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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인 헤아리지 못했다…달라진 BIFF 입증 자신”

전양준 BIFF 집행위원장

  • 국제신문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8-04-11 18:54:16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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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창립 주도한 원년 멤버
-‘과거 인물 복귀’ 반응에 반성
- 사흘 부산, 이틀 서울 머물며
- 영화인 직접 챙기는 행보 보여

- 영화계 보이콧 철회 요청 예정
- 부산시와의 관계 회복 강조해
- “영화제 회계·재정 미흡 사실
- 사무처장 신설 등 예방 논의 중”

새로운 지도부가 취임해 새롭게 이끄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달라질까. 지난 2월 이용관 이사장과 함께 전격 복귀한 전양준 신임 BIFF 집행위원장은 우선 부산시와 관계를 회복하고, 소외됐던 부산지역 영화인과 학계를 하나하나 직접 챙길 것이라고 강조해 앞으로 역할이 기대된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BIFF 운영 계획과 변화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kwakjh@kookje.co.kr
집행위원장에 선임된 지 이제 두 달 남짓. 월~금요일 주 5일 가운데 사흘은 부산, 이틀은 서울에 머물면서 영화인들을 두루 만났다는 그에게선 집행위원장으로서 자신이 가진 힘을 다 쏟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 사무국에서 전 집행위원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영화제에 복귀한 뒤 서울과 부산의 영화인들을 만났는데 부산 영화인들의 반응이 차갑다고 느꼈다. ‘과거의 인물들이 돌아온다고 해서 달라질 게 있겠느냐’는 냉소적인 반응이 주였다. 달라질 것이 있고 실제로 달라지리라는 것을 직접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전 집행위원장은 이 이사장과 함께 BIFF 창립을 주도한 원년 멤버다. 프로그래머를 거쳐 아시아필름마켓 운영위원장과 BIFF 부집행위원장을 역임했다. 영화 ‘다이빙벨’ 상영 문제로 촉발된 BIFF 사태 이후 이 이사장과 함께 2016년 직위해제된 바 있다.

집행위원장은 영화제의 프로그래밍부터 영화제 운영까지 전반을 실무적·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영화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신임 집행위원장은 BIFF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조직을 크게 정비하고 강화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는 우선 지역 인재를 발탁하고 양성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했다. 사무국뿐 아니라 영화제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운영위원, 전문위원, 심사위원단을 지역 전문가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미주와 유럽지역 프로그래머와 아시아 필름마켓 업무를 맡아 주로 해외를 다녔기 때문에 부산엔 인맥도 별로 없고 저를 낯설어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동안 부산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할 것입니다.”

올해 BIFF는 해외에서 오는 영화인을 최다로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또한, 아직 ‘다이빙벨’ 사태와 관련해 항의 차원의 보이콧을 여전히 풀지 않고 있는 국내 영화계에도 적절한 시기에 공식적인 보이콧 철회를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 2월 베를린영화제 때 만난 해외 영화계 인사들에게 BIFF가 다시 메이저 영화제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그들 역시 BIFF의 달라진 분위기를 느끼고 환영하는 반응이었다. 국내외적으로 분위기가 바뀐 만큼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해외 영화인이 찾는 영화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었다. 전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사태 때 감사를 통해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중개수수료를 빼돌린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회계 부정에 휘말렸던 사람이 영화제 수장으로 복귀하는 데 대한 부정적 여론도 있었다. 그에게 직접 해명을 요청했다. “영화제라는 특수성 때문에 조직 내 회계팀이 제대로 구성이 안 돼 있었고 회계 부문이 미흡했던 건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과거에도 BIFF에서 회계 문제가 종종 있었고 그때마다 부산시의 회계 지도를 통해 잘못된 부분은 반납하고 바로 잡은 경우도 있었다. 부산시와 정치적 갈등을 빚으면서 그간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인데, 이제는 예방 체계를 만들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항간에 떠도는 이 이사장과의 불화설에 대해선 “과장된 측면이 있다. 영화제를 떠난 뒤 3년 동안 제가 야인 생활을 하면서 이 이사장과 제대로 만난 적이 없고, 그 과정에서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제 운영을 맡은 만큼 서로의 생각을 조율해 잘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제 회계 및 재정, 인사 등을 아우르는 사무처장 또는 운영위원장직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제 최고 집행부에 부산 출신 전문가가 없고, 집행위원장에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다. 프로그래밍 부문과 경영 부문을 이분화해 지역 출신 회계 전문가가 경영을 맡도록 할 계획이다. 정관 개정이 우선돼야 하겠지만, 내부적으로 역할과 절차에 대해 논의 중이다.”

3년 임기의 포부를 묻자 그는 “BIFF를 최전성기 시절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영화제의 ‘국제화’가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인적 자원과 시스템의 국제화가 필요하다. 부산 인재의 발탁과 함께 프로그래머와 어드바이저는 해외 인재까지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일단 올해 영화제를 잘 치른 뒤 조직 개편은 이사장과 의논해 차근차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집행위원회 중심으로 현행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서울의 쟁쟁한 영화인들도 집행위원으로 위촉해 실무 중심 운영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부산시와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BIFF가 짧은 기간에 세계적 영화제로 도약한 비결 중 하나가 부산시의 전격적인 지원이었고, 시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영화제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영화제 ‘정상화’를 위해선 시와 관계 회복이 꼭 필요하다. 집행위원장에 선임된 후 지금까지 시 관계자와 두 번 만났고, 앞으로 영화제 관련 업무는 긴밀히 상의하고 교류하기로 했다. 서병수 시장과 만나는 문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서로 조심스럽지만, 가능하다면 만날 계획이다.”

그는 부산 시민을 향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영화제가 파행을 겪으면서도 한 번도 영화제 자체의 수준이 변한 적은 없습니다. 영화제에 거듭 애정을 보여주세요. 시민들께서 자랑스러워할 영화제를 되찾기 위해 부산 시민 여러분의 지지가 꼭 필요합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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