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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를 찾아서 <19> 양산 미타암

깎아지른 기암절벽에 ‘둥지’… 동굴 속에 부처님 모셔

  • 국제신문
  • 김성룡 기자
  •  |  입력 : 2018-01-31 18:52:26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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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신라 원효대사가 창건
- 등산객들 필수 코스로도 각광
- 빼어난 풍광에 시야도 탁 트여
- 양산 웅상·울산시가지 한눈에

- 보물로 지정 석아미타불 입상
- 자연이 만들어 낸 석굴에 안치

경남 양산 미타암은 통도사 내원사 등과 함께 전통사찰로 지정된 양산의 대표적 사찰 중 하나다. 보물 998호로 지정된 미타암 석아미타불 입상이 미타암에 있다. 미타암은 양산시 주진로 379-61(소주동)에 위치해 있다.

가는 길은 다소 험난하다. 부산에서 부산~울산 7번 국도를 따라 웅상 쪽으로 가다 보면 덕계동과 소주동 중간지점에 주진마을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포장로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 3.5㎞쯤 올라가면 주차장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산길을 3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길이 비탈지고 험해 초행자나 나이 든 사람에겐 힘겹다.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산세를 구경하며 걷는 것도 좋다. 맑은 공기를 쐬고 새 소리를 들으며 가다 보면 마음도 안정되고 잡념도 사라지는 등 몸과 마음이 모두 상쾌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난해 5월 부처님오신날에 설치한 봉축등이 길 양쪽에 쭉 늘어서 있어 안내판 역할을 한다.
   
보물 998호인 미타암 석아미타불을 모신 불당. 깎아지른 절벽 위에 불당에 세워져 있어 놀랍다.
■아찔한 절경과 명상을 동시에

미타암은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이다. 창건 연대는 미상이나 1200여 년 전 신라 초기 원효대사가 창건했으며 1376년 고려 우왕 2년에 중창했다. 그 뒤 1888년(고종 25년) 정진 스님이 중창했고, 구한말 우리나라의 선사상을 부흥시킨 경허의 제자 혜명 스님이 주석하며 부흥시켰다. 현재 그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법당과 산신각, 요사채 등이 있다.
미타암은 해발 700m 기암절벽 쪽에 세워져 다른 사찰과 대조를 보인다. 주지 명천 스님은 “신라시대에는 운반 도구가 좋지 않아 산에 절을 지을 때는 움막이나 동굴 등 사람이 기거할 만한 공간을 찾아 절터로 이용했다. 미타암도 동굴이 많아 절터로 선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타암은 10여 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건물이 많지 않고 절터도 넓지 않아 가까이에서 절벽이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수차례 불사로 요사채가 여럿 건립되고 터도 넓게 닦아 지금은 잘 정돈돼 있다. 무엇보다 절터가 높은 기암절벽 쪽에 위치해 있어 경관이 빼어나다. 절에서 웅상 쪽으로 바라보면 덕계 서창 등 웅상시가지와 울주군 등 울산시가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깎아지른 기암 절벽의 아찔한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높은 곳에 위치해 왕래가 불편한 점 빼고는 다른 사찰과 비교해 모자라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이곳은 등산객들의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절경인 데다 유서 깊은 사찰 탓에 고민거리 등을 털어버리거나 명상을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찰 측도 명상이나 기도를 하려는 사람을 적극 환영하며 지원하고 있다. 바쁜 일상사로 숙박을 하며 기도나 명상을 하는 사람은 드물고 보통 당일 코스로 절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명천 스님은 “지난해 한 젊은이가 사업 실패로 상심해 절 주변을 서성이는 것을 보고 가족을 생각해 마음을 다잡으라며 두 손을 꼭 잡고 포옹하며 격려했다. 이후 그 사람은 자녀들을 데리고 와 ‘스님 말씀이 큰 힘이 됐다’며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라. 이런 일이 자주 있다. 그럴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타암의 자랑 석아미타불 입상

   
보물로 지정된 미타암 석아미타불 입상. 천연 동굴 안에 불상이 모셔져 있다.
미타암의 자랑거리는 무엇보다 1989년 4월 보물로 지정된 석아미타불 입상이다. 전체 높이 205㎝, 불상 높이 149㎝, 머리 높이 34㎝인 이 불상은 미타암의 천연 석굴 내에 안치돼 있다.

입구에서 9m가량 떨어진 곳에 석단을 마련해 불상을 봉안하고 있다. 불신·광배·대좌가 하나의 화강암으로 이루어졌고 나발(螺髮)의 머리에 육계(肉계)가 큼직하며 두 귀는 어깨 부분까지 길게 늘어져 있다.

얼굴은 둥글고 양감이 있어 자비로운 인상을 준다. 넓은 어깨에 걸친 통견(通肩)의 법의는 전신에 걸쳐 유려한 옷주름을 이룬다. 가슴에는 군의(裙衣)를 묶은 띠 매듭이 있으며 옷주름은 U자형이다. 수인은 설법인(說法印)을 취하고 광배는 주형거신광(舟形擧身光)으로, 안에 2줄의 굵은 선이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나타낸다. 불신·광배·대좌가 동일석으로 된 예로는 감산사 석조아미타불 입상(국보 82호)과 석조미륵보살 입상(국보 81호)이 있다.

주지 명천 스님은 고려시대 가사(승복)를 복원한 복전의란 작품으로 2009년 불교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는 등 전통가사 분야의 대가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미타암에서 스님을 친견하면 가사 등 전통불교 문화에 관해서도 배울 수 있다. 정례 행사가 열리면 많은 신도가 한 곳에 모여 기도를 하며 정진한다. 미타암 내 신도 단체인 미타암 거사림회(회장 김동회)가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점도 미타암의 큰 자랑거리다. 거사림회는 각종 행사 준비는 물론 사찰 시설물 보수, 스님들과 함께 불우이웃 돕기 등 봉사 활동을 도맡아 한다. 거사림회 박현태 총무는 직접 사찰 전경과 신도들의 활동 모습 등을 사진으로 찍어 홍보도 담당해 칭송을 얻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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