는 전략이다. 아직은 희망 섞인 구상 단계지만 오는 오는 2020년대에 달 탐사 궤도선과 착륙선을 개발할 계획도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새로운 우주탐사 시대의 달탐사 프로젝트에 당당하게 참여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환영하고 기대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급하게 설익은 계획만을 먼저 발표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먼저 달 탐사가 갖는 비전이 무엇인지 성찰해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그런 다음 과학적으로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과 지금은 불가능해 보이지만 꼭 도전해야 할 일들을 냉철하게 판단해서 하나하나 끈질기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연세대 천문대 책임연구원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오거돈 부산시장
부산정치인의 말말말
부산정치인의 말말말-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새해 개천에서 용이 나려면
1919년 그리고 100년, ‘잡화엄식(雜華嚴飾)’을 꿈꾼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농업이 도시로 들어오고 있다
북항은 진정한 부산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기고 [전체보기]
장거리 통학 /동길산
보이스피싱, 알면 당하지 않아요 /김철환
기자수첩 [전체보기]
혐오 키운 우리 안의 방관자 /김민주
윤창호 가해자를 향한 분노 /이승륜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스마트’하게 살지 않을 권리
명연설이 듣고 싶다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삶의 존엄, 죽음의 존엄
학생 학교 선생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제례악에 내포된 음양오행 사상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지방자치 후퇴는 안 된다 /김태경
거장작품 살 돈 없는 미술관 /정홍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북미 합숙 협상
만 원짜리 지폐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신춘문예 당선 소감을 읽으며
허수경 시인을 떠나보내며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국민의 눈높이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낙동강 재첩국’ 지켜온 40년
온천욕과 복국
사설 [전체보기]
뉴스테이 사업 재검토…임대주택 공급 차질 없어야
주휴수당 부담에 ‘알바 쪼개기’…악화되는 고용의 질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생계급여 수급 노인과 ‘줬다 뺏는 기초연금’
출산 절벽시대 ‘인구 장관’ 필요하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미술관을 지키는 강아지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길
‘집권 3년 차 증후군’ 되풀이 않으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자연·인간의 합작품 아이스와인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