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웨이브 제작 상품인 부산 스카이라인 룰러.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든 자이므로 사용할 수도 있다.

- 부산 명소·명물 품은 수제품점
- ‘스카이라인 룰러’ 공모전 수상 후
- 냉장고 자석·패브릭 엽서부터
- ‘못찾겠다 꾀꼬리’ 조용필 화투
- 트럼프 카드·소주병 병따개까지
- 예쁘고 재밌는 상품 모아 판매

여행지를 추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가 관광기념품을 사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가면 가장 흔하게 사는 기념품이 냉장고 자석(마그넷)인 것을 생각하면 된다. 여행지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라면 뭐든 훌륭한 기념품이 될 수 있다. 부산은 국내 여행을 원하는 이들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 중 하나다. 부산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하도록 도와줄 여행 기념품을 파는 곳을 소개한다.

	몽쁘띠헤브의 패브릭 드로잉 인쇄 엽서. 부산의 명소를 천에 수놓은 뒤 사진으로 찍어 엽서로 만들었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원더웨이브(www.wonderwave.co.kr)’는 부산 관광기념품과 함께 다양한 디자인 상품을 다룬다. 부산 기념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산 스카이라인 룰러다.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어진 자(룰러)인데 몸통 부분에 부산의 스카이라인을 형상화했다. 안지현 대표는 “이전에 글로벌 화장품 회사들에서 오랫동안 마케팅 일을 했다. 그때 제품 패키지 디자인이나 판촉물을 만들면서 얻은 감각으로 아예 직접 디자인을 시작했다”며 원더웨이브의 시작을 설명했다.

그는 “2013년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왔을 때 부산이 너무 많이 바뀌어 놀라우면서도 좋았다. 이런 멋진 모습을 담은 엽서를 외국의 친구들에게 보내고 싶었지만 적당한 상품이 없어 아주 아쉬웠다”고 했다. 마침 2016년 부산 관광 기념품 공모전이 열려 응모했고 부산 스카이라인 룰러로 입선했다. 그때를 계기로 디자인 상품 제작에 뛰어들었다. 룰러는 부산을 상징하는 광안대교, 남포동, 영화의전당, 감천문화마을 4가지가 출시돼 있다. 각 장소의 스카이라인으로 디자인돼 이 룰러를 들고 그 장소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고. 이 작품을 계기로 부산 기념품과 디자인 상품을 파는 원더웨이브를 지난해 7월 열게 됐다.

	핸드메이드 썸의 자석 오프너와 넓은뿌리공작소의 책갈피.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엽서로 초량 이바구길, 영도 흰여울길, 보수동 책방골목, 해운대를 그린 것도 있었다. 이와 함께 부산의 명소를 천에 바느질로 표현한 뒤 다시 사진으로 찍은 엽서도 이색적이다. 이 엽서는 몽쁘띠헤브의 패브릭 드로잉 인쇄 엽서들로 종이 엽서지만 올록볼록한 질감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독특하다. 5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크게 만든 패브릭 마그넷도 인상적이다.

	에코에코협동조합의 조용필 화투. 화투 패 안에 부산의 감성, 사투리, 먹을거리 등을 다 담았다.

예쁜 기념품과 더불어 발랄한 아이디어의 기념품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면서 ‘푹’ 하고 웃음이 터질 만한 이야기와 그림을 화투 속에 넣은 에코에코협동조합의 조용필 화투와 아이큐브(IQV)의 부산 트럼프 카드가 특히 재미있다. 조용필 화투패 속엔 ‘못 찾겠다 꾀꼬리’를 부른 조용필 씨를 그려넣은 뒤 “그만 차자라”라고 써 놓고 4월 흑싸리의 새 대신 새우깡을 문 갈매기를 그려 넣는 등 유쾌한 삽화로 가득하다. 부산 트럼프 카드의 그림도 부산과 관련 있는 이미지로 채워지는데 킹과 퀸 카드를 보면 부산의 명물인 어묵을 손에 들고 있다. 안 대표는 “여성들은 엽서나 마그넷, 룰러 같은 예쁘고 아기자기한 제품을 선호하고 남성에게 제일 인기 있는 것은 미니 소주병을 모티브로 한 병따개와 조용필 화투”라며 재미있어했다.

	넓은뿌리공작소의 감천문화마을 팝업카드.

안 대표는 “원더웨이브가 더 많은 작가의 플랫폼이 되고 싶다. 저희는 부산을 알리는 좋은 작품을 팔 수 있으니 좋고, 작가들은 그 덕에 작가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며 더 많은 작가의 작품을 기다렸다. 기자가 처음 가게에 방문해 이것저것 물어보자 반색하면서 “혹시 작가님이세요? 저희는 항상 작가님들 작품을 기다립니다”라며 반가워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안 대표는 “지금은 부산 관광상품으로만 이곳을 채우지 못하고 있지만 여러 작가의 참여가 늘면 그렇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부산 관광기념품이 활성화를 기대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