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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맥주 체온’ 지켜주니 풍미가 확 산다

부산 부전동 맥주전문점 겸 레스토랑 ‘스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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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수제맥주 종류별로 최적 온도 유지해 유럽의 맛 재현
- 하늘 뻥 뚫린 매장… 바비큐·햄버거 등 식사 메뉴도 다양해

맥주는 치킨이나 다른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한 조연이 아니라 어느새 주연으로 자리 잡았다. 맥주 자체가 가지는 향기와 풍미에 집중해 마치 와인이나 커피를 감별하듯 맥주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31종류의 맥주 탭을 갖추고 각 브랜드의 맛을 제대로 구현하려고 애쓰는 맥줏집을 찾았다.

   
맥주와 잘 어울리는 카프레제 샐러드와 식사 메뉴로 즐길 수 있는 수제 햄버거와 바비큐.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스콜(051-715-7115)’은 맥주 전문점인 동시에 식사나 커피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말하자면 스펙트럼이 큰 맥줏집이라 할 수 있다. 음식은 레스토랑 수준이지만 편안하게 다양한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거다. 홍누리 실장은 “기획 단계부터 도심의 쉴 곳, 어반 오아시스(Urban Oasis)를 콘셉트로 잡았다. 서면 도심의 번잡함에서 잠깐이라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런 의지가 보이는 공간이 4층의 글라스 하우스라 불리는 곳으로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다. 밤이면 주변 빌딩의 모습 대신 조명만이 반짝이고 하늘을 바로 볼 수 있는 유리 천장이 시원함을 더해준다. 실내 곳곳을 녹색의 식물로 채운 것도 콘셉트에 잘 어울린다. 3, 4층을 꿰뚫는 중정에는 대형 샹들리에가 자리 잡아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느낌과 높은 층고가 주는 공간감이 매력 있다.
스콜에선 맥주별로 가장 맛있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장고를 4개로 분리했다. 벽에 붙은 맥주 탭 뒤에 맥주별로 냉장고가 다르게 설치돼 있다. 영상 4도 이하, 5~6도, 7~9도, 10~12도의 네 가지로 나뉜다. 스콜에선 라이트, 미디엄, 풀바디라는 용어로 맥주의 맛을 나누고 있다. 용어 그대로 향과 맛의 진함에 따라 나눠 놓았다. 미디엄 이상의 향이 진한 맥주는 너무 차갑게 하면 그 향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흔히 마시는 라거 맥주는 청량함을 즐기는 술이므로 4도 이하로 아주 차갑게 해서 꿀꺽꿀꺽 크게 들이켜는 게 제맛이다. 하지만 섬세하고 풍부한 향을 품은 바이젠이나 IPA(인디언 페일 에일) 등은 한 모금씩 마시면서 다양한 향을 코와 혀로 더듬어 보는 재미가 있으므로 그 향이 제일 잘 살아나는 온도로 보관한다. 스콜의 자체 레시피로 만든 필스너, 바이젠, IPA, 스타우트 4종류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샘플러가 그래서 인기다.

   
‘스콜’의 자체 레시피로 만든 필스너, 바이젠, IPA, 스타우트(왼쪽부터) 맥주 4종 샘플러.
이날 몇 가지 맛본 맥주 중에서 기자의 취향에 제일 맞았던 건 영국 브루독 브루어리의 엘비스 주스였다. 자몽 향 같은 과일 향과 쌉싸래한 홉의 풍미가 살아 있었다. 홍 실장은 “첫맛과 끝맛이 다르게 느껴져서 중층적인 맛을 내는 것이 고급 맥주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벨기에 트라피스트 맥주인 시메이 레드도 내놓는다. 붉은 갈색을 띠는 이 맥주는 뒷맛이 묵직해 와인 같은 느낌을 줬다.

   
‘스콜’은 31종류의 맥주 탭을 갖추고 있다.
스콜에선 이런 맥주와 잘 어울리는 음식을 내놓는 데도 많은 신경을 썼다. 메뉴판의 음식 아래에도 궁합이 가장 잘 맞는 맥주를 추천해 놓아 고객의 선택에 도움을 준다. 홍 실장은 맥주와 음식의 맛의 조화를 맞추느라 많은 공을 들였다며 몇 가지 음식과 그에 어울리는 맥주를 내놓았다. 토마토와 치즈를 함께 내는 카프레제 샐러드부터 평범함을 거부했다. 그냥 토마토를 썰어내는 대신 방울토마토를 데쳐 설탕과 식초에 재워 만든 토마토 콩피와 마스카르포네 치즈를 함께 접시에 올렸다. 껍질을 벗긴 방울토마토는 양념을 빨아들여 더 새콤하고 달콤해져서 고소하고 진한 치즈와 잘 어우러졌다. 여기엔 뒷맛이 강하지 않은 바이젠이 잘 어울린다. 재미있는 건 엘비스 주스와 카프레제 샐러드를 곁들이자 과일이 들어간 샐러드 소스를 먹는 것처럼 완전히 맛이 달라졌다는 거다.

   
‘스콜’의 4층 공간은 천장을 유리로 꾸몄다.
샐러드로 상큼하게 입맛을 돋운 뒤 본격적인 식사에 들어가면 칠리소스를 곁들인 햄버거나 수비드로 조리한 바비큐가 선택을 기다린다. 바비큐는 16시간 저온조리한 뒤 숯불 향을 입혀 아주 부드러우면서 바비큐의 풍미는 간직하고 있다. 알싸한 매운맛은 청양고추를 양념에 넣어 오는 맛이고 시판되는 립처럼 달지 않다. 오히려 약간의 신맛에 매운맛이 더해져 과일이나 꽃향기가 나는 IPA나 고소함과 커피 향이 느껴지는 스타우트 종류가 잘 어울린다. 버거는 매콤한 칠리소스가 가장 큰 매력이다. 콩이 들어간 칠리소스는 첫맛은 그다지 맵지 않다. 하지만 몇 초 있으면 매운맛이 치고 올라온다. 이렇게 뒤에서 매운맛은 케이엔 페퍼를 써서 만들어 낸다. 소스가 매콤하고 고기도 진한 맛이라 오크 향과 고소함, 약간의 단맛이 있는 파운더스 브루잉의 백우드 배스타드와 잘 어울렸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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