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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를 찾아서] 정당한 대가가 가진 힘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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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2-28 18: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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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원동나들목을 거쳐 부산항 방향의 번영로를 이용하려면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꼬리를 문 차량의 행진 때문이다. 서부산 방향의 동서고가로를 이용하기 위해 진양램프에 진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쯤 되면, 만덕대로도 생각나고 황령터널과 백양대로가 빠지면 섭섭해진다. 이 구간에 들어섰다면 빨리 가거나 천천히 가는 문제를 잠시 내려놓기. 그것이 현명한 선택이 된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해가며 차례차례 끼어드는 장면만이 연출된다면, 오늘 아침도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엇! 저 차가!” 하는 순간 순식간에 밀고 들어오는 차로 인해 급정거하였다면, 이 위치까지 배려하고 양보해온 내 마음속에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자, 이 장면에서 시간의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고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자. 순간적으로 솟구친 화는 내 머리 꼭대기의 뚜껑을 열기 위해 광속으로 내달리고 있다. 일시 정지 버튼만 풀면 출근길 평온했던 차 안 분위기는 여지없이 깨질 기세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위험한 끼어들기의 그 운전자가 비상등을 점멸하며 오른손을 들어 사과와 감사의 뜻을 표해온 것이다. ‘쳇! 급한 일이 있었나 보군’. 바로 그다음 순간, 치밀었던 화가 스르르 소멸하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즉, 손을 들어 표현했던 감사의 인사는 내가 깜짝 놀란 불쾌함의 대가로 작용하여 화가 진정된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정당한 대가의 힘을 착안할 수 있다. 그 정도면 공정한 일종의 거래가 서로 성립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불되어야 할 정확한 대상에 정당한 대가가 주어진 덕택으로 출근길 평온한 분위기는 위기를 넘긴다.
정당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안다. 죄를 지으면 정당한 죗값을 받는다. 만일, 처벌의 대가가 정당하지 못하다고 다수가 인정하면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의문은 풀릴 때까지 논의된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역사가 심판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의 DNA는 공정하고 정당한 일상에 더욱 익숙하고 그렇지 못한 일에 분개하고 분노한다. 잘못되었는가? 아니다. 그것이 정의로운 것이다.

소비에서도 공정함과 정당함이 존재한다. 그런데, 현대사회의 힘이 세질수록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익숙하게 되었고, 공존의 가치보다 경쟁적 효용을 선택해왔다. 즉, “이것이 당신에겐 금전적으로 더 이익이야! 합법적이므로 이기적이지 않아!”라는 속삭임이 친숙한 시대다. 공정무역이 시민운동으로 발전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윤리성을 회복하려니 윤리적 소비를 얘기하게 되고, 서로 다르지 않고 동등한 평등의 철학은 공정함과 나아가 인류애 실천으로 이어졌다. 거리에서 공정무역 캠페인을 접할 때 윤리성, 공정함, 인류애를 바탕으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같이 만들자는 외침으로 받아들여 주면 된다.

박재범 부산공정무역연구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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