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치된 동생 찾는 전직 경호원역
- 남성과 대결 극한 연기 선보여
- 권투선수 출신에 주짓수도 배워
- 대역없이 차 추격신까지 소화
- “촬영 내내 다리에 멍 달고 살았죠”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배우 이시영이 새해 첫날 팜므파탈 액션 영화 ‘언니’(개봉 1일)로 찾아왔다. ‘언니’는 전직 경호원 출신인 인애(이시영)가 납치된 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찾아가며 동생에게 나쁜 짓을 한 놈들에게 통쾌하게 복수하는 액션 영화다.

	‘언니’에서 납치된 동생을 구하기 위해 남자들에게 응징을 가하는 인애 역을 맡은 이시영. 대역 없이 고난도의 액션을 직접 연기했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공

이시영은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배우 생활을 하며 복싱 국가대표까지 지낸 바 있어 ‘언니’에서 보여줄 그녀의 액션에 많은 사람이 기대했다. 정신장애가 있는 동생에게 헌신하는 언니 인애 역을 맡은 이시영은 대역 없이 모든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액션 여제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복싱을 바탕으로 상대의 힘을 이용하는 주짓수 기술과 합기도를 구사하며 남자 배우와 무술팀 배우를 제압했으며, 드라이빙 기술을 배워 카체이싱 장면도 직접 촬영했다. 특히 해머, 액자 등을 이용한 액션을 시작으로, 비좁은 차 안에서 펼쳐지는 긴 액션과 격투의 전설적인 숫자인 17 대 1의 액션에서는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액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촬영하면서 너무 힘들었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더 강력한 액션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한 이시영을 만나 액션 영화 ‘언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복싱 국가대표를 지냈다는 것이 알려져서 이시영 씨가 보여줄 액션의 기대치가 높다. 그것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겠다.

▶액션 영화를 하면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드라마에서는 액션을 했지만 영화에서는 처음 제안을 받았다. 사실은 강렬한 액션을 하고 싶다는 배고픔이 있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들어와서 좋았고, 진화된 액션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언니’에서 보여준 액션을 보면 복싱은 물론, 실전 격투기인 주짓수 기술이 자주 보였다. ‘언니’의 액션 콘셉트를 어떻게 잡았나.

▶파워풀한 액션을 정확한 동작으로 보여주려고 했다.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데드풀’에 출연했던 지나 카라노(이종격투기 선수이자 배우)의 액션을 많이 참고했다. 임경택 감독님이 주짓수를 추천해서 촬영 전 3, 4개월 동안 배웠는데, 온몸을 이용해 꺾고 누르는 기술이 많아 탈골의 위험도 높았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액션이 많았는데,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고 해서 놀라웠다. 아무리 운동을 잘해도 주연 여배우가 부상의 위험을 안고 직접 촬영하기란 쉽지 않았겠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이 룸살롱 포주 역을 맡은 김원해 선배님과의 격투 신이었다. 목을 내리치고 암바를 거는 장면이 있는데, 28시간 촬영했다. 나중에는 힘이 없어 도저히 못 하겠더라. 임 감독님에게 처음으로 대역을 제안했는데 그 장면을 뺐다. 그때가 가장 아쉬웠다.

-액션 대역을 해주는 분이 대기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대역 배우 분이 하면 앵글에 제약이 있다. 임 감독님도 모든 액션을 원 신 원 컷(한 장면을 한 테이크로 촬영하는 것)으로 촬영하길 원했고, 저 또한 힘들어도 제가 다한다는 데 의미를 뒀기 때문에 직접 했다. 그래도 리허설할 때 대역 배우 분이 도와줬고, 옆에 있어서 든든하기도 했다.

-액션 장면을 빨간 원피스와 하이힐 의상으로 모두 소화했다. 액션을 하기에 너무 힘든 의상인데, 고집한 이유가 있는가.

▶의상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았다. 무술 감독님이 현실적으로 안 맞고, 그림 상으로도 멋있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임 감독님이 연약하게 봤던 여자가 분노를 갖게 되고, 성적인 약점을 극복하고 남성들을 응징하는 것이 우리 영화의 주제라며, 원피스와 하이힐은 상징적인 것이라고 설득했다. 저도 시나리오를 읽으며 오프닝 장면에서 원피스에 하이힐의 여자가 해머로 누군가를 내치는 장면이 굉장히 강렬하게 다가왔었기 때문에 그 말에 수긍했다.

-실제 액션 촬영을 하면서 노출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겠다.

▶아무래도 ‘속바지가 어떻게 보일까’ ‘속바지는 무슨 색을 입을까’ 등의 고민을 했다. 그런데 영화에서 속바지가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또 나중에는 하이힐도 적응이 됐고, 하이힐을 소품으로 이용한 액션이 나와서 좋았다.

-후반부 17 대 1 액션은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리얼 액션의 극한인 것 같다.

▶그 장면을 찍어야 하는데, 3일 정도 비가 계속 와서 대기를 했다. 결국 시간 때문에 비가 조금 올 때 촬영을 했는데, 촬영을 거듭하면서 굳었던 몸이 풀렸다. 하지만 스무 번 이상 테이크를 가니 역시 체력이 떨어지면서 동작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순간이 오더라.

-위험한 장면이 많았는데 다치지 않았는가.

▶모두 타박상이었다. 다리에 멍이 들면 그대로 촬영을 했다. 오히려 멍이 사라지면 분장을 하기도 했다. 카체이싱 장면에서 제가 너무 거칠게 다뤄서 차가 뒤집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사고는 없었다.

-액션 배우로 한정될 수 있다는 걱정은 없는가. 예쁘게 나오는 영화도 촬영하고 싶을 텐데.

▶한때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제 얼굴에 비해서 액션을 하는 것이 예쁘게 나온다. 액션 배우라는 수식어에 감사하고,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액션을 하고 싶다.

-‘언니’ 개봉과 함께 유준상, 오지호, 전혜빈 씨와 호흡을 맞추는 KBS2 새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가 오는 9일 첫 방송 된다. 기대되겠다.

▶‘소문난 칠공주’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등을 집필한 문영남 작가와 처음 작업을 한다. 가족 드라마는 처음이라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다. 많은 선배님과 동료 배우가 출연하기 때문에 많이 의지가 된다. ‘언니’와 ‘왜그래 풍상씨’가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