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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시니어모델, 런웨이 ‘샛별’로 뜨다

모델 김칠두 활약에 관심 부상, 문화센터 강좌도 덩달아 인기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9-03-20 18:53:50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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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급반선 걷는 법 등 자세 교정
- 중급반선 무대 위 연출 가르쳐
- 반복수강 늘어 고급반 신설 예정
- 서울 원정 수업 듣는 수강생도
- 나이·키·몸무게 자격요건 없어
- “활력과 성취감 말로 표현 못해”

“쇼 한 번하고 수업 끝내겠습니다. 진짜 쇼처럼 가볼게요.” 빠바밤 빠바바바 밤.

   
부산에 사는 60대 시니어모델 김정숙 씨가 지난해 12월 유지영 디자이너 패션쇼에 선 모습. 제이액터스 제공
늦은 오후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 문화센터 대강당. 50·60대 여성 10여 명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패션쇼 무대에 선 듯 걷기 시작했다. 아찔한 하이힐에 몸에 딱 붙는 청바지, 멋스러운 모피, 몸매를 드러낸 H라인 원피스, 한껏 멋을 낸 복장이 예사롭지 않다.

이곳은 롯데백화점 광복점 문화센터 시니어모델 겨울학기 마지막 수업 시간. 수강생들은 3개월간 배운 내용을 총정리하는 의미로 패션쇼를 연출했다. 혼자 나왔다가 들어가고, 다시 두 명이 함께 나오고, 나중엔 모두 줄 이어 나와 들어가는 복잡한 동선을 수강생들이 직접 짰다고 했다.

데뷔한 지 1년 반 만에 광고와 패션쇼에서 가장 ‘핫’한 모델로 떠오른 김칠두(64) 씨. 그의 활약 덕에 시니어모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다. 롯데백화점 광복점·부산본점 시니어모델 강좌의 강사인 권현지 씨는 “김칠두 모델보다 먼저 두각을 나타낸 시니어모델도 있다”고 했다. 일반인은 모르지만 전문 모델계에선 이미 시니어모델의 활약이 수년 전 시작됐다는 것이다. 권 강사는 시니어모델 전문 학원인 서울 제이액터스에서 부산으로 파견됐다. 권 강사는 “외국 명품 브랜드는 예전부터 시니어모델을 많이 기용했다. 한국도 시니어모델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니어모델 김칠두 씨. 김칠두 인스타그램
서울에는 시니어모델을 양성하는 전문 모델학원이 많다. 서울과 수도권 백화점 문화센터와 평생교육원에는 시니어모델 강좌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 한강 이남에도 부산 대구 등 대도시를 필두로 점차 중소 도시까지 시니어모델 강좌가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는 부산본점과 광복점에 1년 반 전 시니어모델 강좌가 개설됐다. 수강신청 때마다 재빨리 마감되고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초급반·중급반이 있는데 중급반 수강생이 반복 수강하는 바람에 초급반 수강생이 올라가지 못하자 조만간 고급반도 신설할 예정이다.

권 강사는 “초급반에서는 자세 교정을 주로 한다. 무대에 서면 모델의 옆모습이 보이는데 등이나 허리가 굽어 보이면 안 된다. 무릎 펴고 걷는 법, 옷에 맞는 워킹도 가르친다. 중급반 수업은 초급반보다 더 자세하게 진행된다. 재킷을 벗고 숄을 걸치는 등 연출이 가미된다”고 설명했다. 권 강사는 “수업 때 본인이 가진 옷을 입고 오기 때문에 옷을 좋아하고, 자신을 표현하기 좋아하는 분들이 주로 오신다”며 “지금까지 어떻게 참고 살았나 싶을 정도로 끼가 많다. 젊은 모델 지망생도 가르치는데 시니어모델 지망생들의 열의가 훨씬 높다”고 귀띔했다.

문화센터 강좌로 만족하지 못해 서울까지 시니어모델 수업을 받으러 다니는 사례도 있다. 김정숙(67) 씨는 지난해 5월 롯데백화점 문화센터 광복점에서 시니어모델 수업을 듣다, 그해 9월부터 서울 시니어모델 학원에 주 1, 2회 다닌다. 오전 7시30분 KTX를 타고 서울에 가, 모델 수업을 두 개 듣고 당일 부산에 내려오는 빡빡한 일정에도 “힘들지 않다”고 했다.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 문화센터의 시니어모델 강좌에서 수강생들이 워킹 연습을 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
김 씨는 “부산 영도에서 30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아이 셋 공부시키고 결혼시켰으니 이제 내 꿈을 찾고 싶다. TV에서 앙드레김 패션쇼가 나오면 눈을 떼지 못했다. 최지우와 배용준처럼 그 무대에 서고 싶었다. 시니어모델 수업을 들은 뒤부터 하루하루가 즐겁다. 배에 힘을 꽉 주고 꼿꼿하게 걷다 보니 자세가 교정돼 허리와 다리 통증도 사라졌다. 만족감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의 키는 154㎝, 몸무게는 55㎏이다. 그렇지만 벌써 여러 번 패션쇼 무대에 섰다. 광고회사에 프로필도 돌린다. 시니어모델은 일반 모델처럼 키가 크고 늘씬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 씨는 “앞으로 더 많은 쇼에 서고 싶다. TV 드라마에 단역이라도 출연하고 싶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패션 감각을 발휘해 초보 시니어모델이나 중·장년층 여성들에게 센스있게 옷 입는 팁을 알려주는 봉사도 하고 싶다”고 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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