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바늘이 지나간 자리…평범한 소품에도 감성 피었네

프랑스 자수 배우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실의 색감·원단 어울림 등 고려
- 생활용품 속 자수 즐기기 중점
- 압축솜 덧대 앞뒤 다른 디자인
- 들 때마다 새로운 에코백부터
- 바느질 도구보관함도 직접 제작
- 실패땐 과감히 뜯어야 실력 늘어

바늘과 실로 다양한 무늬, 도안, 모양을 만들어 내는 자수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분야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자수는 몇 년 전부터 주목받기 시작해 지금은 여러 곳에서 접하고 배울 수 있다. 여러 곳을 찾아보다 소소 프랑스 자수의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수의 기법이 독특하다기보다는 실의 색감과 모티프의 조화, 완성된 자수와 원단의 어울림이 아주 좋았다. 자칫 너무 낡아 보이거나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부분을 세련된 감각으로 멋지게 변화시킨 것이 눈에 띄었다.
   
파우치와 핸드백은 앞 뒤로 다른 모티프의 수를 놓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서 열리는 ‘소소 프랑스 자수(http://blog.naver.com/julia18)’ 수업을 찾아갔다. 손영혜 강사는 자신의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자신은 생활용품 속에서 자수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했다. 그중 압축 솜을 덧대 만든 에코백이 눈에 띄었다. 손 강사는 “프랑스 자수의 기법만 고집하지 않고 퀼트 제작 방법에서도 좋은 점을 적용해 보기만 예쁜 것이 아니라 내구성까지 고려해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퀼트를 포함한 바느질 경력이 21년에 프랑스 자수를 한 지 10년이 되므로 서로의 장점을 결합한 작품이 가능한 셈이다.

   
에코백과 핸드백 모두 압축솜을 넣어 가방의 형태를 잘 유지할 수 있게 해 실용성을 살렸다.
아무리 캔버스 천처럼 두께감이 있는 원단이라도 한 겹만 쓰면 가방 모양이 잘 잡히지 않아 보기에 좋지 않다. 여기에 손이 좀 더 가더라도 안감과 겉감 사이에 압축 솜을 넣어 두께를 툭툭하게 만들면 가방이 훨씬 고급스럽고 튼튼해 보인다. 그리고 앞뒤에 다른 디자인의 수를 놓은 파우치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앞판에는 자기 이름 이니셜을 꽃으로 구성해 수를 놓고 뒷면엔 입체감이 잘 살아 있어서 마치 오디나 블루베리처럼 보이는 프렌치 노트를 가득 수놓아 현대적인 느낌을 살렸다. 앞면과 뒷면 디자인을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구성해 바꿔가며 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핸드백도 마찬가지였다. 손 강사는 이렇게 만들면 사용하는 사람이 그날의 기분이나 의상에 따라 분위기를 맞춰갈 수 있어 실용적이라고 설명했다.
가방과 파우치뿐 아니라 바느질 소품을 보관하는 용품도 아주 예뻤다. 바늘꽂이와 자수 가위를 넣는 가위집, 바늘집 하나도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 손 강사는 “맨 처음 만드는 것이 바느질과 관련된 소품이다. 작은 것부터 완성하면 자신감이 붙고 자신의 바느질 도구에 대한 애착도 더해져 바느질의 재미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손 강사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가족의 배려로 더욱 수업에 열중할 수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수강생들에게 당부할 것이 있다고 했다. “바느질을 하다 보면 당연히 잘못되거나 모양이 예쁘지 않게 되는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과감히 뜯고 다시 해야 한다. 그 과정이 작품 완성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수강생들을 독려했다.

   
초보자는 바늘집, 핀꽂이, 자수용 가위집 등 자수에 쓰이는 물품부터 만든다.
배연경(47·부산 동래구 온천동) 씨는 지난해 친정엄마가 치매 판정을 받고 큰아이가 대학을 가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이런저런 일을 막상 맞닥뜨리니 이겨내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마음이 허하던 차에 수업을 알게 돼 시작했다고 했다. 배 씨는 “마음의 평안을 위해 바느질을 시작했는데 노안이 와서 힘들다”며 갑자기 다큐에서 코믹으로 장르를 변환했다. 옆에서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들이 배를 잡고 웃었다. 배 씨는 한술 더 떠 “바느질 수업하러 오는 게 아니라 여기 강사님과 친구들하고 점심 먹으러 온다”며 눙쳤다. 손 강사는 자기 강의도 저렇게 시작됐다며 배 씨를 지원사격했다. 손 강사는 “바느질을 집에서 혼자서만 하다 보면 내가 잘하는 건지, 내 방향이 맞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같이 수업을 한번 해보고 싶었고, 과연 사람들이 신청할까 하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강좌를 열었다”고 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몇몇 사람이 연락하고 그렇게 바느질 수업이 시작돼 여기까지 왔다며 웃었다.

   
흰색 롱 셔츠원피스의 소매 끝과 목 뒤에 포인트가 되게 자수를 놓았다.
이날 수강생 중 가장 초보인 김봄이(34·부산 금정구 부곡동) 씨는 “강사님의 작품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많은 프랑스 자수 강좌 중에서 이곳을 선택한 것은 강사님 작품의 색 배합이나 원단과의 조화가 세련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 강사 작품의 특징은 단지 수를 놓기 위한 작품이 아니라 생활에서 두고두고 쓸 수 있는 제품에 적용한다는 데 있다. 손 강사는 “흰색 마 원피스를 사고 보니 너무 심심해서 목 뒤, 소매 끝부분에 포인트가 되도록 수를 놓았다. 이렇게 하면 원래의 깔끔한 디자인은 해치지 않으면서 나만의 원피스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내놓은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패럴림픽
휠체어컬링에는 ‘영미~’ 없다고?
우리은행 광고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