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가에 미소 ‘프렌치 코미디’
- 미국 재즈 담은 ‘길 위의 노래’
- 이국적 풍경 ‘이탈리아 여행’
- 고전·예술영화 25편 모아
- 내달 19일까지 시네마테크서

전통적으로 7, 8월은 극장가 최대 성수기다. 더위를 피해 올 여름을 극장에서 보낼 계획이라면 영화의전당이 마련한 명작 영화들의 성찬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프렌치 코미디’섹션 ‘알로 슈티’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다음 달 19일까지 시네마테크에서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영화 25편을 모아 상영하는 기획전 ‘서머 스페셜 2018’을 연다. 서머 스페셜은 지난 2011년 선보인 이래 매년 색다른 주제로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올해는 부드럽고 흥미로운 고전 영화, 감성적인 예술영화들로 채워진 3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우리에겐 아직 낯설지만, 코미디 영화의 역사에서 미국과 비견할 만한 프랑스 코미디를 소개하는 ‘프렌치 코미디’, 로커와 블루스 가수, 재즈 뮤지션들의 불꽃 같은 삶과 음악을 만나는 ‘길 위의 노래’,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도시와 자연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모은 ‘이탈리아 여행’ 등 세 가지의 여정은 여권 없이도 떠날 수 있는 특별한 휴가를 선물한다.

	‘길 위의 노래’ 섹션 ‘스위트 앤드 로우다운’

‘프렌치 코미디’에선 무성영화 초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코미디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영화사 초기 코미디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준 최초의 희극왕 막스 랭데의 ‘7년간의 불운’(1921), ‘비 마이 와이프’(1921), ‘삼총사’(1922)가 상영된다.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연기 그리고 연미복 차림의 멋쟁이 신사 스타일은 독자적인 캐릭터가 되었으며, 향후 찰리 채플린의 작품에서도 그의 영향이 드러난다.

이밖에 연극적 코미디의 천재 샤샤 기트리의 최고작 ‘포이즌’(1951), 프랑스에서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둔 대니 분 감독의 ‘알로 슈티’(2008) 등 8편이 선별됐다.

기라성 같은 대중음악가의 삶을 그린 ‘길 위의 노래’에서는 그들의 음악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

레게의 신이자 위대한 저항시인 밥 말리와 레게의 탄생을 담은 ‘말리’(2012), 재즈 음악에 대한 우디 앨런의 무한한 사랑이 담긴 ‘스위트 앤드 로우다운’(1999), 제임스 스튜어트가 비운의 트롬본 연주자 글렌 밀러로 완벽하게 분한 안소니 만의 ‘글렌 밀러 스토리’(1954),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린 ‘레이’(2004) 등 8편이 상영된다.

	‘이탈리아 여행’ 섹션 ‘안녕 여름빛’

‘이탈리아 여행’ 섹션에서는 어제와 오늘의 이탈리아를 주 무대로 전개되는 거장들의 명작이 소개된다. 일상 탈출을 위해 베네치아를 찾은 여인의 낭만적이고 가슴 아픈 로맨스가 담긴 데이비드 린의 ‘여정’(1955), 일본 누벨바그의 맹장 요시다 요시시게가 우연히 만난 두 일본 남녀의 사랑을 유럽 곳곳을 배회하는 여정과 함께 보여 주는 희귀한 영화 ‘안녕 여름빛’(1968), 이탈리아 최고의 여성 감독 리나 베르트뮬러의 대표작 ‘사랑과 무정부’(1973), 두 형제의 삶을 통해 격동의 이탈리아 현대사를 보여주는 6시간 길이의 대하드라마 ‘베스트 오브 유스’(2003) 등 9편의 명작을 볼 수 있다.

박인호 영화평론가의 시네도슨트도 마련된다. 일정과 상영작 정보는 홈페이지(www.dureraum.org)나 전화(051-780-6080)로 문의하면 된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