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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를 찾아서] 공정무역의 시작은 정당한 거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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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3-14 18:58:5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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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네에 작은 자동차 정비소 하나가 새로 문을 열었다. 인근에 사는 한 손님이 차량을 고치러 방문하여 수리를 의뢰하였다. 정비가 끝나 수리비가 청구되었는데, 이웃인 그 손님은 마침 현금이 부족했다. 손님이 인근에 거주하는 것을 안 정비소 사장은 “이웃이니, 다음 번 지나는 길에 주시면 되죠. 고맙습니다”라며 외상을 주었다.

이웃은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잠시 차를 내려 수리비를 냈을까? 실화인 이 이야기의 결론은 그렇지 않았다. 손님은 출퇴근길에 자동차 정비소를 피해 더 멀리 돌아서 다녔고, 그런 행동은 1년 뒤 정비소가 문을 닫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선의의 외상값을 빨리 지급하고, 차라리 좋은 이웃 한 사람을 사귀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였을 때 더 당당해지는 경험을 얘기하고자 한다. 그것은 에누리도 아니고, 1+1행사도 아니며, 공짜 쿠폰이나 추가 포인트 행사도 아니다.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다양한 마케팅 행사보다 더 기본이 될지도 모를 상식적인 이야기를 위해 두 가지 질문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자.

질문 1.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와 즐거운 담소를 나눈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가방으로 유리잔을 건드렸다. 그 유리잔은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기물이 파손되어 카페 주인은 손해를 보게 될 상황이다. 그러나 주인은 당황한 당신의 기분을 고려했고, 괜찮다면서 웃으며 커피값만 받았다. 손해를 끼친 미안한 마음으로 카페를 나서는 당신은 “또 오세요!”라는 선의의 인사를 받았다. 당신은 그 카페를 다시 방문하는가?
질문 2. 도심을 걷다가 화장실이 급해서 가까운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저, 화장실 한 번 쓸 수 있을까요?” 주인의 허락을 구하고 황급히 화장실로 들어가 용무를 마치고 나왔다. 당신은 주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나오는가? 만일 인사 없이 황급히 카페를 빠져나왔다면, 그 카페를 다시 찾아가 음료를 소비할 용의가 있는가?

두 사례에 대해 설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내가 유리잔을 깨뜨린 카페는 될 수 있으면 출입을 끊었고, 화장실 사용에 대한 인사 여부와는 상관없이, 화장실만 사용하고 바로 나왔던 카페 역시 재방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깨진 기물의 손해를 서로 이해하고 변상을 한 경우 재방문의 부담이 오히려 적거나 심지어 단골이 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화장실 이용 후 음료를 함께 구매했던 경험을 하면 그 카페를 다시 찾는 것을 어색하지 않게 생각했다. 즉, 상대방에 대해 당당할 때 관계 역시 지속 가능하게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공정무역의 기본 철학은 정당한 거래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사례들은 서로의 거래에 있어 왜 공정할 필요가 있으며, 공정하였을 때 서로에게 더 마음 편한 세상, 당당하고 투명한 일상이 전개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박재범 부산공정무역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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