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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더 정직하고 엄격해야 할 과학기술인 /권태우

사회파장 사건마다 '비양심' 숨어 있어

식의약품 등 검사 때 진실성 신뢰성 기본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9-07-13 20:59:5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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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쌀밥이 부의 상징이었던 배고픈 보릿고개 시절에는 리어카 끄는 아저씨가 커다란 소쿠리에 인심 좋게 담아주던 감자나 고구마를 쪄서 소금이나 설탕에 찍어 먹으며 끼니를 대신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렇게 값이 쌌던 감자나 고구마가 이제는 녹말이 주성분이고 많은 필수 단백질 및 비타민 C를 포함하는 알칼리성 식품이며 다이어트와 미용의 웰빙 식품이라고 선전되면서 귀한 대접을 받으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좁은 땅덩어리에 그나마 농업인구의 감소로 인한 높은 인건비로 인하여 지금 우리의 식탁 대부분은 국산이 아닌 값이 저렴한 수입된 식재료로 대체되고 있다. 물론 싼 식재료가 모두 인체에 유해한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비싸다고 해서 인체에 특별히 유익한 것도 아니다.

최근 들어 과거에는 예기치 못했던 잔류농약이나 공업용 유해첨가물까지 자주 사회의 톱이슈가 되어 법적 문제까지 이르게 되어 형사 처벌을 받거나 관련업종에 종사하는 선의의 사람들이 엉뚱한 재산피해를 입기도 한다. 이 같은 우리의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문제는 대부분 자급자족하던 예전과 달리 무역장벽의 철폐에 따른 수입자유화와 이에 따르는 일부 비양심적인 상술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식의약품들의 유해성를 판단하는 정확하고 전문적인 분석 능력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으며 간단한 산염기도 측정장치부터 고가의 정밀 분석장비까지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검사 장비도 필요하게 되었다. 그 중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기기는 액체나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법을 사용하는데 그 원리는 소, 토끼 그리고 말이 긴 터널을 경주하여 빠져나올 때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다르듯이 식품 등에 포함되어 있는 각기 다른 유해성 물질들도 긴 관(column)을 통과하는 시간(retention time)이 다르므로 이미 밝혀진 유해물질 통과시간 값을 가지고 비교하여 밝혀낸다. 이때 오차는 0.001~0.009분 범위로 정확성이 매우 높으며 최근 문제가 되었던 멜라민도 이 방법을 사용하여 족집게처럼 잡아 낼 수 있다.

식의약품의 변질, 부패, 변색 및 화학변화를 방지하게 하는 보존제와 토양환경과 병해충 방지와 성장을 돕기 위한 농약, 제품들의 색소, 향료 등의 첨가제 등의 유해성분 확인, 운동선수들의 스테로이드나 펩타이드 호르몬, 흥분제에서부터 마약류 검사 등의 도핑테스트도 크로마토그래피법을 이용하는데 특히 88 서울올림픽 때 캐나다의 육상 100m 우승자 벤 존슨의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을 밝혀내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식품 및 의약품의 유해성 검사를 전담하는 전문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있으며, 또한 그 감독하에 두는 산하 전문 분석기관도 있다. 대학교 부속의 기기센터에서도 기업과 관련기관에서 검사를 의뢰하며 최근에는 백화점 등의 유통업계와 많은 사설업체에서도 장비 구입과 자체 기기실험실을 두고 검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다양한 조건에서 유해성분들을 정확하게 잡아 낼 수 있는 검증된 분석전문가의 확보와 지속적인 교육이다. 이를 위해 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형식보다는 윤리적인 차원에서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접근하여야 할 듯 싶다.

얼마 전 뇌물의 유혹에 휘말린 탐욕의 회계사는 망해 가는 기업의 가치를 탄탄한 기업인 것처럼 허위로 공인해 줘 이를 믿고 투자한 회사가 도산하는 바람에 거액의 손실이 고스란히 투자가들에게 돌아갔던 어처구니 없는 경우를 상기하면 식의약품의 유해성 검사를 담당하는 모든 요원들은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공정한 검사에 임하여야 할 것이다.
2005년도 생명과학 연구과정에서 발생된 줄기세포 사건 이후 2007년 4월에 선포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인 윤리강령에서는 정직성, 진실성과 정확성이 연구 결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필수 사항임을 인식하고 특히 날조, 변조, 표절 및 중복발표 등과 같은 부정행위를 배격함을 중시하였다. 따지고 보면 이는 비단 과학기술인들에게만 국한되는 사항은 아니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인들이 자연과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며 살아야 된다는 우리 모두들의 윤리강령인 것이다.

경성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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