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두리로 이성 만날 기회 줄어
- 올해 결혼정보사 가입자 증가세

- 베테랑 매니저 커플 매칭 통해
- 만남 전후 전화·SNS 등 관리
- 직업·소득 등 외적조건뿐 아니라
- 가치관·취향 등 내적가치도 고려

- 회원 분포 법조인 등 전문직 14%
- 성혼률은 일반 사무직 비율 높아

잔혹한 전쟁도 사랑은 막지 못한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춘 올해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연스레 이성을 만나는 기회가 줄어들자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주의자들이 ‘인만추’(인위적인 만남 추구) 세상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결혼정보사(이하 결정사) 듀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입자 수는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지난 6월부터는 매달 15% 이상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관련 문의 전화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4%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 속 눈에 띄는 변화다. 듀오의 설명으로 코로나 이후 달라진 ‘인만추’ 세계를 들여다봤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자연스레 이성을 만날 기회가 줄어들자, 인위적인 만남을 통해 인연을 찾으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결혼정보사 듀오는 지난 6월부터 가입자 수가 매달 15% 이상 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라는 불안정한 요인이 안정감 있는 결혼과 안전에 대한 욕구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이후 ‘인만추’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안전과 건강에 대한 인식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다. 최근 결정사에 가입을 문의한 한 고객은 “올 초에도 관심은 있었지만 가입은 주저했다. 다른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자 이성을 만날 수 있는 창구가 점점 닫혀 마음이 바뀌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올해 결정사 가입자 수나 관련 문의전화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코로나라는 불안정한 요인이 결혼의 안정감과 안전에 대한 욕구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내부적으로 분석 중이다. 결정사를 통하면 상대의 신원이 어느 정도 검증돼 신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자만추’와 달리 결정사 가입을 통한 만남의 장점은.

▶무엇보다 검증된 베테랑 매니저들이 커플을 매칭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다년간의 매칭 경험을 통해 회원들의 만남과 성공 실패 요인을 축적하고 습득한 사람들이다. 또 만남 전후에 전화와 SNS로 소통하며 회원을 밀착 관리한다. 이때 알아낸 회원의 불만 요인은 추후 만남에 반영된다. 회원은 자신이 원하는 만남 상대를 좀 더 구체화하고 세밀화할 수 있다. 인위적인 만남에 거부감이 있었던 사람도 좋은 인연을 만나면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한 회원은 어머니의 강제에 못 이겨 가입했지만 결혼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매니저와 소통하며 어머니의 생각을 예전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됐고, 결국 좋은 인연을 만나 결혼했다. 연애나 결혼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좋은 인연을 만나 자연스레 마음이 바뀌는 경우를 많이 본다.

-외적 조건으로만 사람을 판단할 거 같고, 전문직 ‘그들만의 리그’라는 편견이 강해 인만추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

	결혼정보사 커플 매니저가 회원과 상담하는 모습. 듀오 제공

▶결정사는 대체로 소득 수준이나 직업 학력 같은 외적 조건으로 사람을 평가할 거라는 선입견이 강하지만, 내적 가치 또한 중요시한다. 그래서 가치관이나 인성 취향 등 회원 각자가 제일 우선시하는 가치를 먼저 고려하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이성을 소개한다.

듀오의 ‘2020년 회원 직업 분포 현황’을 보면 의료·법조인 등의 전문직군은 14%에 불과하고, 나머지 86%가 사무 금융 교육 공무원 기타 직군이다.

또 듀오가 지난 6월 발표한 성혼 회원 표준모델 보고서에서 결혼에 성공한 사람들의 직군을 살펴보면 일반 사무직 비율이 남녀 통틀어(남 34.1, 여 21.9%) 가장 많았다. 남자는 공무원·공사(13.3%) 의사·약사(12.7%) 사업가·자영업자(8.5%) 직군 순이었고, 여성은 교사(13.2%) 공무원·공사(10.5%) 간호사·의료사(8.0%) 직군이 각각 뒤를 이었다.

-가입은 언제 하는 게 가장 좋은가.

▶인연을 만드는 데 적절한 나이나 조건은 따로 없다. 만약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은 의지가 생긴다면, 그때가 적기다. ‘지금 내 조건으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같은 자존감을 깎는 질문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않길 바란다. 가입 후 곧바로 인연을 찾지 못해 초조할 때도 마찬가지다. 한 매니저는 “한 회원이 가입한 지 2년이 넘도록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조급해질 법도 한데, 내색하지 않고 기다려줬다. 결국 인연을 만나 결혼에 골인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