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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인형도 나처럼 스타일리시하게…인형 옷 만들기

마네킹 몸매 구체관절인형 등 꼼꼼히 치수 재 맞춤형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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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교한 패턴 따라 디테일 살려

- 전포동 공방 ‘핸디토끼’ 강좌
- 초보라도 한 달이면 완성 가능
- 몰입할 수 있는 하나의 취미로

반려동물은 물론이거니와 인형을 ‘우리 아기’라고 부르는 건 그만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다. 이런 존재이니 옷을 입히고 단장하려는 욕구도 당연히 강하다. 인형 옷은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 손수건이나 자투리 천으로 만들어 본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도 인형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장식하고 싶다면 어릴 때와는 접근법이 좀 달라진다. 관련 강좌를 듣고 직접 만들거나 제작 의뢰를 하는 방식을 택한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인형 옷을 만든다는 공방인 ‘핸디토끼’에서 인형 옷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수강생 작품으로 구체관절인형에 셔츠와 모자를 세트로 입혔다. 핸디토끼 제공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의 핸디토끼는 외관부터 눈에 띈다. 바깥은 모두 핑크인데 안으로 들어서도 곳곳에 핑크색이 존재감을 뽐낸다. 벽시계, 의자, 커튼 등 다양한 핑크색 소품이 인형의 집 같은 느낌을 준다. 박현정 대표는 “수강생이나 고객이 이 공간에 들어오면서부터 일상과는 다른 느낌을 받으며 행복해지기를 원했고 공방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게 꾸미고 싶었다”고 했다.

핸디토끼는 패브릭으로 만들고 싶은 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니 인형 옷도 당연히 포함된다. 박 대표는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좋아 인형 놀이하는 걸 좋아했다. 인형 옷을 만들어 입히기도 했다. 그러다 사람 옷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는 강사로 15년간 활동했다”고 했다. 그러던 중 매일 똑같은 강의를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졌다. 조금 색다른 걸 해보자는 생각에 인형 옷 제작을 시작했다가 지금의 공방을 2012년에 차렸다.

인형 옷 만들기에서 제일 중요한 과정으로 정확한 치수 재기와 가봉을 꼽는다. 치수는 가슴·허리·엉덩이 둘레를 재는데 이때 인형을 반듯하게 눕혀 놓고 줄자를 이용해 잘 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옷이 너무 커지거나 작아져서 입힐 수가 없다. 인형은 워낙 몸이 다양하고 사람의 실제 비율과는 달라서 치수를 더 꼼꼼히 재야 한다. 가봉은 미리 인형 몸에 맞게 옷을 만들어서 수정하는 과정이다. 결국, 옷을 두 번 만드는 셈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몸에 꼭 맞는 맞춤옷이 완성된다. 공방에서는 인기 있는 인형의 의상 패턴을 많이 보유해 제작 기간이 다른 곳보다 빠른 것도 장점이다.

공방에 제작을 맡기는 대신 강좌를 듣고 스스로 옷을 만들 수도 있다. 공방의 수업 시간은 한 가지 강좌씩 일괄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각자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한 공간에서 제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공방에 나와서 원하는 대로 만들고 강사에게 도움을 받는 형식이다. 초보라 할지라도 간단한 스커트 등은 한 달 정도면 배워서 완성할 수 있다.
   
영화 ‘아저씨’의 배우 원빈을 3D로 제작한 인형에 작품 속 의상을 입혔다.
박 대표가 보여준 인형 옷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디테일이었다. 영화 ‘아저씨’의 주인공인 원빈을 본떠 만든 3D 인형이 입는 점퍼였는데 지퍼와 단추, 모자, 패턴이 실제 사람이 입는 옷 못지않게 정교했다. 박 대표는 “의뢰한 고객이 제일 강조했던 건 화면 속 모습과 얼마나 똑같은가 하는 거였다. 그래서 화면을 수십 회 돌려보면서 원빈이 입었던 재킷을 똑같이 만들려고 애썼다”고 했다. 여성 아이돌 그룹의 팬인 한 고객은 그룹 내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멤버가 무대에서 입었던 의상을 그대로 재현해 달라는 의뢰를 했다. 인형을 보내주면 그 몸체에 멤버가 입었던 옷을 만들어 입혀서 돌려보내는 거다. 그 팬은 맞춤 의상을 입은 인형을 멤버에게 선물했다고.

최근에 가장 인기 있는 인형 옷은 구체관절 인형용 의상이다. 구체관절 인형은 말 그대로 관절 부분이 구로 돼 있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마치 요정처럼 작은 얼굴과 뛰어난 신체 비율이 특징이다. 소위 옷발이 아주 좋은 마네킹 같은 몸을 가진 인형이라 정교한 의상을 입히면 더욱 빛을 발한다. 박 대표는 “인형 옷을 정성 들여 만들거나 제작 의뢰하는 분을 보면 대리 만족을 느끼려는 분이 많다. 현실에선 입기 힘든 중세의 드레스나 과감한 디자인의 옷을 인형에게 입히면서 즐거움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핸디토끼 박현정 대표가 베이비돌의 치수를 재고 있다.
귀여운 인형으로는 유아기 아이처럼 머리가 크고 3, 4등신인 디즈니 인형이나 ‘육일돌’이 손꼽힌다. 육일돌은 인간의 키를 180㎝로 가정했을 때 6분의 1로 줄여놓은 비율을 가진 인형(doll)이라는 뜻이다. 육일돌은 8~10등신의 구체관절인형보다는 현실적인 비율을 갖고 있어 귀여운 느낌이다.

박 대표는 전에 인형 옷을 군납한 적이 있다며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줬다. 군대에서 전투상황을 모형으로 구현하는 디오라마를 만드는데 군인 캐릭터가 입을 군복이 필요했다. 요즘의 군복은 디지털 무늬라고 해서 픽셀이 여러 개 뭉친 듯한 모양이다. 문제는 이 천을 그대로 쓰기에는 너무 두껍고 무늬 크기가 커서 인형에게 입힐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디지털 무늬를 인형의 비율에 맞게 축소한 원단을 제작한 뒤 군복을 만들어 납품했다. 박 대표는 “인형 옷을 만든다면 장난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세밀한 표현으로 완성된 인형 옷은 사람 옷 못지않게 정성이 들어간다”며 편견을 거둬주길 부탁했다.

글·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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