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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를 찾아서] 소비자는 1등만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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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1-17 18:56:39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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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이 여행자로 보이는 두 여성과 손짓을 섞어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중 한 여성은 손에 작은 책을 펼쳐 들고 있었는데, 경찰관들은 연신 책 속의 내용과 주변 간판을 살펴보며 두리번거렸다. “제가 뭘 좀 도와드릴까요?” “일본인 여행자인데, 여행책자에 실린 카페의 컵케이크를 드시고 싶은가 봅니다. 지도상 위치는 맞는데 여기 이 매장이 안 보이네요.” 짚어주는 손가락 끝을 따라 책을 들여다보니, 6개월 전 문을 닫은 바로 그 이웃집이었다.

A커피점은 컵케이크를 참 잘 만들었다. 보기도 먹기에도 좋은 골목의 명물이었다. 그런데 맞은편 C커피점으로 커피를 즐기러 오는 손님들 손에 컵케이크가 들려지기 시작했고, 그 수가 점차 늘어났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던 일로 시작되었던 이 ‘소비 패턴’은 입소문이 났고 하루에도 몇 개의 테이블에 맞은편 집 컵케이크가 올라갔다. 그러던 어느 날, C커피점 스태프의 한마디에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A커피점 사장님, 마음이 참 안 좋으시겠어요.”

그렇다. 원가 부담을 생각하면, 컵케이크와 더불어 커피나 음료가 함께 소비되어야 했던 것이다. 가장 알맹이에 속하는 컵케이크만 사서 나와서 정작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곳은 맞은편 C커피점이었던 것이다. 결국, 단골이 떨어져 나갈 상황을 각오하고 C커피점이 나섰다. “저 혹시, 건너편 A커피집에서 사 오신 것인가요?” “네.” “거기서도 커피를 드실 수 있을 텐데요?” 어색할 필요도 없이 반응이 바로 나왔다. “여기 커피가 더 맛있어요.”

고객은 틀림없이 맛있는 커피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죄송한 말씀이지만, 골목을 사이에 두고 이웃 사장님에게 좀 죄송한 부분이 있습니다. 컵케이크 만들기 어려운데, 커피도 함께 주문해서 드시며 그쪽에서 말씀들을 나누어보면, 서로가 다 좋지 않을까요? 또, 저희 집에 오시면, 저희가 준비한 먹거리 맛도 보시고요. 이런 안내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안내받은 손님이 다음 번에는 A커피점에서 커피도 함께 마셨을까? 그러하였다면, 그 사장님은 틀림없이 커피 맛을 더 향상시키려는 의지를 불태웠으리라. 그 일이 있고 나서 다른 매장의 사례를 확인했고, 다음 안내문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외부 음식물 반입 금지’. 이토록 배타적인 정서를 우리 스스로가 만들고 있었단 말인가?

안타깝게도 A커피점은 더 버텨내지 못하고 6개월 뒤 문을 닫았고, 컵케이크의 맛을 다시 즐길 기회는 영영 사라졌다. 누군가의 찬사 속에 일본어 여행지에 실렸던 맛을 찾아 나섰던 시도는 무위로 끝났고, 자초지종을 설명하여야 하는 심정도 참 복잡해졌다.
오직 1등만 선택받는 일. 그것이 어색하지 않은 세상에서 1등이 계속 존속하게 하는 것 역시 소비자의 몫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제1 바이올린 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듯, 다양한 세상을 받아들이고 내 욕심을 조금 줄여보면 어떨까? 윤리적 소비를 말할 때, 어느 쪽이 좀 더 윤리적인지에 대한 작은 지침이 되었고, 윤리적 소비란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는 일임을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박재범 부산공정무역연구회 고문·대동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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