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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글능글한 도굴꾼 변신…“웃음도 훔칠래요”

영화 ‘도굴’의 이제훈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0-11-04 18:49:18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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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릉 유물 훔치는 이야기 그려
- 깐죽 캐릭터로 연기 폭 넓혀
- 조우진 신혜선 등과 찰떡호흡
- 실물 크기 80%인 세트 실감나

영화 ‘건축학개론’ ‘박열’ ‘아이 캔 스피크’ ‘사냥의 시간’, 드라마 ‘시그널’ 등에서 폭 넓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믿고 보는 배우’로 인정받은 이제훈이 천재 도굴꾼이 되어 관객의 마음을 훔친다. 지난 4일 개봉한 ‘도굴’은 타고난 도굴꾼 강동구가 전국의 도굴 전문가들과 함께 서울 강남 선릉에 숨어있는 유물을 파헤친다는 내용의 범죄 오락영화다. 이제훈은 기존 도굴꾼과는 달리 잔망스럽고 능글맞지만 유쾌한 매력이 있는 천재 도굴꾼 강동구 역을 맡았다.

   
영화 ‘도굴’에 출연한 이제훈. 그는 흙맛만 봐도 유물이 있는지 알아내는 천부적 직감을 지닌 도굴꾼 강동구를 연기해 새로운 캐릭터를 완성했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제훈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기승전결이 분명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고, 단계적으로 미션이 주어지는데 그것을 풀어가는 장면이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또 강동구의 캐릭터가 깐죽거리지만 위기 속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것이 지금까지 맡은 캐릭터와 달라 기대감이 컸다”고 ‘도굴’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이번 영화에서는 특별한 액션보다는 상대 배우와 주고받는 찰떡궁합 대사로 큰 웃음을 준다. 그래서 함께 연기한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주진모와의 호흡이 중요했다. 이제훈은 “대사를 할 때 리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스스로 조금 들뜬 분위기를 갖기 위해서 촬영을 재미있게 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감사하게도 함께한 배우들과 호흡이 매우 잘 맞았다”며 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 역의 조우진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그는 “조우진 형은 힘을 빼고 여유롭게 연기하기 때문에 주고받는 부분에서 정말 리액션이 좋은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존스 박사 역에 조우진 형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뇌리에 박혔다”고 덧붙였다.

   
이제훈(왼쪽)과 조우진이 호흡을 맞춘 영화 ‘도굴’ 스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도굴’의 볼거리 가운데 하나는 실제를 능가하는 세트.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황영사 석탑이나 석탑에 보관 중이던 불상은 실제 고려 시대의 것을 참고했다. 또한 중국 지안에 위치한 고구려 고분 벽화는 실제 발굴된 벽화를 참고해 벽화 전문가가 그렸으며,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서울 강남에 위치한 선릉은 실제 선릉 크기의 80%에 달하는 세트를 지어 리얼리티를 살렸다. 이제훈은 “영화 속 문화재를 디자인해 세팅한 미술팀과 소품팀이 위대해 보였다. 너무 훌륭하게 공간을 만들어주셔서 마치 실제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연기할 수 있었다”며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이제훈은 지난달 24일 ‘사냥의 시간’으로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아 극장에서 관객과 만났다. ‘사냥의 시간’은 원래 지난 2월 극장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다가 4월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는데, 올해 BIFF에 초청돼 관객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이제훈은 “영화를 찍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즐기는 저로서는 그런 자리가 마련돼서 감사했다”고 BIFF 참석 소감과 함께 “영화‘도굴’도 어떻게 보셨는지 관객에게 직접 듣고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위기를 맞은 한국 영화의 배우로서 “극장들은 방역 수칙을 잘 따르고 있다. 제가 실제로 마스크 쓰고 손 소독하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자주 본다. 그러니 크게 걱정하지 않고 영화를 즐기시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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