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간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이자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로 활동해온 로버트 레드포드가 자신의 연기 인생을 마무리하는 은퇴작 ‘미스터 스마일’로 관객과 마지막 만남을 가진다.

	‘미스터 스마일’의 한 장면. 티캐스트 제공

촬영 전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마지막 작품”이라고 스스로 밝힌 ‘미스터 스마일’은 사람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방식으로 한평생 은행을 털었고, 18번 탈옥에 성공한 전대미문의 은행털이 신사 포레스트 터커의 1980년대 이야기를 다룬다. 로버트 레드포드를 스타로 만들어준 ‘내일을 향해 쏴라’(1969)와 ‘스팅’(1973) 등 초기 범죄영화를 오마주하기도 한 ‘미스터 스마일’은 그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영화다. 은행을 털러 들어가서 협박이나 위협 없이 젠틀한 매너와 언행으로 은행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모습은 평소 미국 신사의 모습을 보여준 그이기에 더욱 설득력을 가진다.

이제는 주름 가득하지만 여전히 멋있는 미소가 클로즈업으로 보일 땐 마치 청년 로버트 레드포드를 보는 듯 설렌다. 실제 그의 리즈 시절 사진을 이용한 머그샷(범인을 식별하기 위해 구금 과정에서 촬영하는 얼굴 사진) 퍼레이드는 아련하게 다가온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답게 촬영은 디지털 촬영이 아닌 슈퍼 16mm 필름으로 진행됐다. 필름 영화 특유의 화질과 80년대 레트로 스타일의 소품과 의상은 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했던 아날로그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감독, 제작자, 배우, 그리고 선댄스영화제 창립자이자 환경·인권 문제에 앞장섰던 활동가로서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아온 로버트 레드포드의 우아하고 품격 있는 은퇴작으로 ‘미스터 스마일’은 안성맞춤이다. 다만 82세 나이에 은퇴작이라는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인데, 영화 속 표정과 몸짓, 대사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개봉 27일.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