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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랑’ 연출 김지운 감독 “일본애니 한국적 실사화…세트설계 공들였죠”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  |  입력 : 2018-07-25 19:22:2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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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 속 국가 권력기관 암투
- 남북통일 이슈 대입해 재해석

- 애니메이션을 영화화 했을 때
- 강동원은 이질감이 없는 배우

- 제작비 100억만 더 있었어도
- 전혀 미련 남지않고 완벽하게
- 미래세계 영화 속에 담았을 것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밀정’ 등 다양한 장르 영화를 연출하며 한국영화 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김지운 감독이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등 막강 비주얼 배우들과 함께 ‘인랑’(개봉 25일)으로 여름 관객을 맞는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동명원작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인랑’은 남북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의 세력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특기대 소속으로 늑대라고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인랑’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액션과 멜로, 그리고 정치 드라마가 복합된 영화로, 완벽주의자인 김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충무로 최고의 스태프들, 그리고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최민호 등의 밀도 있는 연기가 어우러지면서 한국적 SF 영화의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다. 개봉을 앞두고 긴장된 마음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는 김 감독을 만나 그가 새롭게 해석한 ‘인랑’의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인랑’을 실사 영화화한 김지운 감독. 김 감독은 ‘인랑’을 원작보다 더욱 긴장감 넘치고 감정적으로 풍부한 영화로 연출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23일 ‘인랑’의 원작자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영화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

▶대중들 반응 다음으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반응이 궁금했다. 제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주었는데, “기대했던 것의 최대치가 나온 것 같다”고 하더라. 또 “에너지가 넘치고 배우들이 좋다”며 “일본에서는 절대 이렇게 못 만든다. 한국이니까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작과 크게 다른 지점은 시대적 배경과 엔딩이다. 특히 시대적 배경을 2029년 근 미래로 설정한 이유가 있는가?

▶애니메이션 ‘인랑’을 실사화하면서 원작에 대한 오마주와 저의 해석을 넣으려고 했다. 그래서 오마주 측면에서 구성이나 상징성 같은 것들을 그대로 가져왔다. 대신 실사화 했을 때 현실감 있는 한국적 소재가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디스토피아적인 상황을 만들려면 어떤 이슈가 필요할까를 생각하다가 경제가 악화되는 상황과 통일 이슈를 가져오면 원작에서 그려지는 국가 권력기관의 암투를 대입시키기에 적합할 것 같았다.

-그런데 현실에서 남북 관계, 북미 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다.

▶최근 정세 변화를 보면서 아이러니를 느꼈다. 박근혜 정부 때 이 영화를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썼다. 그때만 해도 통일이 SF였는데, 현실은 너무도 빨리 변하더라. 편집을 하고 있을 때 남북 정상이 도보다리를 산책하고,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나더라. 그래서 상상은 현실을 못 따라가고, 픽션보다 현실의 절박함이 더 치열하다는 것을 느꼈다.

-영화 초반 원작에 없는 장면으로 특기대 부대원이 작전 수행 중 여고생을 오인 사격하는 장면이 나온다. 의도한 바가 크게 느껴졌다.

▶우리 세대는 사회적 격동기를 거쳐 왔다. 저는 5·18 광주민주화운동부터 영향을 받았는데, 고도의 훈련을 받은 공수부대원들이 민간인을 학살할 때 제정신이었을까, 집단 세뇌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야만의 시대에 사랑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려고 했는데, 작업 과정에서 집단화된 군인은 명령을 부당하게 생각했을까, 아니면 정당하게 생각했을까로 질문이 바뀌었다. 집단의 생각에서 개인의 생각으로 변화되는 행로를 보여주려고 했다.
-강동원과는 ‘더 엑스’에 이어 두 번째 작업이었다. 그의 어떤 모습을 보고 ‘인랑’의 중심인물인 임중경 역으로 캐스팅했는가?

   
▶강동원과 ‘인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은 오래 전부터다.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겼을 때 이질감이 덜 드는 배우가 강동원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인랑’의 대표 이미지라 할 수 있는 만월을 배경으로 강화복을 입고 중기관총을 들고 서 있는 실루엣은 강동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다.

-임중경을 변화시키는 인물로, 다양한 내면 연기를 보여줘야 했던 이윤희 역에 한효주를 캐스팅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연기여서 좋았다.

▶한효주의 얼굴에는 엘레강스하면서도 씩씩한 느낌이 있다. 연기 자체도 안정감이 있고 디테일하다. 멜로나 정통 드라마에서 안정감 있게 연기하는 배우를 장르 영화로 데려와서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연기를 잘 하는 것과 재미있게 하는 것은 다른 것 같다. 송강호, 이병헌, 하정우 씨는 연기를 잘 하면서도 재미있게 한다.

-영화 속에 다양한 공간이 등장하지만 역시 지하수로 장면이 가장 임팩트가 있었다. 원작보다 훨씬 더 멋진 장면이 연출됐는데, 콘티를 짜는 것이 쉽지 않았겠다.

▶그래서 콘티 짜는 것을 포기하고, 세트 설계부터 먼저 했다. 그래서 평면도를 놓고, 동선을 짰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직선과 커브길을 만들고, 같은 길을 반복해서 세로와 가로 길을 섞어 미로처럼 만들었다. 그리고 10여 분간 액션을 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지루할 수 있어서 넓은 공간과 벽돌과 시멘트로 만든 공간 등을 만들어 변화를 주었다. ‘인랑’을 실사화하려고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지하수로 액션을 원했기 때문이다.

-강화복을 입은 인랑이 펼치는 액션은 긴장감 넘쳤다.

▶인랑이 등장할 때도 어떻게 해야 강렬하게 보일 수 있는지, 빛과 어둠을 어떻게 이용하고, 어떻게 앵글을 잡고 마스크를 언제 벗을까 등을 치열하게 고민했다.

-제작비에 대한 아쉬움은 항상 있는 것 같다. 만일 제작비가 풍족했다면 그리고 싶은 미래가 있는가?

▶SF를 하고자 하는 감독에게 항상 로망이 되는 레퍼런스는 ‘블레이드 러너’가 아닐까 싶다. ‘인랑’은 100억 원만 더 있었어도 미련 없는 미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 같다. 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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