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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찰 노송숲 절경…해산물 넘쳐나 ‘에도의 부엌’ 불려

미야기현 여행

  • 국제신문
  • 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  |  입력 : 2019-03-20 19:04:22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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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동북 지방 센다이가 중심 도시
- 이 지역 초대 번주 다테 마사무네
- 임진왜란 때 진주성 전투 참가 악연

- 나루코 온천·스키장 있는 자오산 명소
- 마쓰시마만은 ‘3대 절경’으로 꼽혀
- 828년 창건한 국보 즈이간지 사찰
- 아름드리 소나무 둘러싸여 고즈넉

- 높은 산·깨끗한 물·바다 면해 있어
- 오래전부터 도쿄 일대 식자재 공급
- 300년 역사 가진 우라카스미 양조장
- 사케 시음·술 제조과정 체험도 가능

일본 동북 지방의 중심 도시인 센다이시를 품은 미야기현은 그다지 잘 알려진 곳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를 본 지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렇지만 인구 100만 명을 넘는 대도시인 센다이를 비롯한 미야기현 일대는 유명세를 덜 치른 만큼 고즈넉하면서도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나루코 온천, 스키장으로 유명한 자오산이 있고 오래전부터 도쿄 일대에 해산물을 공급해 ‘에도의 부엌’이라 불릴 정도로 식자재를 풍부히 가진 미식 여행지로도 손꼽을 수 있는 곳이다.
   
마쓰시마만의 해안도로에서 즈이간지로 들어가는 길 양쪽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키 큰 소나무들이 반긴다. 마쓰시마를 비롯한 미야기현 일대를 다니며 가장 인상적인 것이 미세먼지 없는 푸른 하늘이다.
요즘 일본은 해외 관광객이 급증하며 어지간한 유명 관광지는 몸살을 앓고 있지만 이곳 미야기는 여행의 즐거움을 오롯이 느끼고 간직할 수 있다.

■‘외눈의 영웅’ 다테 마사무네의 고장

   
센다이성의 다테 마사무네 동상.
미야기를 이야기할 때 다테 마사무네를 빠트릴 수 없다. 미야기현 캐릭터인 무스비마루는 다테 마사무네의 초승달 투구 장식을 쓰고 있고 그의 이름을 딴 지역 맥주도 있다. 다테 마사무네는 일본 전국(센고쿠)시대 후기부터 에도시대 전기까지 살았던 인물로 미야기의 중심 도시인 센다이의 초대 번주였다. 어릴 때 천연두를 앓아 오른쪽 눈을 잃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문무를 아우르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처세술로 일가를 이룬 인물이다. 우리나라와는 지리적으로 먼 미야기가 ‘악연’으로 처음 관계를 맺은 것도 다테 마사무네에서 비롯됐다.

전국시대를 거치며 입지를 쌓은 마사무네는 임진왜란 2년째인 1593년 4월 조선에 들어갔다. 부산에 상륙한 다테 마사무네가 참가한 전투가 바로 6월의 진주성 전투였다. 일본이 임진년 10월 진주대첩의 패배를 설욕하고자 벌인 이 전투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은 9월 마사무네는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진주성 전투의 공으로 막부를 열 수 있었다. 이후 그는 미야기 지역의 부흥을 이끌고 유럽에 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해외 교류와 문화 진흥에도 힘을 쏟았다.

   
폭격으로 주춧돌만 남은 센다이성의 건물터.
해안 평야인 센다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해발 130m의 아오바야마 언덕 위에 1602년 다테 마사무네가 쌓은 센다이성이 있다. 동네 이름을 따 아오바성으로도 불리는 센다이성은 흔적만 남았다. 함대가 주둔한 군항이던 센다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여러 차례 폭격을 당했는데 센다이성도 이때 폐허가 됐다. 이후 파괴된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천수각 자리에는 사찰이 들어섰고 센다이 시내를 내려다보는 자리에는 주춧돌만 남은 건물터가 있다. 이곳 건물터 앞에는 말을 탄 다테 마사무네의 동상이 여전히 자기가 다스렸던 센다이를 내려다보고 있다. 센다이 시내에는 센다이성 외에도 다테 마사무네가 창건한 오사키하치만구 신사와 그를 모신 사당이 있다.

■일본의 송도에 안긴 국보 사찰 즈이간지

   
즈이간지 본당 앞의 와룡매.
센다이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일본 3대 절경으로 꼽히는 마쓰시마(松島)가 있다. 삼나무가 흔한 일본에서 보기 드물게 부산의 송도처럼 소나무가 지천으로 숲을 이룬 곳이라 친근감이 느껴진다. 마쓰시마만의 해안 중앙부에 있는 일본 국보로 지정된 사찰 즈이간지(瑞巖寺)는 다테 마사무네가 센다이성보다 사랑한 곳이다. 828년에 창건해 1200년 역사를 간직한 즈이간지로 들어서는 길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좌우로 줄지어 맞는다. 센다이성 건축 때 남은 부재를 가져와 만든 즈이간지 건물들을 잘 살피면 하나의 기둥이 아니라 2개 또는 3개의 목재를 짜 맞춘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사찰로 지은 건물이지만 마사무네가 주로 머물며 정사를 본 곳이라 집무실과 침실, 시종들의 거처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화려하게 치장된 본당 앞 주 출입문 좌우에는 와룡매로 불리는 홍백의 매화 두 그루가 서 있는데 마사무네가 조선에서 돌아오면서 가져와 심은 것이라 전한다. 즈이간지에 딸린 박물관 세이류덴에는 다테 가문의 역대 영주 초상화와 유물, 마쓰시마와 관련한 회화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가까운 해안에는 역시 즈이간지에 부속된 사당으로 807년 건립된 고다이도가 볼거리다. 고다이도 인근에는 마쓰시마만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한적한 양조장에서 익어가는 술 냄새

   
미야기현 제일로 꼽히는 우라카스미 양조장.
일본 혼슈 북부 지역은 높은 산과 깨끗한 물, 일교차가 큰 기후로 좋은 쌀과 뛰어난 사케로 유명하다. 니가타현과 효고현, 교토부 등 일본 3대 사케 명산지에는 들지 않지만 미야기현도 품질 좋은 사케 산지로 알려졌다. 30곳 정도 되는 미야기현의 사케 양조장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 센다이시 북쪽 시오가마시에 있는 우라카스미 양조장(www.urakasumi.com/en)이다. 시오가마 시청에서 가까운 한적한 도로변에 자리 잡은 우라카스미 양조장은 1724년 창립해 13대째 이어지며 3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2015년 ‘일본 올해의 사케’ 금상을 받아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명주 우라카스미’란 간판을 크게 내건 양조장 숍에서는 다양한 사케뿐만 아니라 지역 도예가들이 만든 사케 잔도 판매한다. 1000~2000엔대의 잔뿐만 아니라 1만 엔 이상 하는 고급스러운 잔도 볼 수 있다. 300엔을 내면 양조장 이름을 내건 스마일 잔으로 세 종류 사케를 시음하고 잔을 가져갈 수 있다. 예약하면 하루 두 차례 진행하는 양조장 투어에도 참여할 수 있다.


# 지역민 소울푸드 규탄·즌다…입에 착 감기는 맛 일품

■ 미야기 대표 음식

   
미야기 특산물인 풋콩으로 소를 만들어 넣은 즌다모찌를 파는 가게.
옛날부터 ‘에도의 부엌’으로 불릴 정도로 미야기는 풍부한 식자재로 유명하다. 깊은 산과 맑은 물, 너른 평야, 난류와 한류가 교차해 다양한 어종이 잡히는 바다 등 자연의 도움을 여러모로 받고 있다. 미야기의 대표 음식이자 센다이 사람들의 소울푸드로 여겨지는 게 규탄이다. 소를 뜻하는 ‘규’와 혀를 뜻하는 영어 단어 ‘tongue’을 합쳐 만들어진 규탄은 소 혀를 밑간해 숙성시킨 뒤 숯불에 구운 요리다. 센다이 시내의 어지간한 규탄 요리 맛집은 이른 시간부터 긴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다. 일본의 TV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미야기 특별편에도 가장 먼저 소개된 요리가 규탄이다. 규탄 육포를 판매하는가 하면 센다이 공항에는 시식 코너가 있을 정도로 이곳 사람들의 규탄 사랑은 각별하다.

또 다른 미야기 특산의 식자재는 즌다(풋콩)다. 달콤한 풋콩 소를 넣은 찹쌀떡 즌다모찌, 풋콩을 갈아 넣은 즌다 세이크, 즌다 케이크, 즌다 푸딩도 인기다. 전통적으로 소금 간을 해 무침을 만들거나 나물 양념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규탄·즌다와 함께 미야기의 맛을 꼽을 때 빠트릴 수 없는 게 어묵(가마보코)이다. 일본 내 어묵 생산량 1위를 차지하는 미야기현의 자랑인 가마보코는 넙치 대구 등 흰 생선 살로 만드는데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글·사진=이진규 전문기자 ocean@kookje.co.kr

취재협조=미야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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