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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피로와 내구수명 /김영도

제품이나 조직의 수명 늘리려면 피로 요소들 제때 제거해줘야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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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09-04-13 20:29:4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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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제품을 살 때 고려하는 요소로는 품질, 디자인, 가격, 브랜드, 서비스 등이 있다. 어느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최근의 소비자들은 서비스가 잘 되는 제품을 선호한다고 한다. 하지만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은 제품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제품은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는 제품일 것이다. 그러나 고장 나지 않는 제품이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반드시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구입한 제품을 고장 없이 계속 사용하게 되면 상품과 자본이 순환되지 않아 기업은 이윤창출이 어렵게 된다. 또 기업이 이윤을 내지 못하면 신제품개발을 위한 투자나 고용창출에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고장 없는 제품일지라도 항상 순기능만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이윤추구와 소비자의 제품만족도,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제품의 내구성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오늘날 제품을 개발할 때는 제품의 수명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유리하도록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보통 제조회사에서는 품질보증기간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제품의 수명을 알려준다. 품질보증기간만큼은 제품에 하자가 없도록 설계해 생산하는 것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제품의 수명을 조절하기 위한 내구설계 단계에서 피로(疲勞)현상을 고려한다. 피로라고 하는 것은 외부에서 작용하는 하중 등 제품의 품질을 위협하는 요소가 제품에 쌓이는 것을 말한다. 제품에 피로가 쌓이면 보통 한 번에 제품이 파손되거나 고장에 이르지 않지만 피로가 계속해서 축적되면 제품은 수명을 다하게 된다. 이러한 피로현상은 외부에서 제품에 작용한 힘이 재료 내부에 축적(잔류응력)되므로 발생한다. 통상 금속제품의 경우 열처리를 하면 제품 내부의 잔류응력이 제거되므로 궁극적으로 제품의 수명이 연장된다.

최근 내구설계 기술수준은 제품개발 단계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과 실험 등으로 수명을 예측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해 있다. 제품의 수명을 과학적으로 예측해 기업과 고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같은 원리는 제품뿐 아니라 기업이나 조직에도 적용된다. 경제가 어렵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른 기업이나 단체의 영속성이 관심사로 대두된다. 자신이 속해 있는 기업의 내구수명이 얼마인지 궁금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기업 중 내구수명이 50년 이상 지속될 기업은 얼마나 될까? 지난 IMF위기 때 많은 기업이 사라졌고 최근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하여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어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제품의 내구수명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듯 기업이나 단체의 내구수명을 과학적인 진단을 통하여 예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열처리라는 도구로 제품의 내구수명을 단축시키는 잔류응력을 제거하는 것처럼 기업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요소를 예측하고 발견해서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생활도 마찬가지다.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몸에 지니게 되면 몸은 피로를 느끼게 되고, 피로한 상태가 계속되면 큰 병으로 발전해 수명이 단축되기도 한다. 이런 불행을 막으려면 피로를 느낄 때 목욕을 한다거나 푹 쉬면서 체내의 피로요소인 스트레스를 적절히 제거해 주어야 한다. '적우침주(積羽沈舟)'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새의 깃이라도 쌓이고 쌓이면 배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뜻이다. 작은 힘이라도 합치면 큰 힘이 된다는 긍정적인 의미와 작은 결함이 쌓이면 치명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제품이나 조직 모두 피로물질이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관심을 가지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처방을 통해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노력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제품이건 조직이건 지금 당장은 견딜 만하다고 피로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누적된 피로는 전체를 침몰시킬 만큼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거나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살아남는-최적의 내구수명을 갖는-조직을 만들기 위해선 긍정적인 깃털을 쌓는 조직과 개인의 노력이 절실하다.

동의과학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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