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밥 카레 등 제목이 음식인 곡
- 클래식 합창곡 대중가요까지
- 맛깔나게 들려주는 이색 무대

보고 나면 배가 고플 것 같은 음악회다. 귀로 듣고, 맛으로 즐기는 색다른 공연이 합창 무대로 펼쳐진다. 관객을 위한 합창 레시피 ‘#맛스타그램’이다.

	부산시립합창단은 다음 달 5일 음식을 주제로 한 친근한 노래를 모아 부르는 ‘#맛스타그램’ 공연을 한다. 부산시립합창단 제공

부산시립합창단은 다음 달 5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남구 대연동)에서 ‘부산시립합창단의 #맛스타그램’이라는 제목으로 특별연주회를 개최한다. ‘맛스타그램’은 소셜 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하는 ‘해시태그(단어 앞에 #을 붙여 게시물 주제별 설명과 분류를 돕는 꼬리표)’에서 따온 이름으로, 음식을 주제로 한 공연임을 강조했다.

곡목은 여느 음악회와 다르고 독특하고 흥미롭다. 김밥, 카레, 꽃게, 팥빙수와 같은 다채로운 음식 이름이 잇따라 등장한다. 눈길 끄는 작품은 1부에서 연주될 바흐의 ‘커피칸타타(BWV 211)’. 바흐의 세속 칸타타(교회 칸타타와 구분된다) 가운데 널리 알려진 곡으로, 커피에 빠진 딸과 그것을 못마땅해하는 아버지의 에피소드를 다뤘다. 커피를 끊지 않으면 결혼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아버지와 남편에게 커피 마실 권리를 요구할 계획을 세우는 딸의 대립이 경쾌하게 그려지며 현대인과도 공감대를 만든다.

‘커피는 어쩌면 이렇게 맛있을까’라고 노래하는 리스헨의 아리아가 이 작품의 가장 유명한 곡이기도 하다. 부산시립합창단은 커피 광고를 찍는 듯한 연출을 더해 친근한 무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2부는 합창, 여성중창, 남성중창으로 식탁을 그대로 옮긴 무대를 꾸민다.

‘국수나 한 그릇 하러 가세’(김순진 작시, 함성훈 작곡)‘중화반점’(이영훈 작곡)‘어머니와 고등어’(김창완 작사·작사)‘와인과 매너(탁계석 작시, 정덕기 작곡)’ ‘벚꽃 팝콘’(김기연 작사, 정보형 작곡)을 비롯해 가수 윤종신이 부른 ‘팥빙수’, 노라조의 ‘카레’, 자두가 불렀던 ‘김밥’ 등이 연주된다. 대부분 음식과 관련한 가요로 익숙한 선율이 흥겨운 무대를 꾸린다. 부산시립합창단 전진 부지휘자가 지휘를 맡고, 부산시립교향악단이 함께 연주한다. 공연이 끝나면 커피 증정 행사도 진행된다.

부산시립합창단 측은 “익숙한 가요가 합창으로 재탄생해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시도와 변신으로 시민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오는 5월 JTBC ‘팬텀싱어’ 속 노래로 구성한 연주회를 마련하고 7월 ‘가요 합창 콘서트’, 11월 뮤지컬 ‘레 미제라블 갈라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공연 전석 1만 원. (051)607-3116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