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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유튜버 할래” 허언증 되지 않게…성공 노하우 나눠요

1인 미디어 전성시대…부울경 유튜버 뭉쳤다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05-31 19:10:11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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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세청 신고된 1인 미디어 창작자 3만4000명
- 이 중 절반은 1년에 40만 원밖에 못번다는데
- 年 7억 버는 상위 1% 크리에이터 비결은 뭘까

- 녹록지 않은 현실에 부딪힌 지역 창작자 위해
- 인기 유튜버가 부울경 모임 ‘유유상종’ 만들어
- 콘텐츠 생산 고민 나누고 정보와 ‘에너지’ 공유

“얼굴 없는 콘셉트로 부동산 소개 유튜브를 운영합니다. 직장과 병행하다가 올해 초 고민 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유튜버로 나섰어요. 올해는 유튜브 채널과 연계한 사업을 안착시키는 게 목표입니다.”(태박이)
지난 27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콘텐츠코리아랩에서 부울경 유튜버 커뮤니티 ‘유유상종’이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유튜브 채널 ‘OBL-온라인농부, 사자가 되다’의 운영자가 ‘유튜브와 이커머스 연계’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 최승희 기자
“서울에서 데이터 분석·보안 일을 하면서 IT 수험 관련 유튜브를 했습니다. 컨설팅이나 외주제작 문의가 들어오는데 그 수입이 월급을 추월하더군요. 지난해 퇴사하고 부산에서 IT컨설팅 회사와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분석하라윤파고)

직장인의 2대 허언이 ‘퇴사할래’와 ‘유튜브 할래’라고 한다. 앞에 언급한 두 유튜버는 ‘퇴사’와 ‘유튜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아주 성공적인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직장인의 마음은 또 저항 없이 설렌다. ‘나도 유튜버 한번 해봐?’.

■ 부울경 유튜버 커뮤니티 ‘유유상종’ 출범

애석하게도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상당수 유튜버의 수익은 최저생활비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가 이를 말해준다. 이달 초 나온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 미디어 콘텐츠 창작자(유튜버, BJ 등)로 수입을 신고한 사람은 3만4000여 명, 평균 연봉은 2500만 원으로 조사됐다. 물론 상위 1%의 연평균 수입은 상상을 초월한다. 무려 7억 원이다. 반면 하위 50%의 연평균 수입은, 고작 40만 원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얼마 안 가 유튜버를 포기하는 경우도 다반사. 수익이 맥없이 바닥만 기어도 누구에게 어떻게 도움을 구해야 할 지 모르는 게 개인, 특히 지역 유튜버의 처지다. 생각해보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경쟁에서 살아남은 성공 유튜버가 그 비법을 대가 없이 전수해 줄 리도 만무하다.

그런데 이러한 ‘셈법’과 달리 부산의 한 유튜버가 ‘큰형님’을 자처하며 지역 유튜버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383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푸드킹덤’의 이창훈 대표가 주인공. 모임 이름은 ‘유유상종(YouYou相從)’으로 짓고, 유튜버와 유튜버가 서로 사귄다는 뜻을 붙였다. 지난 3월 첫 모임에는 부울경 유튜버 30명이 그의 뜻에 응답했다. 부산에서 이렇게 많은 유튜버가 한자리에 모인 건 처음이었을 거다.

■ 카메라 밖 얼굴 맞대고 생존·성장 고민 나눠

부울경 유튜버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평소 궁금증을 질문하고 토론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지난 27일 부산콘텐츠코리아랩(해운대구)에서 유유상종 두 번째 모임이 열렸다. 부울경 유튜버 약 40명이 모여들었다. 분야가 다채롭다. 푸드 농사 부동산 스포츠 공정 정비 등 이렇게 다양한 유튜버가 우리 주위에서 활동했다니 새삼 놀랍다. 유튜버의 길로 이끈 사정도 제각각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이 줄어서, 직장생활이 무료해서, 우연히 농사를 짓게 되면서 등.

세상의 모든 잡(JOB)을 들여다보는 채널 ‘잡생각’의 배상진 씨는 “직장 20년 차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태박이 채널에 출연(별명 ‘구서동 행님’)했다가 재밌다는 평가에 용기내 개인 채널을 만들었다. 아직 성과는 미미하지만 행복해하는 내 모습이 좋다. 꾸준히 오래 하는 사람이 이긴다고 하더라. 많은 사람과 오래 할 수 있는 채널로 만들고 싶다”며 바람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참가 유튜버들의 자기소개, 세미나, Q&A로 진행됐다. 세미나는 선배 유튜버의 재능기부 강의로 채워졌다. ▷가온파의 힐링라이프는 ‘유튜버로 단계별 성장하기와 생존방안’ ▷태박이는 ‘유튜브 유료광고의 모든 것’ ▷OBL-온라인농부, 사자가 되다는 ‘유튜브와 이커머스 연계’ 등에서 실제 유튜버들이 맞닥뜨리는 현실적 문제들에 대해 아낌없이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따로 문의해도 된다’는 얘기도 빼먹지 않았다.

■ 준비물 ‘오픈마인드’… 자발적 참여 중요

이날 참가자의 3분의 2가량은 지난 첫 모임에 이어 연속 참여했다. 이 대표는 “다들 바쁠 텐데 귀한 시간을 내어 자리를 채워줬다. 지난 모임 참가자에게 자율 참석을 안내했음에도 재참석률이 높게 나왔다. 그들이 이 자리에 온 건 서로에 대한 궁금증 때문 아니겠나.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됐길 바란다.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두 달 만에 이 모임의 효용을 경험한 ‘바람직한’ 사례도 나온다 . 한 유튜버는 “두 달 전 첫 모임에서 배운 노하우로 채널을 하나 더 만들었다. 3개월 만에 구독자를 3000명 확보하면서 새로운 수익처가 됐다. 고양이 채널도 개설할 예정인데, 많은 분의 노하우와 에너지를 받으면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유상종은 자발적 참여가 강조된다. 각자의 정보와 노하우를 스스로 나눌 수 있는 사람이어야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준비물도 ‘오픈마인드’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참가신청서를 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수익창출이 가능한 유튜버만 대상으로 한다. 정량적 기준이 있다. 구독자 1000명 이상, 1년 평균 시청시간이 4000시간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구글의 유튜브 파트너(YPP)로서 수익이 발생한다.

만남은 격월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다른 SNS 콘텐츠 창작자까지 아우르는 한편 장기적으로 부산 향토기업, 소상공인과도 협업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도 힘을 보탠다. 모임을 공동주최하기로 하고 다각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모임이 끝나갈 때쯤 ‘이들은 왜 자신의 노하우를 나누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왔는지’에 대한 의문이 조금 풀렸다. 유튜브 채널 시장은 일반 시장과 달라서 한정된 파이를 나눠 갖는 게 아니라, 함께 파이를 키워가는 영역이다. 남이 잘돼야 내가 잘되는 구조. 유사한 콘텐츠 채널끼리 경쟁과 반목 대신 ‘합방(합동방송)’을 켜는 이유일 것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경쟁자가 아니라 동료를 얻어갔다.


# “유튜버들 사회적 고립 큰 문제…커뮤니티 필요한 이유”

■ 부울경 커뮤니티 ‘유유상종’ 만든 이창훈 씨

- 383만 명 구독하는 파워 채널 ‘푸드킹덤’ 운영자
- “꿈꾸고 시작하세요, 단 현실은 직시하세요” 당부

“스마트폰 하나로 시작해 380만 유튜브 채널이 되기까지 저 또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힘들었던 시절을 돌이켜보니 작은 조언과 응원만으로도 크게 성장할 유튜버가 많을 것 같았어요. 한번 모아보자 생각한 거죠.”

유튜브 채널 푸드킹덤의 이창훈(사진) 대표는 부울경 유튜버 커뮤니티 ‘유유상종’을 만든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유튜버의 사회적·인간적 단절은 그가 가장 우려하는 점이다. “홀로 밤낮 없이 촬영·편집하다 보면 사회와 소통이 끊겨요. 단절된 생활을 오래 하면 고립감과 함께 번아웃이 옵니다. 개별 창작자인 유튜버도 커뮤니티가 필요한 이유죠.”

푸드킹덤은 국내외 음식업체를 찾아가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는 채널이다. 자영업자로 열심히 일했지만 한계에 부딪히자 번아웃이 왔고, 휴식기 이후 일단 시작해 본 게 유튜브였다. 올해로 6년 차에 접어든 이 채널의 구독자 수는 383만 명, 총 누적 조회수는 무려 18억 회에 이른다. 콘텐츠 특성상 해외 구독자가 많다. “케이푸드를 알린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죠.” 지금은 부산중소기업청·소상공인 홍보대사로도 활동한다.

선배로서 유튜버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 마디 부탁했다. “일단 꿈을 꾸세요. 그리고 시작을 하세요. 다만 환상에 젖으면 안 됩니다. 유튜버의 길은 현실이에요. 우리에게 알려진, 유명한 유튜버만 보면 안 돼요. 현실을 직시하면서 ‘상위 1%’에 한번 도전해 보는 거죠. 콘텐츠는 무궁무진하고, 꿈과 열정을 펼치기에 유튜브만큼 최적화된 플랫폼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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