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관객들도 사랑하는 명장
- 26일~내달 10일 시네마테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부산 해운대구 우동)는 2018년 첫 행사로 누벨 바그의 거장 감독 에릭 로메르의 대표작을 한꺼번에 만날 기회를 마련했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감독 에릭 로메르. 영화의전당 제공

시네마테크는 26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로메르의 계절과 도덕 이야기’를 열고 그의 대표작 12편을 소개한다.

로메르는 1959년 장편영화 ‘사자자리’로 데뷔한 뒤 유작인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4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1969) 등 ‘도덕 이야기’ 연작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는, 감독인 동시에 프랑스 영화 전문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장을 지낸 저명한 영화평론가였다. 장 뤽 고다르나 프랑수아 트뤼포 같은 다른 누벨바그 감독보다 뒤늦게 알려졌지만, 로메르는 ‘최후의 누벨바그’라고 불리며 2007년까지 신작을 발표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펼쳤다.

‘녹색광선’ 등 일상의 격언을 토대로 삶의 교훈을 전하는 ‘희극과 격언’ 시리즈 5편, ‘계절 이야기’ 4편 등은 그를 거장의 위치로 올려놓았다. 프랑스에서 가장 문학적인 감독으로 평가받는 그는 프랑스의 자연을 배경으로 삶의 숙명과 우연을 섬세한 터치로 표현했다. 또한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과 기품 있는 유머,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따뜻한 시선 등도 로메르의 영화 세계를 특징짓는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로메르의 영화 중 가장 위트 넘치는 코미디 ‘아름다운 결혼’(1982)을 비롯한 ‘희극과 격언’ 시리즈와 ‘계절 이야기’ 시리즈 4편이 소개된다. 1983년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해변의 폴린느’(1983)와 최근작인 ‘삼중 스파이’(2004), ‘로맨스’(2007) 등도 상영한다.

허문영 영화의전당 프로그램 디렉터는 “에릭 로메르는 오즈 야스지로와 함께 한국의 시네마테크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거장에 속한다. 그의 작품들은 위대한 작품의 특징인, 볼 때마다 다른 점들이 드러나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텍스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