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취준생·세월호…우리가 ‘엑시트’에 끌린 이유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13일 6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여름 한국영화 대결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엑시트’는 다양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다. 재난 탈출 영화답게 시종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이야기 전개와 빌딩을 오르고, 옥상을 달리는 액션, 조정석과 임윤아의 재치 있는 연기, 긴박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주는 연출 등이 관객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영화 ‘엑시트’ 스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런데 ‘엑시트’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우리가 공감할 만한 미덕을 담고 있어 가슴 뭉클하게 하거나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순간을 연출하기도 한다.

먼저 조정석과 임윤아가 맡은 두 주인공 용남과 의주 캐릭터가 마음에 와닿는다. 용남은 동네 아이들에게마저 덜 떨어진 취급을 받는 ‘취준생’이다. 용남의 친구가 “다른 게 재난이 아니야. 지금 우리 상황이 재난이야”라는 말을 할 정도다. 일하고 싶어도 취직이 안 되기 때문에 더 안쓰럽다. 반면 같은 대학을 졸업한 의주는 연회장 구름정원의 부점장이다. 직함만 보면 근사하지만 실상은 팍팍한 사회생활의 쓴맛을 보고 있는 젊은이다. 두 사람은 현재를 사는 20, 30대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보고만 있어도 손을 잡고 응원해주고 싶어진다.

이 두 사람이 재난 상황에서 안간힘을 다해 탈출하려고 하니 어찌 응원하고 손뼉치고 싶지 않겠는가. 그리고 둘이 탈출했을 때의 통쾌함은 취업 준비와 사회 초년병 생활로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20, 30대에게 큰 위로가 됐을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마음의 빚 때문이다. 도시에 독가스 테러가 일어났을 때 구름정원의 부점장 의주는 자신이 아닌 손님들을 먼저 챙긴다. 독가스가 차오를 때 솔선수범해서 비상벨을 울리고, 119에 신고하며, 차분하게 손님들을 대피시킨다. 그리고 구조 헬기가 왔을 때에는 맨 뒤에 남아 손님부터 태운다. ‘부점장’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자신도 살고 싶지만 그런 행동을 한 것이다. ‘만일 세월호 사건 때 선장이 의주처럼 행동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아파온다.

영화는 중반부에 또 한 번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용남과 의주가 가까스로 구조 헬기의 눈에 띄었을 때 맞은편 건물의 학원에 갇힌 아이들을 먼저 구해주라고 하는 장면이다. 세월호가 침몰할 때 모든 국민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했다. 세월호 아이들에게 지닌 마음의 빚은 앞으로도 우리에게 상처가 될 것이다. ‘엑시트’에서는 그 아이들을 구한다. 2014년 4월 16일에 어른들이 해야 했을 행동을 용남과 의주가 하는 것이다. 이 장면은 떠올릴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엑시트’를 연출하고 직접 시나리오를 쓴 이상근 감독은 세월호를 의식하지 못했으며,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책임자로서, 어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이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엑시트’는 재난 액션 영화고, 웃음이 묻어나는 상업 영화다. 한편으로는 영화를 보고 나면 관객 모두가 응원받은 느낌이 들고, 희망을 품게 되는 위로의 영화이기도 하다. 이 감독과 함께 용남과 의주를 웃음과 감동으로 연기한 조정석과 임윤아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latehope@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구독 이벤트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진구청 공무원 코로나19 확진...구청 폐쇄
  2. 2부산 고3 수험생 코로나19 확진 판정
  3. 3‘해수동’(해운대·수영·동래) 누르니 ‘진금강’(부산진·금정·강서) 껑충…풍선효과·호재 맞물려
  4. 4“진주시에 구상권 청구해야” 연수 강행 비난 들끓어
  5. 5북항 1단계 구역 ‘트램’ 내년 하반기 착공
  6. 6김택진 NC 구단주, 우승트로피 들고 고 최동원 추모
  7. 7우리도 있다…부산 ‘제3 후보’ 돌풍 변수
  8. 8확진자 600명 육박…일상 다시 멈추나
  9. 9시내도, 식당도 썰렁…거리두기 강화에 연말특수 ‘꽁꽁’
  10. 10변성완, 보선 출마 결심 굳혔나…여당 후보군 유일 선거설명회 참석
  1. 1윤석열 총장 국조 하자더니…야당 “추미애 장관도 함께” 요구에 발 빼는 여당
  2. 2윤석열 총장의 반격…검찰도 집단 항명으로 추미애 장관에 반기
  3. 3해양진흥공사, 신용·담보대출도 보증…중소 해운선사 자금 숨통
  4. 4김경수, 내년도 국비 확보 총력전
  5. 5무시 못 할 인연?…야당 부산 보선 현역의원 지원 구도 윤곽
  6. 6가덕 원포인트냐, 우회지원이냐…대구신공항 패키지案도
  7. 7야당은 신인티켓 주인공 촉각
  8. 8인천공항, 특별법 제정 10년 만에 개항 ‘속전속결’
  9. 9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액 국가 부담 ‘3전4기’ 도전
  10. 10조해진, 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유예
  1. 1‘해·수·동·남·연’ 아파트 거래 주춤…2~3주 관망세 전망
  2. 2부산 비규제지역에 관심 쏠린다
  3. 3에어부산 ‘본사 부산’ 간판 떼나
  4. 4도시철도·학교·마트·공원이 가까이…多세권 혜택 다 누려볼까
  5. 5거래소 이사장 지원자 한자릿수…손병두 유력
  6. 6부산 오피스텔 내년 기준시가 1.4%↑
  7. 7서부산에 대형 전시장 건립 등 부산시 마이스 육성 밑그림 나왔다
  8. 8부울경 상장사 3분기 회복세…적자폭 줄여
  9. 9부산항 자유무역지역 ‘스마트선박 특구’로 육성
  10. 10변신해야 찾아온다…미술관 된 백화점
  1. 1부산 신규확진 19명, 전국 569명
  2. 2부산 고3 수험생 코로나19 확진 판정
  3. 3해피-업 희망 프로젝트 <45> 정신건강 고위험 아름 양
  4. 4양산시의회 내년 예산 졸속 처리 우려
  5. 5[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89> 도로都露 아미타불과 도로徒勞 아미타불
  6. 6“10만 사수하라” 밀양 인구지키기 사활
  7. 7오늘의 날씨- 2020년 11월 20일
  8. 8경남학생교육원 ‘복합모험체험장’ 24일 개장
  9. 9위기의 가출 청소년 <중> 방치된 아이들
  10. 10가야고분 ‘금동허리띠’등 경남도 문화재 지정 예고
  1. 1김택진 NC 구단주, 우승트로피 들고 고 최동원 추모
  2. 2롯데 김해, kt 기장…프로야구 전훈 국내로 눈 돌린다
  3. 3롯데, 새 외국인 투수 프랑코 영입
  4. 4‘천재 바둑 소녀’ 김은지 자격정지 1년
  5. 55분 만에 골맛…맨시티 ‘손’봤다
  6. 6‘9분 뛴 백승호’ 다름슈타트, 아우에에 0-3 패배
  7. 7상하이전 2골 윤빛가람···"ACL 우승 간절"
  8. 8NCvs두산 KS 4차전, 선발 라인업 공개
  9. 9모리뉴 "손흥민 음성 판정", 22일 멘시티와 격돌
  10. 10NC, 송명기 호투에 루친스키 구원 투입…두산 꺽고 KS 2승 2패 원점
2020 롯데 야구 결산
내년이 더 기대되는 자이언츠
2020 롯데 야구 결산
삐걱댄 ‘초보 커플’
  • 맘편한 부산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