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회화 등 작가 33명 작품
- 갤러리 을숙도 22일까지 전시

을숙도문화회관 미술 전시실이 경남도립미술관에 소장된 기라성 같은 추상 작품을 선보인다. 을숙도문화회관은 작지만 알찬 미술전시를 꾸준히 열어 서부산권 주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넓히고 있다.

	이성자 화백의 목판화(1975년 작·왼쪽)와 문신 조각가의 ‘흑단’(1978년 작). 갤러리 을숙도 제공

부산 사하구 을숙도문화회관 내 ‘갤러리 을숙도’는 1·2전시실에서 오는 22일까지 특별기획전 ‘추상으로의 초대’를 연다. 해방 이후 등장한 우리나라 추상미술을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한 작가 33명의 작품 33점을 모았다. 조각 3점, 영상 1점, 서예 1점, 회화 18점, 판화 10점으로 장르가 다양하다.

작품은 모두 경남 창원시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이다. 갤러리 을숙도는 지난해부터 부산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소장품을 빌려 전시를 열고 있다. 바로 옆에 건립된 부산현대미술관 개관 전까지 미술 전시실이 거의 없었던 서부산권에 전시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부산 경남 대표 미술관의 협조를 얻은 것이다.

‘추상으로의 초대’ 전 출품 작가 중 미국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약한 샘 프란시스를 제외하면 32명이 한국 작가다. 문신 박서보 송혜수 이강소 이우환 이성자 이준 전혁림 정상화 하종현 등 기라성 같은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재조명이 활발했던 이성자(1918~2009) 화백의 제목 없는 목판화(1975) 작품을 볼 수 있다. 진주에서 성장한 이 화백은 여성과 대지, 동양과 서양, 지구와 시간, 예술과 우주를 주제로 서정적이며 동양적인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단색화 대표 작가 박서보(87)의 작품으로는 한지의 결을 뭉쳐 선으로 만든 ‘Ecriture No.4’이 출품됐다. 마산 출신 세계적인 추상 조각가 문신(1923~1995)의 ‘흑단’(1978)도 나왔다. 문신은 우주와 생명의 음률을 시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순화 을숙도문화회관 무대예술계장은 “을숙도문화회관 바로 옆에 있는 부산현대미술관의 개관 전시와 함께 관람하면 더욱 좋을 것”이라며 “‘제4회 을숙도 오페라 축제’(7월 5일~21일)와 함께 즐기는 한여름 예술축제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 무료. (051)220-5822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